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8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후 2시께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새누리당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의 기자회견이 예고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회견장 앞까지 왔던 문 당선자는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은 문 당선자를 쫓아 뛰어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쫓고 쫓기는 추격(?) 속에 결국 문 당선자는 국회 경내 도로 한복판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하지만 문 당선자는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한 마디도 답하지 않은 채 미리 마련된 회색 승용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몰려든 기자들이 차량을 막아선 채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기를 십여분. 결국 문 당선자는 차량에서 내렸다.
어렵게 입을 연 문 당선자는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당선자는 "보도자료를 준비했고 그 내용을 말씀드리러 온 것"이라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대 판단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저도 기다릴 것이고 논문은 표절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문 당선자는 '탈당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당연하다"고 확인했다. 이어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이 그렇게 (국민대 판단을 보고 결정한다고) 말했는데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던 중 문 당선자는 "제가 질문 하나 드릴게요. 정세균 대표 논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문 당선자는 "참고문헌을 안 달았다고 뭐라고 하는데 참고문헌을 달았다면 표절이 아닌 것이냐"라며 "정세균 대표에게는 왜 의혹을 제기하지 않느냐. 왜 나한테만 표절 의혹을 제기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 당선자는 "그분(정 의원이) 탈당하신다면 저도 (탈당에 대해) 심대하게 고민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문 당선자는 박사 학위 논문이 오·탈자까지 똑같은 문제에 대해선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다 보면 그럴 수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되물었다.
문 당선자는 이 처럼 기자들과 10여분 간 실랑이를 벌인 끝에 "국민대에서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긴 채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뒤 국회를 떠났다.
<사진=새누리당>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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