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국내 가전업체들이 김치냉장고 해외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대우일렉, 위니아만도 등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 해외 공략에 관심을 두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김치냉장고 해외 수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냉장고 제조사들은 최근 해외 시장에 김치냉장고를 김치뿐 아니라 다른 식품까지 보관할 수 있는 다목적 제품으로 적극 알리고 있다.
물론 해외 시장 공략이 쉽지는 않다. 국내에서는 '김치냉장고'라는 점이 성공의 발판이 됐지만 김치는 먹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주 공략 대상이 해외에 나가 있는 국내 교민들로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대우일렉은 지난 5월부터 미국 시장에 김치냉장고를 처음 수출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코리아 타운을 중심으로 하는 한인 상가 입점을 시작했으며 온라인 판매 및 교민들이 많이 사는 미국 뉴저지 등 동부지역에서 현지 방송 광고 및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위니아만도 역시 미국, 일본, 중국 등 각지의 해외 동포들을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위니아만도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야채를 많이 튀겨먹기 때문에 야채 보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처음엔 많이 관심을 보이는 듯 했다"며 "그러나 제품을 보여준 뒤 얼마 후 중국 전시회에 가보니 벌써 3분의 1 가격의 카피 제품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김치냉장고 수출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게 업체들의 반응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시장이 주로 형성돼 있지만 이 외에 김치를 많이 먹는 일본 사람들도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라며 "올 하반기 미국 서부, 캐나다 등으로의 수출을 검토 중이고 내년엔 해외 교포와 김치 애호가들 및 야채 냉장고를 필요로 하는 국가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수출지역을 다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니아만도 역시 "모조품이 등장했다는 건 수요가 없지는 않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김치냉장고를 해외 각지에 맞는 용도로 연계시켜 복합적으로 판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김치냉장고 해외 수출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가전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LG는 시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투자도 없다"며 "해외는 아직 김치냉장고와 관련해 투자 대비 수익이 너무 나지 않으니까 나서지 않는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뜨뜻미지근한 해외와 다르다. 어느새 보급률 90%를 넘어서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특히 다른 생활가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김치냉장고도 대형화되면서 다양한 식품을 보관하는 '다용도 서브 냉장고'로 제품 정체성을 탈바꿈하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지난 1995년 위니아만도(舊 만도기계)가 '딤채'라는 이름으로 처음 국내 선보였다.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삼성, LG, 대우 등 대형 가전업체들도 잇따라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을 키우는데 한몫을 거들었다. 특히 2002년에는 한해 약 170만대의 김치냉장고가 판매되며 최고 성수기를 누렸다. 당시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엔 보급률이 90%를 넘어 1가정 1가구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와 관련 위니아만도는 앞서 "국내 김치냉장고 보유율은 2011년 기준 90.4%로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포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교체 및 추가 수요가 발생하는 이유를 '용도 확대'에서 찾고 있다. 소비자들이 김치냉장고에 오로지 김치만 보관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선 식품을 보관하며 사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가전 업체들이 점점 더 용량이 큰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이 김치냉장고에 더 다양한 식품을 보관할 수 있게 도왔다. 김치냉장고 대형화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LG전자는 2001년 업계 최초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선보이며 대형 김치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이후 2010년 8월 등장한 'LG 디오스 김치냉장고 쿼드'는 4도어 타입의 제품으로 400리터 벽을 넘었다. 이후 위니아만도의 468리터급 김치냉장고 등 많은 대용량 제품들이 출시됐다. 현재는 삼성전자의 508리터급 김치냉장고 '그랑데스타일508'이 최대 용량이다. 한편 국내 김치냉장고 제조사들은 오는 8월말에서 9월초 김치냉장고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삼성과 LG의 이번 신제품들이 최대 550리터대까지 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정확하게 550리터라고 정해진 건 아니지만 올 하반기 기존보다 더 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김치냉장고는 말 그대로 김치만 보관하기에는 용량이 너무 커진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예전에 비해 김치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며 "이에 따라 제조사들도 쌀, 야채, 육류, 와인 등 다용도 냉장고와 세컨 냉장고로서 김치냉장고를 새롭게 포지셔닝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풀이했다.대용량 김치냉장고, 국내선 빠르게 필수가전 자리매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