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남 기자] #. 2015년 서울의 한 가정집. 전업주부 김새롬 씨는 집안에 설치된 스마트미터기(Smart Meter, 실시간 전력량계)를 들여다 봤다.
월말이 다가와 그동안 사용한 전력량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김 씨는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지난달 보다 전기를 15%나 절감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씨가 전기사용량을 줄여서가 아니다. 모두 스마트 그리드(지능형전력망) 덕분이다.
김 씨는 스마트그리드를 설치한 이후부터 남편이 주로 이용하는 전기승용차 충전을 종전 초저녁에 했던 것을 전기 전기 요금이 상대적으로 가장 저렴한 새벽 시간대에 진행했다.
김 씨는 스마트 그리드 덕분에 전기를 아껴쓰게 되면서 1년 전 옥상에 설치한 소규모 태양광발전기로 생산,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한국전력에 되팔고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보편화된 가까운 미래의 한 가정의 모습이다.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 전력사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망을 디지털화하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고, 전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전력 IT인 셈이다.
지난 9.15 정전 사태로 국내 스마트 그리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지경부는 스마트그리드 제주 실증단지 구축에 오는 2013년 5월까지 모두 234억원을 투입한다.
이에 앞서 지경부는 1차 실증단지 구축(1999년 12월∼2011년 5월) 기간 스마트미터기 설치, 요금제 설계, 송배전 설비 구축 등 인프라 구축에 300억원을 사용했다.
이번 2단계 사업에서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한 효과 검증과 비즈니스 가능성 등을 타진하게 된다고 지경부 측은 설명했다.
제주 실증단지는 제주시 구좌읍과 시 일부 지역 6천호에 스마트그리드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지경부는 오는 16일부터 사흘간을 '스마트 그리드 주간'으로 정하고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예산 등을 공개한다.
◆'스마트 그리드' 주간 열고, 추진 계획·예산 등 공개
여기에 한국전력은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오는 2030년까지 모두 8조원을 투입한다. 한전은 송·배전설비 지능화, 스마트미터(기) 교체 등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매년 4천억원을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제도 정비, 국내외 표준 제정과 실증이 끝난 스마트 기기의 확대 설치와 운영을 위한 세부계획도 오는 12월 말까지 수립하고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러시아, 동남아, 남미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경부에서 스마트 그리드 사업을 맡고 있는 이경훈 사무관은 "내년 스마트 그리드 사업 예산이 아직 국회에서 확정되지 않아 밝힐 수는 없다"면서 "지경부는 스마트 그리드 조기 정착을 위해 민관이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 실증단지 구축을 맡고 있는 이도안 사무관은 "지경부가 오는 2013년까지 2차 사업을 통해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실효성을 검증하는 만큼, 조만간 전국적으로 스마트 그리드 구축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월 정부는 지능형 전력망의 구축·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마련하는 등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전기차 충전을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새벽 시간대에 할 수 있다. 과천 시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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