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반대하면 反美?'...민주, 靑 정무수석 편지 성토

[채송무기자] 청와대 김효재(사진) 정무수석이 여야 의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한미 FTA 반대 측을 '반미주의자'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강력 반발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ISD와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니까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이 한미 FTA 강행처리 으름장을 넘어 한미 FTA 반대 세력을 반미주의자·친북주의자로 몰아세우고 있다"며 "전형적인 메카시즘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효재 정무수석의 편지는 청와대가 한나라당에 날치기 돌격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숫적 힘으로 한미 FTA를 밀어붙인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 역시 "청와대 정무수석의 서한은 FTA에 색깔론을 입혀 FTA를 반미 선동의 도구로 의도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FTA에 반대하면 반미주의자·친북주의자로 몰면서 강행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매우 위험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정무수석은 국회와 청와대의 관계를 조율하는 자리이지 정견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닌데 김효재 정무수석은 편협적이고 극단적인 사고를 드러냈다"며 "정무 수석의 이 같은 편지는 청와대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극우 보수 세력을 위한다는 말을 듣기에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정무수석은 7일 의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투자자-국가 소송제도는 미국에 투자한 한국 자본에게도 적용되는 규정인데 이에 대해 우리 사법 주권을 미국에 넘겨주는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일부 인사들이 하면서 FTA가 반미 선동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정무수석은 "그동안 아무런 문제제기를 않다가 이번에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서 그들의 진짜 공격 목표가 ISD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ISD는 한나라당의 정체성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여당의 강행 처리를 독려했다.

김 정무수석은 "한나라당은 정치적 민주주의, 경제적 자본주의, 자유로운 무역을 이어받은 정통 보수 정당"이라며 "그런 면에서 자유 무역과 투자 보장의 근간인 ISD는 타협이나 협상의 대상이 아닌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라고 말했다.

김 정무수석은 "가치는 타협으로 변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싸워 획득하는 것이고 온 힘을 다해 지키는 것"이라며 "더 이상 한 순간도 지체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온 것으로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개방 국가로 갈 것인지 국제사회에서 동떨어진 외톨이로 남을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한미 FTA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