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첫 TV토론 '약점 공략' 大접전

[문현구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야권통합후보가 첫 TV 토론회에서 '약점 공략'을 주제 삼아 대접전을 펼쳤다.

두 후보는 10일 밤 SBS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해 치열한 논쟁을 치렀다.

첫번째 주제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 등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사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박원순 후보는 나경원 후보에게 "세빛둥둥섬 지분을 매각하고 예술섬은 민자유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민간이 투자할 가능성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이미 한 것을 원점으로 돌릴 수는 없다.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강남북 균형발전 문제를 놓고서도 의견 차이를 보였다. 나경원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非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연한 규제 완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원순 후보는 "재건축 규제완화는 전월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이명박 전 시장의 뉴타운 사업에서 보듯 많은 세입자가 쫓겨나고 투기가 조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규제완화가 이뤄질 경우 세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다는 주택 소유자들의 권한 행사를 통한 투기 조장에 초점을 맞춘 공격이었다.

이에 나 후보는 "노원구와 도봉구에 지난 1985년~1991년 사이에 많이 지어진 아파트 지역을 가봤느냐.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해한다"며 자신의 공약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박원순 후보가 내세운 '임대주택 8만호 건설' 공약에 대해 공방전이 펼쳐졌다.

나 후보가 "SH공사 부채가 많은데 어떻게 8만호를 짓겠느냐. 구조조정만으로는 안되고 지을 땅도 없다"고 비판했으며, 박 후보는 "SH공사가 보유한 마곡지구 땅 매각과 용산업무지구 투자 정리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가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로 활동하면서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문제가 주제로 나오자 뜨거운 토론이 됐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100억원대 재벌 후원금을 받았다는 비판이 많다. 금액은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자발적이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하다. (박 후보가) 2004년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를 맡았었는데 참여연대와 경실련도 들어가 있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자발적이지 않다는 근거가 어디 있느냐. 근거 없이 말하는 것은 시민들이 싫어하는 구태정치의 한 모습이다"고 반박했다.

계속해 나 후보가 "(2002년 이후 시민단체) 지위를 겸직한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의장을 맡았다"며 재차 공격하자 박 후보는 "운영위원장이었다. 운영위원장이 맡았다고 기업이 강제로 돈을 내느냐"며 맞받아쳤다.

'야권 통합후보'의 의미에 대해서도 날선 토론이 이어졌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안철수 바람을 타고 갈 때는 정치권을 비판하더니 단일화과정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업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이 벌여놓은 어마어마한 실정을 심판한다는 측면에서 야권과 시민사회가 일치한다"며 통합후보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두 후보는 11일 밤 KBS 1TV 토론회를 통해 '2차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