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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상무 "멀티플랫폼 게임에서 우리는 독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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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 공들인 '삼국지를 품다' 출시 앞둬

[이부연기자] '거상', '아틀란티카' 등을 개발하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을 이끌어 온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가 조만간 '삼국지를 품다'라는 작품을 내놓는다. 3년 반이라는 긴 제작기간과 웹과 모바일에서 완벽하게 100% 연동된다는 점 등을 보면 '삼국지를 품다'가 김 상무의 이전 작들 못지 않은 대작임을 짐작케 한다.

1년 전 지스타에서 바로 서비스 해도 될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고도, 1년을 더 개발한 '삼국지를 품다'. 그가 꿈꿨던, 이제 현실로 다가온 게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한 게임에 오랜 제작기간을 들여본 것은 게임사업을 시작한 지 20년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뜻이기도 하고, 모바일과 웹 연동이라는 작업이 그만큼 쉽지 않았다. 멀티플랫폼 게임의 시초가 될 게임인만큼, 섬세하고 완벽하게 만들었다. 지금 당장 서비스를 시작해도 문제가 없다."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의 주류가 이동하면서 게임 역시 멀티플랫폼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확신이 오랜 기간 게임 제작에도 조급해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자동차 역시 연료와 전지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가 나오고 있듯이, 게임도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돌아가는 멀티플랫폼이 나와야한다. 더 중요한 것은 모바일용과 PC용이 100% 같은 콘텐츠로, 100% 연동돼야 한다는 것이고, '삼국지를 품다'는 바로 그러한 게임의 시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기존 PC게임 제작보다 3배의 일을 해야했다. PC, 안드로이드, IOS 각각 플랫폼에서 모두 구동돼야 하기 때문. 더군다나 이용자들이 PC에서 마우스로 하던 것을 모바일에서는 손가락으로도 불편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하기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모바일 이용자와 PC이용자가 함께 대결이나 전투를 벌일 수 있어야하는데, 조작성에 있어서 손가락이 마우스를 따라갈 수 없다. 따라서 조작성보다는 차분하게 전략을 짜는데 집중하도록 게임을 구성해 기기의 특성을 타지 않도록 했다."

게임 개발 엔진은 멀티플랫폼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유니티엔진을 사용했다. 최근 이 엔진으로 만든 게임들이 속속 나오면서 차세대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소규모 모바일 게임들만이 제작돼온 엔진인 터라 웹과 모바일 연동이 문제없이 이뤄내기 위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했다.

"현재는 게임 개발사 뿐만 아니라 엔진개발사들의 도전의 시대다. 모바일 시장이 이 커지면서 각종 기기에서 돌아가는 겸용엔진을 만드는 것이 화두다. 개발기간동안 유니티 엔진 개발사와 끊임없이 조율하면서 같이 성장했다. 엔진 개발사는 개발사 나름대로 멀티플랫폼 엔진에 맞게 유니티엔진을 더 진화시킬 수 있었고, 우리도 멀티플랫폼에 대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PC온라인 게임 시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삼국지를 품다'를 만들면서 김 상무의 머릿속에는 PC보다는 모바일의 비중이 더 커졌다.

"1년 전, 지스타때만해도 PC와 모바일의 비중은 9대1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5대5로 같은 비중을 두고 있고, 모바일이 PC에 보완적인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완전히 뒤집어졌으며, 앞으로는 역전도 가능하다고 본다."

수천개의 게임들이 경쟁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 메신저 앱과 연동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 등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다. 짧은 지속성, 부분유료화의 한계, 농장류·캐주얼류 의 독식 구조 등 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 MMORPG 모바일 게임을 내놓는 김 상무는 의외로 담담하다.

"과거 처음 온라인 게임 시작 당시 '카트라이더'와 같은 캐주얼 게임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후에 RPG(역할수행게임), 더 나아가 MMORPG가 주류를 이루는 시점이 왔다. 모바일도 마찬가지다. 현재 나와있는 수천종의 모바일 게임이 캐주얼형태라고 해서 모바일에는 캐주얼게임만이 어울린다고 보는 것은 오산이다. 과거 콘솔게임 FPS(총싸움게임)이 온라인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했지만 지금 어떤가. '삼국지를 품다'를 통해 순위만 보고 선택하는 기존의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

PC와 모바일 연동이 자유롭게 돼 자유도가 늘어나면 게임들을 이용자들이 캐주얼을 넘어 더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게 김 상무의 생각이다. 그리고 '삼국지를 품다'는 게임 이용자들의 미래의 요구를 예상하고 만든 게임이다.

"'삼국지를 품다'의 주요 타깃층은 과거 정통 MMORPG를 즐기던 사람들이다. 이제 이 사람들은 3,40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들이 좀 더 쉽게 모바일과 웹에서 과거의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3,40대가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삼국지를 품다'는 한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게임 콘텐츠의 양을 극도로 줄였다. 전략게임인만큼 절대적인 정보양은 적지 않지만, MMORPG처럼 빼곡하게 한 페이지에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은 버렸다. 한 퀘스트는 두줄을 넘기지 않으며, 주요한 장면은 동영상과 드라마로 연출해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게임을 통해 삼국지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렸을 때 책을 통해 느낀 감동을 그대로, 혹은 더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한줄짜리 책 내용에 배경 내용을 다양한 방법으로 섬세하게 설명한다. 삼국지 중 '도원결의'는 영화적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국지를 품다'를 내놓는 김 상무는 엔도어즈를 멀티플랫폼 대표 업체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과거 정통 MMORPG 회사로 구축돼있던 이미지를 넘어, 3년 반동안 '삼국지를 품다'를 만들면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시장의 독보적인 업체로 서고 싶다는 것.

"모바일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이며, 미래 세계는 접근성에 누가 탁월하냐가 관건이다. 멀티플래폼 게임이라는 장르가 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우리의 노하우는 확연하게 시장에서 눈에 띄게 될 것이다."

'삼국지를 품다' 이후의 작품은 어떤 것이 나올까.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동양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었으니 서양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어보고싶다.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력과 노하우를 활용한 서양 역사가 배경인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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