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한미 FTA '충돌' 전운 감돌아

[문현구기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10일 열릴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 앞서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오늘 (8일) 예산심사 소위 이후에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를 시도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속속 전해지고 있다.

'충돌'을 예고하는 징후도 보인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FTA는 이젠 더이상 늦추기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점검해보고 처리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회 외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외통위 전체회의장 점거사태를 여러 차례 비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상임위원장이 여는 곳이 상임위다. 다른 장소에서 (회의를) 하면 된다"며 회의장 변경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에 대해 야당 측은 '항전'을 불사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많은 시민이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는 결코 안된다고 하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급할 것 없다. 내년 다음 정권에 처리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민주당 입장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진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대안을 대폭 수용하고 특히 ISD 폐기를 위한 재협상 요구를 받아올 때에야 예산국회가 정상 가동될 수 있을 것이다"며 한나라당의 비준안 처리에 쉽게 응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청와대는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 양측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김효재 정무수석은 한나라당 의원 전원에게 한미FTA 비준안 처리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민주당에 대해선 반대의 최선봉으로 꼽히는 정동영 최고위원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