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19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회 첫 전체회의가 25일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오전 10시 개회된 회의 내내 주된 내용은 170여일간 지속됐던 MBC 파업사태와 언론 정상화에 대한 공방전이었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부분 MBC 사태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고 야당인 민주통합당 소속 문방위원들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MBC 사태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등 총 공세를 퍼부었다.
◆MBC 170일 파업, 방통위는 어디에?
먼저 MBC 파업이 170일이라는 유래없는 장기 파업으로 길어지는 동안 방통위가 규제당국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계철 방통위원장에게 "MBC 파업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방통위의 책임론을 도마 위에 올렸다.
최 의원은 지난 4.11 선거 당시 여야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보도하는 MBC 화면을 캡처해 제시하면서 "부산의 문재인 후보와 손수조 후보는 지지율이 20% 이상 차이나는데도 후보자 사진을 동일한 크기로 보도한 반면,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은 야당 후보와 불과 몇%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후보자 사진 크기를 김 후보가 더 크도록 편집해 마치 큰 격차가 나는것 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MBC파업은 이같은 불공정 보도에 대한 MBC 기자들의 내부 불만이 쌓이고 쌓여 해 언론인들이 들고 일어난 일인데 그 목적도 제대로 모르느냐"고 힐난했다.
최재천 의원은 "방통위가 MBC 파업기간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이 위원장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불러 경과를 듣기도 하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항변하자 최 의원은 "권한이 있는 행정기관으로서 할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성명서 같은 것은 정치인이나 발표하는 것이다. 우리는 임명권이나 예산집행권, 감독권 등이 없기 때문에 말로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방통위는 규제 당국으로서 관리 감독을 할 책임이 있고, 임명권자에 대해 분명한 행정지시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음에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계철 위원장은 최민의 의원의 파업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내부 인사에 대한 반발과 경영문제에 이견이 있어서 그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MBC 파업을 노사간의 문제로 인식했다.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 불참 논란
이날 MBC 파업과 관련,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은 오전 문방위 회의 시작 이후에도 위원회에 배석하지 않고 자리를 비웠다. 김재우 이사장은 '이사회 회의'를 이유로 문방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김재우 이사장의 출석을 강력하게 요구, 결국 오후 늦게서야 저녁 7시반쯤 출석하겠다는 '통보'을 받아냈다.
파업 도중 제기된 김재철 MBC 사장의 도덕성도 도마에 올랐다.
유승희 의원은 "김재철 사장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음에도 방통위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인가"라며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이계철 위원장은 시종일관 "사법기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방통위에서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대답을 되풀이 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방통위는 전문규제 기관이고 검찰은 일반 규제 기관인데 전문기관인 방통위에서 아무 생각없이 일반 기관의 수사 결과만을 기다린단 말인가"라며 "그렇다면 방통위는 뭐하러 존재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유 의원은 또 "지난 KBS 정연주 사장 퇴임 때는 정 사장이 5천만원을 유용했다는 혐의만으로 즉각 사장 자리에서 끌어내렸으면서 김재철 사장이 무려 7억원을 법인카드로 썻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수사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은 참으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MBC 사태에 대한 야당의원들의 집중포화는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 출석 이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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