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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닉스 "울프팀, 연 340억 매출…국내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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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0개국 서비스…터키 온라인게임 시장 매출 45% 차지"

[박계현기자] "'울프팀'은 세계 60개국에서 매출 3천만 달러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터키 이스탄불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소프트닉스 김재선 울프팀사업부 부장은 "아시아 시장에선 정통 밀리터리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울프팀'은 터키·유럽·남미 등 상상력이 있는 나라에서 잘 받아들이는 콘텐츠"라며 "특히 터키 시장은 소프트닉스 내 울프팀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울프팀'은 소프트닉스(대표 김진호)에서 개발한 총싸움게임(FPS)으로 지난 2007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GSP)에 이어 북미·독일·중국·터키·프랑스 등에서 현지 배급사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영어·스페인어·아랍어·포르투칼어 등 16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브라질과 남미지역은 소프트닉스의 현지 법인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 군복을 입고 전투를 벌이는 대부분의 FPS게임과는 달리 '울프팀'은 늑대인간을 등장시켜 이용자들이 50여개의 다양한 모드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캐릭터를 인간과 늑대 두 가지 버전으로 접할 수 있는 것도 '을프팀'만의 특징이다.

2009년 채널링 형식으로 터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울프팀'은 지난 2010년 11월 현지 배급사를 통한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매출 160억원을 달성한 소프트닉스에서 월 4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내는 현금창출원으로 자리잡았다.

현지배급사인 조이게임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울프팀'은 순이용자수 기준으로는 터키 내 전체 온라인게임 시장의 45%, 매출 기준으로는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인기게임으로 거듭났다.

터키 온라인게임 시장은 현재 독일과 함께 유럽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온라인게임 시장으로 떠올랐지만 2009년 소프트닉스가 채널링 서비스를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약 60만달러의 적자를 내던 황무지였다. 현재도 1인당 평균 객단가가 채 10달러를 넘지 않을만큼 이용자들의 지갑을 열기 어려운 시장이다.

2010년 소프트닉스에 합류한 김재선 부장은 울프팀사업부를 맡았던 당시를 "동시접속자수 300명 정도에 그치던 상황"이라며 "큰 기대없이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게임적으로는 완성도가 높았는데 매출이 날만한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게임이었어요. 부분유료화 게임에서 게임머니로만 게임을 해도 재밌으니까 이용자들이 당연히 돈을 안 쓰게 되죠. 새로운 캐릭터를 많이 만들고 다른 FPS 게임의 장점을 흡수해서 이용자들이 돈을 쓰면 돈을 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수준까지 개선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울프팀'의 고민은 부분유료화 수익모델을 채택한 모든 게임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용자들이 지갑을 열게 하는 게임성을 갖추면서도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와 구매하지 않은 이용자간 균형을 세심하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

"당시 울프팀은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들 입장에선 돈을 주고 아이템을 사도 지는 경우가 많은 게임이었어요. 너무 밸런싱이 잘 돼 있었죠. 일반적으로 총싸움게임은 한 달에 10~15달러 정도를 지불하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거든요. 모든 캐릭터와 아이템을 구매하려면 100달러~150달러를 써야 하는 수준으로 아이템가격을 조정해서 구매 이용자들은 확실한 보상효과를 누리고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은 이용자들은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김재선 부장이 의지했던 것은 통계였다. 아이템을 출시할 때마다 신규 이용자수 유입 여부를 들여다는 등 성과지표를 철저히 활용했다. 그 결과, 첫 해 70만달러였던 터키 지역 '울프팀' 매출이 2010년에는 280만달러, 2011년에는 900만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동안 구매 이용자 쪽에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은 비구매 이용자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게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비구매 이용자들에겐 이벤트를 통해서 캐시 아이템을 준다거나 게임이용시간이 늘어날수록 게임머니를 제공하는 등 다른 식의 보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현지화는 양보다 질로 승부"

소프트닉스는 30여명의 울프팀사업부 인력으로 60개국에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글로벌 전략과 현지화 전략 사이에서 영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터키 지역에 맞춰 현지화된 콘텐츠인 '탁심광장' 맵과 터키인 캐릭터인 '이지트 드미르'는 전체 '울프팀' 서비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특정 한 지역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개발 측면에서도 큰 부담은 없습니다. 터키 캐릭터가 늘어나면 이용자들도 반기겠지만 터키에 집중하다보면 다른 지역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터키 뿐 아니라 중국, 남미 등 다양한 지역의 캐릭터와 맵들을 글로벌 서비스에 모두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신 현지화 콘텐츠를 개발할 경우 현지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스토리와 디자인 면에서 공을 들였다. 터키인 캐릭터는 터키 특수부대의 상징인 적색 베레모를 쓰고 늑대로 변신할 때도 터키 신화에 등장하는 '회색 늑대'로 변신한다.

터키 이스탄불의 중심가인 탁심광장도 광장 한 가운데 있는 건국자들의 동상이 전자기장의 장벽에 둘러쌓여 직접적으로 총이나 폭탄에 맞지 않는다는 설정을 집어넣어 현지 이용자들이 전장으로 변하는 것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울프팀 1.7버전으로 한국·중국시장 재도전"

2007년 출시된 게임이 세계적으로 약 34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소프트닉스에서 '울프팀'은 아직 새 출시작 이상으로 손볼 곳도 많고 갈 곳도 많은 게임이다.

소프트닉스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한 한국, 중국 시장에 새로운 콘텐츠로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한국의 경우 한게임과의 서비스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채널링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별 동시접속자수가 1천명 안팎에 이르는 수준이다.

'울프팀'은 올 여름 대만에도 진출한다. 오는 6, 7월경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으로 9월부터 상용화 서비스가 진행된다.

"한국·중국 지역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앞으로 3년 정도는 준비도 많이 하고 인력도 대거 투입해서 바깥부터 안쪽까지 완전히 바꿀 계획입니다. '울프팀' 1.7버전이라고 해야할까요. 현재 그래픽을 개선하고 AI(인공지능) 모드를 추가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AI 모드를 선보일 계획이고 기존 FPS에선 없었던 콘텐츠도 시도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김재선 부장은 90년대 SI업계를 거쳐 KPK엔터테인먼트, 이야소프트 등에서 캐주얼게임과 MORPG를 개발했다. 중국 퍼블리셔의 계약 불이행, 중소 게임개발사의 자금난 등 국내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모두 경험한 끝에 '울프팀'을 만났다.

"원래 소프트닉스에 입사할 때는 북미PM 자리를 지원했었는데, 며칠 뒤에 울프팀사업부 팀장으로 다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가 왔죠. '울프팀'이 처한 상황은 좋지 않았고, 저도 FPS는 한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3년간 생각한 것들이 시장에서 잘 맞았고 매출도 많이 성장하고 터키에서 좋은 배급사도 만나서 골고루 잘 되니까 좋네요."

김재선 부장은 '울프팀'을 통해 이용자들이 균형성이 잡힌 게임이 아니라 오히려 불균형한 상태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역할수행게임(RPG)에서도 모든 캐릭터들이 파워도 같고, 역할도 같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부분유료화 게임은 기본적으로 균형이 안 잡혀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수요를 잘 파악해서 원하는 것을 제공해 주는 것이 매출과 동시접속자수를 함께 올리는 방법이에요. 타이밍을 잘 잡아야하죠. '울프팀'은 100% 기간제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어서 이 게임이 한계라고 생각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울프팀'에선 주로 인간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이용자와 늑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것이 달라요. 인간 쪽에 유리한 아이템을 출시하면 인간들이 신나서 아이템을 막 사기도 하고, 늑대 쪽에 유리한 아이템을 출시하면 반대로 늑대 이용자들이 좋아하기도 하죠. 아이템이 출시될 때마다 커뮤니티나 게시판을 통해 이런 이용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스탄불(터키)=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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