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한국 조선산업의 후방을 책임지는 업체 케이에스피가 매출 3년 내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해 중견기업부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덕윤 케이에스피 부사장은 지난 16일 기자와 만난자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어셈블리(배기밸브)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끊임없이 R&D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케이에스피의 주력 생산품은 선박엔진의 핵심부품인 밸브 스핀이다. 현대중공업의 물량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으며 두산엔진 등 다른 대형 선박엔진 업체도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다.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선박엔진 부품 제조를 위해서는 원 설계회사의 제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케이에스피는 세계 시장의 89% 차지하고 있는 두 글로벌 업체로 2003년 승인을 받았으며 10여 개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원가를 20% 가량 절감할 수 있는 '마찰압접공법'은 케이에스피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엔진용 배기밸브 스핀들은 헤드와 봉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두 부분을 다른 소재로 제조해 접합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스핀들은 헤드와 봉 모두 고강도의 같은 소재로 사용했으나 이 기술을 통해 굳이 고비용의 소재가 필요치 않은 봉 부분을 저비용의 소재로 교체할 수 있게 됐다.
높은 기술력과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케이에스피는 지난 2분기 적자를 냈다. 이유는 기업사냥꾼에 의해 발생한 채무 때문이다.
2007년 지분을 대거 사들인 기업사냥꾼에게 경영권이 넘어갔고 이들이 회사 명의를 이용해 1천억원에 가까운 채무를 발생시켰다. 이로 인해 케이에스피는 지분인수와 횡령으로 2008년 362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이후 2008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케이에스피는 지난해 한국공작기계에 인수되면서 회생절차를 완료하고 코스닥 관리종목에서도 해제됐다. 한국공작기계는 선박 부품을 제조하는 중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부품업체인 케이에스피를 인수, 합병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공작기계 출신으로 지난해 부임한 김덕윤 케이에스피 부사장은 "현재 케이에스피를 인수한 한국공작기계는 44년의 업력을 가지고 자회사인 한국전기에서만 연매출이 300억원 가까이 발생하는 탄탄한 기업"이라면서 "부품업체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인수를 한 만큼 앞으로 케이에스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 등으로 100억원 규모의 재판들이 진행중인 점은 투자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지난 2분기 발생한 11억원 적자는 재판에서 패소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앞으로는 추가적인 소송비용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에서 이길 경우 충당금이 순익으로 다시 환입될 수는 있어도 비용이 더 발생하는 일은 없다는 것. 실제로 1분기에는 승소 확정과 재판의 수익인식으로 7억원의 기타수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케이에스피의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60억원과 7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55.3%, 77.3%씩 증가한 수치다. 회생절차 당시 거래를 중단했던 일부 매출처들이 다시 거래를 재개하고 조선산업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매출액이 꾸준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양증권 이동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케이에스피의 기술적 독점성과 매출증가추세를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소송이나 전방산업 경기에 의한 영향이 제한적이며 최근 주가하락에 따라 올해 실적대비 주가수익비율 7.0, 내년 실적 대비는 5.7로 무난한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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