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경제민주화, 양보 필요" 경제5단체장 "'대기업 나쁘다' 위험"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8일 경제 5단체장과 만나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대표 공약인 경제민주화와 관련, 재계 설득에 나선 것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송재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근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는) 특정 대기업 때리기나 기업을 편가르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것도 중시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와 성장은) 서로 상충하거나 선후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새로운 규제가 생기더라도 반드시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게 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한 뒤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조금 더 여유있는 분들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재계에 협력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제 5단체장들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손경식 회장은 "앞으로도 기업 활동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주기 바란다"며 "특히 복지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증세 문제는 신중히 다뤄지길 바란다. 복지재원 조달과 재정건전성 문제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허창수 회장은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 여건이 어렵다. 오늘날 우리 경제가 어렵사리 여기까지 왔는데 혹시라도 흔들리는 일이 있을까 우려스럽다"며 "현 경제위기 상황이나 공약에 대해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생각이 허심탄회하게 논의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덕수 회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의 필요성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큰 것(대기업)은 나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경제민주화는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희범 회장은 "최근 경제 전 부문에 걸쳐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일자리를 유지하고 창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규제 중심의 정책보다는 경제활력을 고취시켜 투자와 일자리의 선순환을 도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재희 상근부회장은 "소상공인들이 함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경제정책을 구현해 달라"며 "경제민주화는 거래의 불공정,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와 같은 '경제3不(불)'을 우선적으로 해소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