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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메타,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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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악화로 회사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던 모바일 프로세서 제조업체인 트랜스메타(Transmeta)가 서서히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그 동안 주력 사업인 모바일 정보기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트랜스메타는 최근 이 부문이 확대 기미를 보이면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

◆ 위기의 트랜스메타, 회생 가능성 제기

저전력/저발열 모바일 프로세서인 크루소(Crusoe)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트랜스메타는 다른 분야와 달리 진입 장벽이 높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 뛰어든 신생 벤처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어왔다.

특히 리눅스의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가 입사하면서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 2000년 11월 나스닥 시장에 주식을 공개 당시, 첫날부터 공모 가격인 21달러의 2배인 주당 40달러에 거래되는 등 실리콘밸리 벤처 열풍을 주도한 기업 중 하나였다.

그러나 2001년 중반기 이후, 신제품 출시 지연과 잇단 판매율 하락, 그리고 크루소 프로세서를 채택하는 PC 제조업체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으면서 나락의 길로 빠졌다.

트랜스메타는 지난 2001년 4분기 동안 당기 순손실만 2천3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1분기에도 2천270만 달러의 적자를 입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트랜스메타의 주가는 불과 2달러 50센트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과 누적 적자 때문에 올 들어 끊임없이 인수합병 설에 시달리는 등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상태. 하지만 기술 분석가들과 투자가들은 트랜스메타의 투자 가치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트랜스메타가 아직 2억1천만 달러가 넘는 현금 보유고를 자랑하고 있으며, 기반이 탄탄한 기술업체라는 점. 그리고 모바일 정보기기 시장이 점차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트랜스메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이다.

◆ 타블렛 PC에 크루소 프로세서 채택 가능성 커

퍼시픽 그로스 이퀴티스의 분석가 브라이언 앨거(Brian Alger)는 트랜스메타의 추락이 실제보다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연기됐던 신형 크루소 프로세서의 양산에 들어갔고 1분기 실적 역시 증권가 전망치보다는 웃돌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올 2분기 실적 역시 이미 당초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으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지난 해 같은 추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앨거의 전망이다.

특히 앨거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타블랫 PC(Tablet PC)에 트랜스메타의 크루소 프로세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이다.

앨거는 "현 시점에서 타블렛 PC가 요구하는 사양과 저전력 성능에 만족하는 프로세서는 크루소 밖에 없다"며 "조속한 제품화를 원하는 MS 입장에서 크루소를 타블렛 PC의 주 프로세서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빌 게이츠 회장이 세빗(Cebit) 전시회에 출품됐던 타블렛 PC에는 트랜스메타의 크루소 프로세서가 탑재된 바 있다.

그러나 타블렛 PC 시장을 노리는 업체는 트랜스메타 뿐 아니다. 전통적으로 MS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텔 역시 지난 4월, 코드명 바니아스(Banias)로 불리는 모바일 프로세서를 선보여 트랜스메타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타블렛 PC에 크루소 프로세서가 채택되는 것을 떠나 타블렛 PC 자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 기존 노트북 PC 시장 확대도 중요한 열쇠

그래이험 파트너스의 분석가 할 베리(Hal Berry)는 "타블렛 PC는 설만 무성할 뿐 아직 실체가 없는 제품"이라며 "트랜스메타가 회생하는 길은 타블렛 PC보다 기존 노트북 PC 제조업체들이 크루소 프로세서를 더 많이 채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델이나 게이트웨이 같은 대형 업체들이 크루소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브 노트북 PC를 대량 생산하게 된다면 트랜스메타의 주가는 2배 이상 뛸 것이라는 게 베리의 의견이다.

트랜스메타가 델 같은 대형 업체들로부터 수주를 받기 위해서는 대량의 주문을 정확히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한다. 그러나 전량 외주 생산에 의존하고 있는 트랜스메타가 제대로 된 납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아직 의문이라는 게 대다수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트랜스메타를 견제하는 인텔과 AMD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PC 제조업체들이 쉽게 크루소 프로세서를 대량 주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크루소 프로세서는 소니나 후지쯔 같은 일본 PC 제조업체들만 일부 채택했을 뿐 델, IBM, 컴팩, 게이트웨이, HP 같은 미국 업체들은 아직 크루소 프로세서를 채택한 실적이 없다.

컨설팅 업체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트지스의 팀 바자린(Tim Bajarin) 사장은 "타블렛 PC 시장 공략이든 기존 노트북 PC 시장 확대든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최대 당면 과제"라며 "최근 모바일 정보기기 시장이 확대되면서 트랜스메타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추현우기자 fineapp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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