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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1세대'..강현구 VS 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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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시장 우리 손 안에 있소이다'

롯데닷컴과 인터파크의 성공을 말하기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두 인물이 있다.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와 이기형 인터파크 사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롯데닷컴과 인터파크의 전자상거래 부문 수장으로서 국내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성장을 일궈 온 주인공들이다.

특히 전자상거래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직접 인터넷 쇼핑몰을 열고 시장 및 고객들과 정면으로 부딪히며 승부를 다져온 산업 역군들이기도 하다.

전자상거래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면서 또 가장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두 사람인 것이다.

강현구이사(42)는 롯데닷컴의 실질적인 경영자로 불린다. 신격호 회장의 차남이자 그룹 부회장이기도 한 신동빈 롯데닷컴 대표이사가 기업 운영과 안살림을 그에게 맡긴 때문이다.

그는 그룹 내부에서도 e비즈니스를 이끄는 '두뇌'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닷컴 탄생을 지휘했던 배후인물(?)이고 그룹 계열사를 온라인에서 묶는 '롯데타운'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강이사는 '롯데닷컴의 모태가 된 것은 지난 95년 대홍기획 내에 생긴 PC통신 동호회였다'며 사업 초기를 회고했다. 당시의 동호회는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 내부에서 PC통신을 이용해 광고를 연구하는 모임이었다.

이 PC통신 동호회를 주축으로 강이사는 인터넷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고 이는 이후 롯데닷컴의 모태가 됐다. 물론 롯데닷컴의 출범에 앞서 더 큰 동력이 된 것은 강이사가 해외 출장중 접했던 양방향 광고의 충격.

연구팀에서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하던 강이사는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얻고자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가 인터넷과 양방향(인터렉티브)TV를 이용한 광고기술을 접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TV방영중 시청자들이 하단광고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본 뒤 '이런 추세라면 광고업체가 할 일이 없어지겠구나'하는 위기의식을 느꼈던 것.

그는 귀국하자마자 PC통신동호회를 주축으로 인터넷태스포스팀(TFT)을 꾸렸고 이를 토대로 인터렉티브팀을 만들고는 당장 인터넷을 통한 광고준비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월드 사이트 개설을 위한 작업이 첫 과제였다. 이때 홈페이지 구축 제안서를 들고 왔던 이들 중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과 정상원 넥슨 사장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롯데호텔용 사이트가 첫 선을 보였고 인터넷을 이용한 호텔예약서비스가 등장했다. 그룹측은 이 신기한 '기술'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되는 장사'라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강이사를 전폭 지지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인터넷사업을 구상하고 나선 그에게 마침 데이콤인터넷팀에서 롯데백화점인터넷 사업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 제안서를 들고왔던 이가 바로 오늘의 인터파크를 탄생시킨 이기형사장(39)이다.

당시 이사장은 94년 미국에서 접한 인터넷과 홈쇼핑의 가능성에 사로잡혀있었다. 마침 이사장이 몸담았던 데이콤 내부에도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인터넷팀이 막 신설되던 때였다.

인터넷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본격적으로 '인터넷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사장은 이곳에서 천리안에서 이뤄지는 홈쇼핑과 DM TV홈쇼핑 카탈로그쇼핑 등을 벤치마킹하며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파는'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작업에 나섰다.

독립해서 시작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그가 적극 이용한 것은 당시 데이콤에서 사내벤처를 육성하기위해 운영했던 소사장제였다. 이것이 인터파크의 출발이 된 셈이다.

이사장은 인터파크 탄생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대홍기획과 맺었던 인연을 '만만치 않은 만남'으로 기억하고 있다. 준비하는 사업이 비슷했고 팀을 이끌던 강이사의 인터넷에 대한 열정도 그에 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이사와 이사장은 서울대 79학번과 82학번으로 선후배사이라는 인연도 있고 인터넷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만큼 쉽게 의기투합했다.

사업제휴를 위한 MOU까지 체결하며 국내 첫 인터넷쇼핑몰의 그림을 함께 그렸던 두사람은 그러나 결국 시장에서 경쟁자로 만나게 된다.

사업구상은 같이했지만 96년 6월 1일 롯데인터넷백화점과 데이콤인터파크라는 이름으로 쇼핑몰시장에 각각 뛰어든 것.

이사장은 롯데닷컴을 마치 마라톤에서 만나는 '고독하지만 기록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쟁자'로 표현했다.

시장을 열어가는 두 경쟁자가 있었던 덕에 오늘날 값진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둘은 시장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며 롯데닷컴과 인터파크를 시장의 양대축으로 성장시켰다.

설립초기 불과 600만원에 불과하던 롯데닷컴의 매출은 이제 연 3천500억원을 자랑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유통제국인 롯데 그룹내에서도 롯데닷컴은 새로운 유통채널이자 인터넷사업의 구심체가 되고 있다.

사내사업부로 출발했던 인터파크도 한해 2천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는 국내 대표 온라인쇼핑몰로 성장했다. 유통전문기업을 표방하며 유통대국인 롯데를 위협할 수 있는 무서운 강자의 면모도 갖추었다.

지난 6년간 양사가 거둔 성장들은 강현구이사와 이기형사장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강이사는 그룹내 최연소 임원으로 별을 달았고 이사장은 30대 유망중소기업 사장으로 변신했다.

우리 나이로 40대초반. 불혹의 나이를 맞은 두사람은 인터넷에 대한 열정만으로 때로는 동지로서 때로는 경쟁자로 국내쇼핑몰시장을 개척해가며 전자상거래 1세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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