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세계 3대 TV제조사들이 IFA에서 맞붙었다. 전면 배치된 OLED TV나 UD TV 등이 아니라 전시장 한편에 조심스럽게 숨겨놓은(?) '구글TV'가 향후 TV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LG전자는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IFA 2012' 전시회 개막 전 LG전자 부스를 공개했다. 55인치 OLED TV, 84인치 UD TV 등 다양한 TV 제품으로 부스가 가득 채워졌다.
여러 가지 프리미엄 TV가 많았지만 기자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제품은 다름 아닌 '구글TV 2.0' 운영체제가 채용된 'LG 구글TV'였다.
LG전자는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이 제품을 공개하고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LG전자 TV사업부 구글 PBL(프로덕트 비즈니스 리더) 총괄 김형진 부장은 "LG 구글TV의 가장 큰 장점은 손쉬운 리모컨과 스마트폰 등 구글 기반 제품간 연결성"이라며 "미국에 제품이 출시된 이후 매주 1천대 이상씩 판매될 만큼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IFA 전시회를 통해 구글TV를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거래선과 협의를 통해 9월과 10월 유럽,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순차적으로 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이번에 구글TV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최근 '구글TV 2.0'이 탑재된 TV와 셋톱박스 개발을 마치고 이번 IFA 전시를 통해 구글TV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추수감사절 성수기 시즌에 맞춰 삼성의 구글TV가 출시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소니는 이번 IFA에서 셋톱박스 형태의 구글TV를 전시한다. 이 제품 역시 '구글TV 2.0'을 사용하는 제품이다.
소니는 지난 2010년 로지텍과 함께 첫번째(구글TV 1.0) 구글TV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그러나 어려운 리모컨 조작과 부족한 영상 콘텐츠 등으로 인해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콘텐츠와 연결성이 가장 큰 장점"…TV시장 판도 뒤집을까
'구글TV 2.0'은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특히 구글의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를 통해 공급하는 콘텐츠를 양과 종류를 대폭 늘리면서 콘텐츠가 강점이 됐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6월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에서부터 TV향 SDK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앱 개발자들은 구글TV를 위한 다양한 앱을 만들 수 있다.
구글은 또 넥서스7 출시와 함께 구글 플레이를 통해 영화와 TV 시리즈 등 영상 콘텐츠를 제공 하고 있다.
LG전자 김형진 부장은 "구글TV는 현재 약 100만개 이상의 TV 전용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며 "콘텐츠 종류도 영화, 음악, 게임, 책 등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구글TV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김 부장은 "이미 (구글이) 공중파 3사와 조선, 중앙, 동아 등과 VOD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국내에서 구글TV를 판매하기 위한 준비도 거의 다 끝났다"며 "다만 국내 판매는 유럽 출시 이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TV 2.0은 속도도 빠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각 TV 제조사들의 스마트TV는 리모컨 조작시 반응이 조금씩 느린 반면 LG전자가 이번에 전시한 구글TV 2.0은 상당히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줬다.
이를 위해 고성능 L라인 칩을 탑재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현재 LG전자의 기존 스마트TV에는 일부 모델에만 L라인 칩이 탑재된 반면 LG 구글TV는 전부 L9라인 칩이 내장돼 있다.
김 부장은 "구글에서 TV 트래픽을 처리하는 서버가 700만대가 넘어 처리 속도 또한 빠르다"며 "반면 애플은 200만대, 삼성전자 600대, LG전자 200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기기간 '연결성'이 뛰어나는 것도 구글TV의 장점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콘텐츠 공유가 가능하다.
예컨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구글의 사진앱 '피카사'에 올리면 그 사진이 가정 내 구글TV와 바로 공유된다. 또 스마트폰 또는 구글TV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구입하면 그 콘텐츠를 나머지 기기에서도 볼 수 있다.
구글TV에서의 콘텐츠 공유는 친구나 가족 등 다른 사람의 계정을 등록해놓으면 서로 상호간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김형진 부장은 "(LG전자는) 스마트폰에서는 뒤졌기 때문에 TV에서는 절대 안 진다는 생각으로 구글TV를 만들고 있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베를린(독일)=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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