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통합진보당의 미래를 결정짓는 전당대회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비례대표 부정 선거' 사태 이후 당을 맡아온 강기갑(사진) 혁신비대위원회의 당 쇄신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어서 결과에 따라 통합진보당의 재분당으로 까지 확대될 수 있다.
전당대회는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과 강병기 전 경상남도 정무부지사의 2파전 양상이다. 현재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신 당권파의 입장을 대변하고, 중도 성향인 강병기 전 부지사는 구 당권파의 지지도 받고 있다.
핵심인 당 쇄신안과 이석기·김재연 후보의 출당에 대한 양 후보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강기갑 위원장은 혁신 비대위 측의 입장이지만 강병기 전 부지사는 구 당권파의 입장과 유사하다.
강병기 전 부지사는 19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새로나기 특위의 쇄신안에 "이 시점에서 그런 것을 이렇게 발표한 진의가 무엇인가"라며 "통합진보당은 얼마 전에 확정된 강령과 당헌이 있다. 북한 세습 문제나 인권 문제, 핵 문제 등이 다 그 안에 들어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혁신비대위 산하의 당 새로나기 특위는 당 쇄신안으로 ▲패권적 정파 질서의 종식 ▲진보적 가치 혁신과 새로운 비전 재정립 ▲노동 가치 중심성 확립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특위는 ▲정파 등록제, 정책명부제 도입 ▲공직 후보 선출의 경우 국민 참여 경선 실시를 주장했고,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대북관에 대해 북한 인권, 핵 개발, 3대 세습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내야 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출당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강기갑 위원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출당 절차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강병기 전 부지사는 2차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강 전 부지사는 "두 분이 자진 사퇴를 거부한 것은 2차 진상조사위 보고서가 왜곡돼 그냥 책임을 다하라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라며 "본인들도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 있다면 지겠다고 했으므로 이제는 2차 진상조사 결과 발표 위에서 판단할 문제로 변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당기위에서 결과가 나왔다. 2심이 이달 안으로 확정이 되기 때문에 정당법 33조의 의원총회에서의 결정만 남아 있다"며 "두 의원에 대한 부분은 강병기 후보가 당선이 되든 제가 당선이 되든 당기위 결정에 따라 될 것"이라고 했다.
현 상황에서 구도로는 강병기 전 부지사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강 전 부지사가 구 당권파인 경기동부와 전남·광주 연합에 더해 울산·부산 연합의 지지를 얻을 전망이어서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의 존재를 뒤흔드는 위기 속에서 혁신의 주도권을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쥔 상황이어서 쉽게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통합진보당이 재분당 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 등을 겪으면서 통합진보당 내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의 갈등은 상당히 깊어진 상태다. 전당대회를 통해 구 당권파가 재등장하면 신 당권파의 집단 탈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당원과 국민들의 바람과 현실적인 순리를 저버리는 길을 택한다면 우리당이 회복할 수도 없고, 살아날 수도 없다"며 "당원들도 화합하고 단합하는 것이 이런 식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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