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한국오라클이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하드웨어를 결합시키는 '오라클 온 오라클' 전략으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불신을 깨고 서버 스토리지 분야에서 한국오라클의 하드웨어 사업부문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하드웨어를 결합시킨 '엔지니어드 시스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시스템사업부도 성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의 대표 주자인 '엑사데이터'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신한카드, 하나투어, SK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보광훼미리마트 등 국내에서만 50여 군데가 넘는 고객사를 확보하며 어플라이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오라클의 서버 부문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해 4분기 기준으로 국내 서버시장에서 한국오라클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8.8%로 HP, IBM, 델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이같은 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80.7% 성장한 수치로, 전년 대비로는 무려 125.7%나 증가했다.
특히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에서 IBM, HP 등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오라클은 12,1%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71%나 성장했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탑재되는 x86서버의 경우에는 5.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09.5%, 전년동기대비 882.3%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달성했다.
한국오라클 시스템사업부 천부영 부사장은 "오라클이 썬 인수 이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어플라이언스 제품들을 내놓은 이후 IBM과 HP도 어플라이언스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지난 해 엔지니어드 제품이 120~130% 성장한 것을 보면 시장이 그렇게 가고 있고, 오라클이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니 하드웨어 부문의 성장세 또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라클의 전략 '오라클 온(ON) 오라클'
한국오라클은 지난 달 31일 인텔 제온 E5 프로세서에 기반한 새로운 오라클 썬 x86 서버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서버 제품은 기본적으로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이는 고객 IT인프라를 오라클 제품으로 모두 바꾸겠다는 '오라클 온 오라클' 전략으로,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살려 하드웨어 부분까지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이번 x86 신제품들은 기존 오라클의 하드웨어 장비와 마찬가지로 오라클 솔라리스, 또는 오라클 리눅스, 오라클 VM, 오라클 엔터프라이즈 매니저 Ops센터에서 최대 성능을 낸다.
한국오라클 서버사업부 정병선 팀장은 "오라클 리눅스와 솔라리스, VM과 함께 썬 x86을 선택하면 HP 시스템 상에서 VM웨어, 윈도를 함께 활용하는 것에 비해 구축과 지원, 운영을 포함한 총 소유비용이 최대 절반 가량 절감되고, 139% 가량의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오라클은 서버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발표했다. 정병선 팀장은 "오라클 서버를 구매하면 기존 장비를 처분해 주는 프로그램을 오라클도 시작했다"면서 "이는 오라클이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완벽히 이해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품과 프로그램, 파트너의 삼박자가 다 갖춰졌기 때문에 오라클의 서버 부문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오라클은 스토리지 사업에서도 속도를 낸다. 오라클의 스토리지 제품의 경우 현재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NAS, SAN, 테이프(Tape), 가상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포함한 완전한 스토리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스토리지 분야에서도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장비라는 점을 살려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오라클 스토리지는 '하이브리드 컬럼나 컴프레션'이라는 압축 기능을 통해 최대 50배까지 데이터를 압축 보관할 수 있다.
한국오라클 스토리지사업부 강민호 상무는 "오라클 스토리지 제품의 최대 경쟁력은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최적으로 결합하는데 있다"면서 "다른 시스템 벤더가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무기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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