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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 앞두고 삼성·LG 긴장감 감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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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기" LG "성과" 키워드…큰 폭 쇄신 가능성도

[박영례기자] "뭐 하나라도 걸리면 끝이라는 생각에 숨도 크게 못쉬는 분위기다."

주요 그룹 계열 임원의 얘기다.

연말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삼성 LG 등 주요 그룹 내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요 계열사가 사상최대 실적을 내거나 기대 이상의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적 잔치를 벌일 상황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다 대선 등 정치이슈까지 겹쳐 여느 인사철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팎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고 있다는 얘기다. 대규모 인적 쇄신 이야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연일 '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전통적으로 '인화'를 강조해온 LG 역시 구본무 회장이 이례적으로 '성과와 보상'을 강조하고 있어 두 그룹의 인사 방향과 폭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체제의 골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조직의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얘기도 적잖다.

◆큰 폭 인적 쇄신 가능성에 무게

삼성은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연말 대규모 승진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철저한 성과주의에 바탕을 둔 '인사원칙'은 올해도 예외없이 적용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위기를 돌파할 강력할 리더십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주요 자리 바꿈 등 조직 변화에 대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등의 경제상황을 직접 점검한 뒤 글로벌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다"며 미래전략실장을 현장과 실무에 정통한 최지성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이번 연말 인사에서는 미래전략실에 대한 후속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전략실은 지난 2010년 신설된 뒤 인사와 감사 등 일부 팀장(사장급)을 제외하고 기존 체제가 이어져온데다 신수종 사업 지원 등에서 미진하다는 평가가 일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연쇄 이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부품(DS) 부문을 총괄해온 권오현 대표가 현재 공석인 완제품(DMC)부문 총괄을 함께 맡거나, 윤주화 경영지원실 사장 및 현 투톱인 윤부근 CE(소비자가전)담당 사장이나 신종균 IM(정보모바일) 담당 사장 가운 데 한 명을 DMC 총괄로 임명할 지 여부가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다.

현 체제를 유지하거나 권 대표가 겸임할 경우 조직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인사폭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DMC 총괄을 선임할 경우 이에따른 후속인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권 대표가 겸임하기 보다 IM이나 CE 사업부장을 전진 배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외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해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경영진단이나 감사가 진행되면서 문책성 인사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권오현 부회장이 대표를 겸하고 있지만 이번 인사에서 체제변화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연말 인사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의 부회장 승진 여부도 관심거리다.

삼성 관계자는 "일부 인사는 불가피 하겠지만 그동안 상시 인사를 해왔고 주요 계열의 실적이 나쁘지 않아 큰 변화보다 안정을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LG의 경우 구본무 회장이 '성과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인사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년과 달리 일부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을 중심으로 수장을 교체하는 등 인적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핵심 계열인 LG전자의 경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분기 흑자전환 등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스마트폰 사업성과가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종석 부사장이 MC사업본부를 이끌며 제품개발 등에 집중해왔던 만큼 앞으로는 점유율 및 수익성 확대에 초점을 둔 리더십 강화 차원의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다.

조직변화에 힘이 실릴 경우 인사 폭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일부 부품 수율 등이 문제가 됐던 LG이노텍이나 지난 8월 청주 OLED 공장 화재로 생산 중단 사태를 겪었던 LG화학에 대한 일부 문책성 인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LG 관계자는 "올해 인사 원칙이 시장 선도 관점의 성과주의인 것은 맞지만 확실한 것은 업적보고회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 구본무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LG실트론을 시작으로 계열별 업적보고회(CM)를 진행중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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