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문 로토토 사장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전문가중 한사람이다. 국내에 지난 95년 솔빛조선미디어를 시작으로 삼보컴퓨터, 두루넷을 잇따라 거치며 그는 당대를 풍미하던 통신과 정보기술산업을 정면으로 돌파해 왔다.
멀티미디어 산업이 태동하던 시절에는 CD롬타이틀과 함께 했고 이후에는 PC와 초고속인터넷 통신을 두루 거치며 IT분야의 최고 이슈들을 산업 현장에서 체득했다.

그의 표현대로 김사장이 처음부터 '정통한 IT인'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을 거쳐 영국 뉴캐슬(Newcastle)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에게 있어 IT란 거의 백지 상태에 가까운 분야였고 엔지니어가 아니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말할 수 없이 컸다고 한다.
"처음 허진호, 박현제 박사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얘기할 당시 토시 이외에는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한마디도 없더군요. 그분들은 전문가였고 저는 처음으로 IT분야에 발을 디딘 초보자였습니다."
하지만 '미친듯'이 일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며 그는 IT업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요직들을 단숨에 거머쥐었다. 30대에 삼보의 임원이 됐고 두루넷에서는 전무가 됐다. 40대에 들어서면서 그는 전문경영인이란 직함과 함께 기업의 대표로도 우뚝 섰다. 바로 로토토다.
당시 타이거풀스아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로토토는 인터넷 복권을 주요 사업분야로 하는 21세기 기업이다. 올초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로토토로 바꾸고 복권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대중적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저도 처음에는 복권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마치 요식행위나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요. 하지만 복권은 생활 속의 작은 활력이자 행복입니다. 친구에게 메일을 쓰면서 잠깐이나마 행운을 꿈꿔보라며 함께 전달하는 선물같은 존재이죠."
그는 복권에 대해 '정상인들이 행운을 바라며 구매하는 일상적인 소재'라고 설명했다.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1년동안 1인당 평균 80달러어치의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는 것. 일확천금을 생각하며 복권을 사기도 하지만 잠시나마 행복한 상상을 하는 것은 생활속의 행복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은 연간 복권 구매액이 1인당 1만2천원 수준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큰 셈"이라고 분석했다. "복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꾼다면 1인당 연간 구매액이 6만원선으로 올라가고 시장도 현재의 4배까지 확대될 것"이라는게 그의 관측이다.
이를 위해 김사장은 복권이 단순히 대박을 꿈꾸는 요식행위가 아니라 전자상거래의 한 분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관련 사업들을 적극 강화할 계획이다. 복권이 '생활속의 행복'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선물복권과 같은 신상품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김사장은 특히 이미 초기 단계 시장을 형성한 엠커머스 분야에 적극적이다. 그는 이커머스 형태인 인터넷 복권사업을 엠커머스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올해 중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이 두 번만 클릭하면 복권을 살 수 있고 또 선물로도 보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다양한 복권 연계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사장이 로토토 사장을 맡으며 가장 어려웠던 시절은 지난 상반기 대주주인 타이거풀스가 정관계 로비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을 때다. 주위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로토토와 김사장을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타이거풀스가 대주주이지만 지분률이 10%대에 그쳐 사실상 로토토는 주인이 없는 회사입니다. 타이거풀스와 로토토를 연계시켜 생각하지 않아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비온 후 땅이 더 굳는다는 말처럼 로토토는 월드컵과 함께 발행한 체육복권으로 6월 한달동안 무려 5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주식시장을 비롯, 외부에서의 시각도 '로토토는 인터넷 복권 회사'라고 인정해 주는 것 같다는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지난 상반기 인터넷 복권 매출액이 97억원입니다. 올해 2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난해 합병비용 손실을 모두 충당한다 해도 내년에는 확실히 흑자를 낼 겁니다."
지금도 로토토를 괴롭게 하는 타이거풀스와의 관계에 대해 김사장은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지만 타이거풀스의 경영권 문제가 먼저 해결되고 나면 로토토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사장은 60년 서울생으로 현재 로토토 대표 이외에 숙명여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윤경기자 yoo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