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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충전 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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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상용화 시작…유선과 활용성 경쟁

[박계현기자] 옵티머스LTE2, 갤럭시S3 등 무선 충전 방식을 채택한 전자 제품들이 속속 출시됐거나 상용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무선 충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특히 1~2미터 거리 내에서 충전이 가능한 자기공진방식을 채택한 제품은 일정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충전할 수 있고, 한 번에 여러 개의 단말기를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무선 충전 방식이 휴대폰·가전기기·전기자동차 뿐 아니라 인공장기·우주분야 등 다양한 활용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선 충전 제품들 상용화 '첫 발'

무선 충전 방식은 크게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진방식, 전자기파방식으로 나뉜다.

자기유도방식은 불과 몇 센치미터의 짧은 거리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진 반면 유선충전과 비교해 80~90% 가까운 높은 전력효율을 낼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등에서 사용한 방법으로 직류전원과 교류전원의 전력변환을 이용해서 자기장을 발생시켜서 유도전류를 얻어내는 방식이다. 송신부와 수신부의 안테나가 물리적으로 가깝고, 자석수가 늘어날수록 전력효율도 증가한다.

반면, 자기공진방식은 수 미터 근방에서도 작동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송거리가 길다. 자기공진방식은 음파의 공진현상을 자기장에 적용한 것이다. 주파수가 같은 소리굽쇠 두 개를 놓고 한 쪽을 치면 진동할 때 발생하는 음파로 인해 두번째 소리굽쇠가 진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공진주파수를 통해 특정 기기에만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게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다. 주파수만 맞춘다면 하나의 송신기로 전달가능범위 내에 있는 여러 개의 수신기에 전력을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자기파방식은 수십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높은 전력을 송신할 수 있지만 다른 방식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극명하게 낮아 효율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섬·우주공간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 상용화까지 진행된 방식은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진방식이다. 이 두 방식은 모두 자석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전달과정이 다른 셈이다.

자기유도 방식이 유도전류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면, 자기공명방식은 일정 범위 내에 형성된 자기장의 공진을 통해 전류를 전달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자기유도방식, 자기공진방식 특허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자기유도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첫 무선충전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LTE2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옵티머스 LTE2에서 무선 충전을 사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휴대폰 커버와 충전패드를 구매해야 한다. 자기유도방식을 채택해 수 센치미터(CM) 거리에서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자기공진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기술방식이 달라 옵티머스 LTE2에 비해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거리는 길어졌지만 역시 무선전력 충전패드를 별도 악세서리 제품으로 구매해야 한다. 현재 악세서리 제품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전력효율·국제표준 등 과제 남아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지만 아직 이들 제품이 유선 충전과 비교해 확실한 장점을 확보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무선 충전시대 개막을 위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는 전력효율 향상과 국제표준 마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제품들은 유선보다 아직 전력효율이 떨어지는 수준이기 때문에 시기상조"라며 "무선의 가장 큰 강점은 선 없이 돌아다니면서도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인데 지금까지 나온 방식은 '신기하다', '선이 없다' 정도이지, 무선의 사용성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 충전 제품을 직접 사용한 한 이용자는 "유선은 선이 길기 때문에 전력을 충전하면서 전화를 받을 수 있는데 비해 충전가능한 거리가 1센치미터 밖에 안되는 무선 전력충전은 유선보다 오히려 공간제약성이 심하다"며 "충전효율도 낮아 지금으로선 유선보다 나은 점이 하나도 없다"고 평했다.

자기장을 이용하는 무선 충전 기술의 특성상 인체 유해성에 대한 안전기준 등을 규정한 국제 표준 마련도 시급한 문제다. 현재 국제 표준을 수립하는 기관은 국제표준화기구(ISO), 조인트테크니컬커뮤티(JTC)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무선 충전에 대한 국제 표준이 마련될 때까지 최소 5~10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무선충전과 관련된 국제 표준은 없으며, LG·삼성·HTC·버라이즌 등 109개 회사가 가입된 국제 컨소시엄인 WPC에서 마련한 국제 규격만 나와있는 상태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WPC에 참여하고 있으며, 자기공진방식을 채택한 삼성전자는 퀄컴·SK텔레콤 등 7개 기업이 참여한 A4WP라는 연합을 지난달 5월 출범시켰다.

한국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WPC 기준은 가장 먼저 규격화를 했기 때문에 영향력이 가장 큰 편"이라며 "그러나 규격 발표를 하긴 했지만 WPC에서도 국제 표준으로 가려는 의지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표준화가 되지 않으면 각 기관마다 나름의 규격대로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는 규격을 맞췄다 할지라도 인체에 무해한가에 대한 답은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어떤 것이 인체에 유해하냐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 표준의 경우 최대한 인체에 해를 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명확한 기준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기공진방식의 경우, 자기장 통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주파수에 대한 의견 조율도 필요하다.

교류전원(220볼트-60헤르츠)과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별도의 컨버터가 필요없지만 이 주파수대 영역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 주파수를 바꾸는 단계가 필요하다.

현재 각 나라마다 주파수에 대한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국제 표준을 조율하는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무선전력 제품이나 기술의 수준이 사용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만 있으면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기술의 적용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기를 구입할 때 무선 충전 기능 유무를 따지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2011년 2천만대 정도에 그쳤던 무선충전방식을 채택한 전자기기가 2014년에는 4억5천만대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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