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1, 2차에 걸쳐 4·11 총선에 나설 102개 지역 후보자 공천 작업을 마치고 35개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한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의 대다수가 친이계여서 향후 후폭풍이 예고된다.
5일 발표된 81명의 2차 공천자 명단에 따르면 친이계 핵심으로 꼽히는 조해진(경남 밀양)·김영우(경기 포천·연천), 정병국(경기 여주·양평·가평)은 공천이 확정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친이계 4선인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을 비롯해 강승규(마포갑)·권택기(광진갑)·진성호(중랑을)·윤석용(강동을)·장광근(동대문갑)·조진형(부평갑)·백성운(경기 일산동구)·이화수(경기 안산 상록갑)·권경석(경남 창원갑)·윤영(경남 거제) 의원 등이 낙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종로에 도전장을 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 포항북에 나선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도 고배를 마셨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군현 의원 등 친이계 일부는 경선을 치르게 됐지만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 오전에는 전여옥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 신지호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 진수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동갑 등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이들의 공천도 불투명하다.
이에 친이계 의원들은 '공천 학살'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여론조사 결과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일부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집단 행동에 나설 기세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되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컷오프'에 해당된 것도 아니고 현역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나왔고 여론조사도 좋았는데 왜 전략지역인가"라며 "이것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그릇"이라고 박 비대위원장을 정면 겨냥했다.
다만 전 의원은 "이런 보복을 다 각오하고 쓴소리를 한 것이고 후회 없다"면서 "저는 구질구질하게 정치하지 않겠다. 절대로 무소속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낙천하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지호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1, 2차 여론조사 결과를 알아본 결과 1차 현역 교체지수에서 중간점수에 해당하는 1.6점을 받았고, 2차 선호도 조사에서는 당내 타 후보를 28% 격차로 따돌렸다"며 "이번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이어 "이러니 밀실공천, '친이계 학살'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공천위가 투명하고 떳떳하려면 당사자에게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수희(사진) 의원도 "여러 믿을만한 소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저는 '컷오프'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마치 '컷오프' 대상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이어 전략지역으로 발표하는 것에 뭔가 배경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 "이 모든 의혹을 씻어주려면 '컷오프'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로에 도전했던 이동관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불공정 공천시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바 있으며, 1차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된 경기 과천·의왕 안상수 전 대표도 무소속 출마와 함께 무소속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해당 지역에 출마하거나 집단 탈당, 보수진영 신당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와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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