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글로벌 IT기업들이 국내 기업들과 '상생'을 얘기할 때 항상 강조하는 것이 'ISV OEM'이다. ISV는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ndependent software vendor)를 뜻하는 것으로, ISV OEM은 소프트웨어 기업들로 하여금 글로벌 기업 자신의 솔루션을 활용,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이다.
IBM의 경우에는 올해 '퓨어시스템'이라고 하는 새로운 컴퓨팅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출시하며 여기에 참여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HP의 경우에는 OEM 개발 파트너(ODP)라고 하는 ISV의 변형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주로 하드웨어(SW)에 특화 된 것으로, SW 업체들이 HP의 검증된 HW를 기반으로 최적의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같은 ISV OEM의 원조는 IT스택(단)의 맨 밑에서부터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7스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스토리지, 서버, 가상머신(VM), 운영체제(OS),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8년 전부터 관련 조직을 운영해 오며 파트너사들이 오라클 제품으로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30일부터 이달 4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2'에서 만난 오라클의 국내 ISV 4개사 넷앤드휴먼인터페이스, 한경아이넷, 디비밸리, 포시에스도 오라클 제품으로 솔루션을 만들어 홍보하며 전 세계 IT담당자들을 만났다. 이들 중에는 해외 행사에 처음으로 부스를 만들어 참가한 기업도 있었다.
11일 만난 한국오라클 ISV 비즈니스 담당 최윤석 전무는 "행사에서 부스를 마련했던 4개사 모두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한다"면서 "한국오라클은 국내 ISV들이 오픈월드 뿐 아니라 격년으로 열리는 중국과 재팬 오픈월드에도 계속해서 홍보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W기업에게 솔루션 개발 지원, 해외 진출 기회 제공도
오라클의 ISV 정책은 기본적으로 오라클의 솔루션을 제안할 대상 업체를 발굴하고, 이들과 ISV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한 후 제품 판매에 따른 수익이 나올 경우 로열티를 받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특히 오라클과 ISV 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은 엔드유저가 구매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해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해당 ISV는 최저가에 오라클의 솔루션을 활용해 자사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오라클 입장에서는 이들로부터 나오는 로열티로 이익을 낼 수 있다. 특히 이들 솔루션은 전 세계적으로 오라클의 ISV로 등재돼 해외 시장 진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이다. 오라클과 ISV 모두가 '윈윈'하는 모델인 셈이다.
최 전무는 "성공적인 ISV 모델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솔루션 기업들의 웹사이트를 보거나 신문기사들을 검색해 공부한 후 해당 업체를 찾아간다"면서 "이들에게 오라클의 솔루션과 결합하면 어떤 가치가 있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선제안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오라클의 ISV 조직은 오라클의 모든 제품과 기능을 알고 있어야 하고, IT트렌드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업체이거나 가능성 있는 솔루션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관련 업계 탐색부터 시작해 비교, 분석, ISV에게 제안할 셈플 소스 추출, 교육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ISV부문 매출, 한국오라클서 가장 높은 성장세"
이같은 ISV는 국내에 300여개가 넘는다. 크게는 오라클 타임스텐 DB를 임베딩 해 '이벤트 프로(Event Pro)'라는 솔루션을 개발한 LG CNS를 비롯, IT서비스 기업들부터 조그마한 벤처에 이르기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최 전무는 그동안의 국내 ISV 실적이 나쁘지 않다고 강조한다. 오라클이 ISV에게 매출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금씩이나마 모두들 매출을 내고 있어 오라클에게는 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 전무는 "한국오라클이 맞춰야 하는 ISV 매출 목표가 존재하는데, 항상 이를 달성하고 있어 성장률도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잘 팔린다고 평가받는 엑사데이터나 DB, 애플리케이션보다도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오라클은 ISV가 지속적인 매출을 내고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으려면 메가 트렌드나 기술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제안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 전무는 "빅데이터를 예로 들면, 단순한 데이터웨어하우스(DW)가 아닌 실시간 DW가 가능해야 하며, 이를 통한 분석과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의 고도화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그래야 파워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오라클의 엑사데이터와 ISV의 솔루션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의 솔루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오라클의 엔지니어들이 투입돼 최적화 작을 진행중인데 이번 분기 내에 개발을 마무리하고 전 세계에 동시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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