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사진) 측이 잇따라 터진 대형 악재로 고심하고 있다.
최근 '인혁당 재건위' 사건 발언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에 전화해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택시 기사의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4일 아침 정 전 공보위원을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모 씨는 12일 민주통합당 새누리당 정치공작진상조사특위 송호창 간사와의 전화를 통한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밝혔다. 택시기사는 금태섭 변호사의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 내용이 모두 맞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는 '친구끼리 한 말을 가지고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는 정 전 공보위원의 주장이 거짓말임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큰 파문이 예상된다. 정 전 공보위원은 택시를 탔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며 '자기 차를 운전하다 전화했다'고 주장했었다.
택시기사 이모 씨는 "9월 4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통화 중인 손님이 탔다. 목적지는 말씀 안하고 죽 가라고 한 가운데 안철수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안 원장 비리를 알고 있다, 안철수 씨가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해 자세히 들었다"고 말했다.
이모 씨는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얼굴도 확인했다고 했다. 이모 씨는 "그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제가 얼굴을 확인했다"며 "이틀 후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저 분이 정준길이구나'했고, 기억해보니 자기 이름도 밝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모 씨는 '친구 간의 대화였다'는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말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친구 간의 대화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비리를 폭로하겠다. 나오면 죽는다'는 말을 해서 일상적인 대화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도대체 저 분이 어떤 사람이기에 누구에게 저런 식으로 말을 하나'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이모 씨는 당시의 외부 촬영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부에는 카메라가 안되기 때문에 외부 촬영 블랙박스가 있다. 지금 블랙박스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 확인 결과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택시에 탄 것으로 확인되면 금태섭 변호사의 '불출마 종용' 폭로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이모 씨의 주장은 매우 구체적인 것이었다. 이모 씨는 정준길 전 공보위원에 대해 "7시 사십 몇분 경에 타고 오십 몇분에 내렸고, 탄 곳은 건대입구역 근처였다. 내린 곳은 광진 경찰서"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씨는 정 전 공보위원이 현금으로 계산했다는 것도 밝혔다.
블랙박스 확인 결과 이모 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박 후보 측의 큰 상처와 더불어 40대 중도층 표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 후보 측이 유력한 야권 주자에게 불출마 협박을 하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파문을 줄이기 위해 당사자에 대한 아무런 검증 없이 보호한 것이어서 구태정치 비판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캠프의 공보위원이 '친구끼리 했던 말'이라고 발뺌을 하고 '거짓말'로 일관했다는 점에서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 당시 사형 당한 희생자 유가족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근혜 후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10일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느냐,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해 역사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법부는 지난 2007년 재심을 통해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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