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국내 기업들 대다수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시 이익을 극대화하는 공격형 전략보다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비형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상 기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단기간 내에 체결하기 보다는 시일을 두고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중 FTA 추진방향에 대한 기업의견' 조사 결과, 한중 FTA 협상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기업의 84.8%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은 개방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관세철폐 폭을 최소화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양국시장의 개방범위와 관세철폐 폭을 최대화하는 등 FTA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답한 기업은 15.2%에 불과했다.
협상기간을 묻는 질문에도 '최선의 협상결과를 내기 위해 시간을 두고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94.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중 FTA가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혜택이 예상된다'(33.3%)는 응답이 '피해가 예상된다'(17.0%)는 답변보다 많았다. 다만 '혜택과 피해가 비슷할 것'(49.8%)이라는 응답이 과반수에 달해 향후 협상 내용에 따라 FTA 체결에 따른 이해득실이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업종별로는 자동차·IT·석유화학·기계·식품은 '혜택이 피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았고, 철강·생활용품은 '피해가 혜택보다 클 것'이라는 기업이 다소 많았다. 섬유·의류의 경우는 혜택을 예상하는 기업과 피해를 예상하는 기업 비중이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중 FTA 추진에 대해서는 '찬성한다'고 답한 기업이 71.3%에 달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중 양국간의 경제협력관계를 고려할 때 대다수의 기업들은 한중 FTA가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중 FTA 체결 전망에 대해서도 '어려움이 크겠지만 체결은 될 것'이라는 응답이 79.4%로 가장 많았다. '순조롭게 체결될 것'이라는 응답도 5.5%로 나타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한중 FTA 체결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중 FTA는 지난 5월 협상개시 후 4차례 협상을 통해 품목별 민감도에 따라 관세철폐기간을 차등화하기로 합의했고, 초민감·민감·일반품목 선정을 두고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우리의 최대수출시장인 만큼, 한중 FTA를 체결하면 혜택이 손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한미, 한EU FTA와 달리 일부 업종과 중소기업 등에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익 극대화보다는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안점을 둬 시간여유를 갖고 협상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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