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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중단 원인은 고무 '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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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발사는 발사 준비일 31일 넘길 듯

[박계현기자] 26일로 예정된 나로호 3차 발사 중단의 원인이 발사체 최하단부와 발사대를 연결하는 사이에 고무 재질의 실(seal)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김승조)은 26일 3차 발사중단 관련 브리핑에서 "오전 10시 1분 경 나로호 발사준비과정 중 1단부의 발사대와의 연결 부위(헬륨가스 주입부)에서 이상을 발견해 문제 해결을 위해 불가피하게 발사를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항우연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은 "발사를 진행하기 위해 카운트다운(CT)가 들어간 상황에서 갑자기 압이 저하된 센서값이 나왔고, 이 때문에 CT를 중단시켰다."며 "기밀을 유지하는 고무 성분의 실(seal)이 220바(bar)의 고압으로 인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광래 단장은 "실의 기능은 고압을 잘 유지시키도록 하는 것"으로 "금속과 금속을 연결시키고 220바를 가하면 100% 새어나오기 때문에 안에 홈을 파고 실을 넣어서 누르는 것"이라며 "조립동에서 규정·절차에 따라 고압을 넣은 실험을 수회 했고,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오전 7시30분부터 (발사 운용을) 시작했는데 중간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발사체 내부 문제 아니야…추가 파손 여부는 좀 더 분석해야"

나로호가 수직으로 세워진 상태에서 액체산소를 공급하는 포트와 케로신(등유)을 공급하는 각각의 포트가 있는데 헬륨가스를 공급하는 포트는 이 중 케로신 쪽 포트에 함께 묶여 있다. 케로신을 공급하는 포트에는 10여개의 배관 다발이 함께 묶여 있다.

조광래 단장은 "육안으로 보기엔 실 하나가 빠져나왔는데 이 중 몇 개가 더 파손됐는지는 (관 다발을) 열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 단장은 "처음엔 기술자들이 현장에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현장상황을 살피니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오전에 경미하다고 발표한 것은 발사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발사체와 발사체를 연결하는 접촉 부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수리는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광래 단장은 "그러나 실이 손상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좀 더 분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사체에는 많은 밸브류가 탑재되며, 헬륨가스는 밸브를 구동하는데 사용된다. 연료와 산화제는 터보펌프에 의해 엔진으로 공급되지만 보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밸브 구동을 위한 헬륨가스를 채워 미리 가압을 해둔다.

조광래 단장은 "터보펌프에서 받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헬륨가스를 먼저 주입하고 나중에 케로신과 추진제를 공급한다"며 "헬륨가스는 탱크 내 충전·배출 하는 횟수가 많은 물질이기 때문에 충전탱크의 배출 규격에 여유가 있다. 다만 액체 산소나 케로신은 규격횟수가 헬륨 탱크보다 적어 발사체에도 데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책임 전가 부적절…600단계 넘어야 나로호 성공"

실 부품은 러시아에서 제조됐고, 러시아 연구원들이 조립했다. 1단 로켓은 러시아가 제작했고 한러 기술협약에 따르면 러시아에 기술적 책임이 있다.

그러나 조광래 단장은 발사 연기의 책임을 러시아 측으로 전가하는 것에 대해선 경계했다.

조광래 단장은 "그러나 우리의 설비로 한러 연구원들이 같이 작업했으며 기밀 실험도 같이 했고, 압을 체크하는 센서도 우리 것이었다"며 "한러가 공동으로 했기 때문에 누설이 생겼다고 해서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파트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완벽을 위해 진행하다 보니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나로호 발사체가 성공하기 위해선 600단계에 이르는 세부과정들이 다 성공해야 하며 헬륨가스 주입은 240번째쯤 되는 단계"라며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일방적으로 전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로호 3차 발사일은 한러 비행시험위원회에서 기술적인 분석을 마친 후, 나로호 발사관리위원회가 열려 결정될 예정이다.

교과부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은 "지금은 기술적인 분석을 먼저 해야하는 상황으로 그 결과에 따라 나로호 관리위원회가 열린다"라며 "한러 비행시험위원회는 27일 열리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나로호 관리위원회 개최는 27일 중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로호 관리위원회에서 발사일이 결정되더라도 조립동에서 발사대로의 이송과 기립, 최종리허설, 발사 당일까지는 사흘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다음 발사일은 27일~31일로 예정된 발사준비일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러 양국 기술진과 교과부는 "발사 성공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엄격한 점검과 이상현상에 대한 개선·보완 조치를 진행한 후 발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로우주센터(고흥)=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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