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틱'하면 '톡'되는 모바일메신저 '틱톡'. 지난해 7월 말 서비스 시작 5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1천200만 건을 돌파했다. 1위 카카오톡과 2위 마이피플을 무섭게 추격중이다. 1천만 다운 돌파시기를 보면 카카오보다 빠르다.
최근 종로 인근에서 틱톡을 개발한 김창하 매드스마트 대표를 만났다. 개발자 특유의 수수한 옷차림과 수더분한 머리, 꾸미지 않은 말투. 첫 인상은 말 그대로 개발자다. 김창하 매드스마트 대표는 카이스트 양자·원자력 공학과 97학번 출신이다. 네오위즈와 첫눈, NHN을 거친 특급 프로그래머로 분류된다.
이 회사에 투자한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대표는 김 대표를 일컬어 "굳이 분류하라면 '천재'에 속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장 대표는 "대단한 기술적인 역량을 가졌기 때문에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인물이 될 수도 있다"고도 평가했다.
김 대표가 틱톡을 처음 구상한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모바일메신저 시장은 카카오톡이 대세였다. 여기에 마이피플, 올레톡 등 대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였다.
대기업들이 진출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신생벤처가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도전장을 내밀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터. 그러나 김 대표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대기업에서도 일해 봤지만 대기업은 의사 결정이 느리다"며 "그들은 이런 게 여러 서비스 중 하나지만, 우리는 틱톡 하나에만 올인할 수 있으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틱톡 이용자들은 '속도가 빠르다'고 말한다. 단기간에 이용자를 끌어 모은 비결이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1천 만을 모았다. 김 대표를 포함한 12명의 직원들이 밤낮없이 일한 성과다. 차별점도 있다. 메신저와 페이스북의 사이 쯤이라고 할까. 메시징 기능과 커뮤니티의 중간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래서인지, 10대와 20대 등 모바일 세대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김 대표는 남들보다 빠른 속도의 비결도 귀띔했다. 메시지의 패킷 량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메시징 내용을 저장하지도 않기 때문에 서버 숫자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 "글쎄요, 경쟁사와 비교하면 수십분의 1 정도면 가능합니다."
12대 남짓한 서버로 하루 6억 건이 넘는 메시지 전송 건수를 감당한다.
다른 모바일메신저에선 지원하지 않는 멀티디바이스 기능도 구현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기기를 제어할 수 없는 오류도 예기치 않게 발생했지만 이 또한 수정 조치를 취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여러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지금까지 틱톡을 서비스하는 동안 서버회사의 실수 외에는 단 한 차례도 오류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자심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모바일메신저 분야는 수익모델 고민을 피해갈 수 없다.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만, 틱톡 역시 다른 모바일메신저 기업처럼 마땅한 수익이 없다. 가입자와 초기 본엔젤스로부터 투자받은 3억5천만원이 재산의 전부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기자의 스마트폰에 틱톡을 내려 받는 과정에서 휴대폰 인증번호가 수신이 안됐다. 확인결과 건당 20원 하는 문자 인증 사용료를 미납했다고 한다. 그는 "신생 벤처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드렸네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첫눈과 NHN에서 검색 관련 개발을 맡은 경험이 있다. 틱톡에서도 검색 기능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프로필에 입력한 키워드를 검색할 수 있는 방법도 있고요. 키워드 검색을 통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고 필요한 정보를 가진 이들과 연계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틱톡이 잘나가다보니 외부 콘텐츠 업체들로부터 제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이다.
틱톡은 커뮤니티 서비스 '모임' 기능과 '구름'을 특화해가고 있다. 모임과 구름 기능은 쉽게 말하면 전화번호 기반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해 커뮤니티로 틱톡을 발전시킬 겁니다. 이용자들에게 그런 스토리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겁니다. 당장은 틱톡만 생각하느라 다른 데 신경쓸 틈은 없어요."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