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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킨들파이어HD, 국내선 '팥소 없는 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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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돌비 디지털 플러스 음질…'귀 트인 느낌'

[박웅서기자] 아마존 킨들파이어는 국내를 겨냥하고 출시된 제품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아이패드를 위협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자 국내 소비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지난 9월 새로운 태블릿PC '킨들파이어HD'를 공개했다. 화질이 HD급으로 좋아진 것은 물론 화면 크기도 7인치와 8.9인치로 다양화했다. 7인치 모델 기준 199달러의 저렴한 가격은 킨들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국내 사용자의 입장으로 킨들파이어HD를 7인치 사용해 봤다.

◆견고한 외관에 스테레오 스피커 장착

만듦새는 훌륭하다. 200달러가 채 안 되는 저가 태블릿PC지만 틈 없는 단단한 외관을 지녔다. HD급으로 업그레이드 된 화질도 뛰어나다.

킨들파이어는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같은 가로 배치가 기본 형태다. 'e북' 킨들에서 '태블릿PC' 킨들로 넘어오면서 바뀐 변화다. 중심이 되는 컨텐츠가 전자책에서 동영상으로 바뀐 까닭이다.

카메라는 전면에 하나뿐이며 기본 촬영용이 아니라 스카이프 등 앱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뒷면은 미끄럼을 방지하는 고무 재질과 더불어 양쪽으로 스테레오 스피커가 장착돼 있다.

제품 아래쪽에는 마이크로 HDMI 아웃 포트와 마이크로-B USB 포트가 직렬로 배치됐다. 외부 물리버튼은 오른쪽 이어폰 단자 아래에 볼륨 버튼과 파워 버튼이 있다.

◆태블릿PC에서 돌비 서라운드 음질 '빵빵'

이 제품은 특징 중 하나는 음질이다. 특히 스테레오 스피커에 돌비의 새로운 사운드 솔루션 '차세대 돌비 디지털 플러스'를 적용해 그 성능을 극대화했다. 돌비의 데모 애플리케이션 'DS1.0'을 이용하거나 제품 세팅에서 돌비 솔루션을 끄고 켜는 방법으로도 소리를 청음할 수 있다.

킨들파이어는 제품에 탑재된 작은 스테레오 스피커만으로도 빵빵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한다. 특히 평소엔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미세한 소리까지 들려주는 것이 놀라웠다.

로마 시대 군중들이 밀집한 장면에서는 발표자의 외침은 물론 군중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발바닥으로 땅을 구르는 소리들이 모두 어우러진다. 마치 실제로 그 장소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다.

숲속에서 말을 탄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숲속의 새소리와 말발굽소리, 바람에 나뭇잎에 흔들리는 소리까지 들렸다. 다른 사람들의 웅성이는 소리는 화면에는 나오지 않지만 다른 무리들이 뒤따르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차세대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술은 킨들파이어에 최초로 적용됐다. 삼성, LG, 팬택 등 국내 대표 제조사들을 포함한 세계 여러 모바일 제조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 돌비측 설명. 머지 않아 다양한 업체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이런 음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해도 '너~무 단순한 UI'…꾸미는 재미는 없어

킨들파이어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익숙한 안드로이드 화면을 기대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아마존은 킨들파이어를 철저하게 자기식으로 커스터마이징했다. 이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꾸미기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 관점에서 보면 어쩐지 조금 심심한 느낌이다.

우선 킨들은 잠금화면에서 아마존과 제휴를 맺은 각 업체의 광고를 보여준다. 광고는 고정돼 있지 않고 매번 바뀐다. 잠금화면에서 오른족의 자물쇠를 슬라이드하면 제품이 켜지고 왼쪽 표시를 슬라이드하면 해당 제품 구입 페이지로 넘어간다.

메인 화면은 검은 배경을 사용한다. 그리고 최근 사용했던 컨텐츠 썸네일을 중앙에서 보여준다. 아래쪽으로는 해당 컨텐츠와 비슷한 다른 컨텐츠가 표시된다. 가운데 놓은 컨텐츠가 영화라면 비슷한 장르의 다른 영화들을, 전자책이라면 비슷한 책들을 보여준다.

태블릿PC를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꾸미는 재미는 없다. 위젯은 물론 앱을 배치해 나만의 태블릿을 만드는 것도 킨들에서는 의미가 없다. 심지어 새까만 배경도 변경할 수 없다.

◆넘치는 컨텐츠…국내선 쓸 수 없어

아이패드의 장점이 다양한 '앱'이라면 킨들파이어의 장점은 풍부한 '컨텐츠'다. 이 말은 비슷한 의미 같지만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니 조금 다르게 와 닿는다.

메인 화면 위쪽에는 순서대로 검색과 샵(쇼핑), 게임, 앱, 책, 음악, 영상, 뉴스가판대, 오디오북, 웹, 사진, 문서 등이다. 샵은 말 그대로 아마존 쇼핑을 말한다. 킨들파이어 컨텐츠를 구입하는 경로로도 이어지지만 기본적으로 아마존 온라인 쇼핑과 연결된다.

나머지 게임, 앱, 책, 음악, 영상 등은 모두 컨텐츠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아마존 클라우드 또는 킨들파이어 제품 안에 들어있는 컨텐츠를 보여준다. 각 항목은 아마존의 컨텐츠 스토어와 연결된다. 게임과 앱, 책 등을 누르면 오른쪽에 스토어로 이동할 수 있다는 표시가 뜬다.

아마존은 특히 전자책을 시작으로 음악, 영화, TV프로그램 등 다양한 컨텐츠를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한다.

국내에서의 문제점은 음악과 영상 등의 컨텐츠를 구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컨텐츠가 없는 한계는 감안할 수밖에 없지만 스토어 이동 자체를 막아놨다. 우회 경로로 비디오 컨텐츠 스토어에 들어가도 예고편만 시청할 수 있을 뿐 구입이나 시청은 지역 제한으로 불가능하다.

◆총평: 아마존 없는 킨들은 무용지물

킨들파이어는 기존의 태블릿PC와는 완전히 용도가 다른 제품이다. 앱 사용에 중점을 둔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물론 PC의 생산성을 이어받은 윈도8 태블릿PC와도 다르다.

아마존은 킨들을 철저히 자기들의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포지셔닝했다. 이 때문에 추가 SD카드 슬롯도 지원하지 않는다. 컨텐츠를 다운받아 저장하지 말고 온라인으로 스트리밍해서 보길 권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킨들파이어 구매 고객이 제품에 개인 계정을 등록하는 시점부터 일정 기간 동안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대여 가능한 책을 무료로 보거나 영화, TV 프로그램 등을 공짜로 볼 수 있다.

특히 스테레오 사운드와 돌비의 차세대 사운드 기술은 사람들이 킨들을 가지고 좀 더 많은 영상을 시청하기 바라는 아마존의 의도를 대변한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국내에선 무용지물이다. 아마존이 국내 진출하기 전까지는 국내 컨텐츠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외국 컨텐츠조차 마음껏 이용할 수 없다. 킨들파이어 내에서는 한글 입력도 불가능하니 웹서핑용으로도 불합격이다.

킨들파이어는 아마존 서비스와 결합하면 충분히 훌륭한 제품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아마존 서비스 없는 국내에선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만큼은 '팥소 없는 찐빵'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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