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기자] "사람들은 보긴 하지만 눈여겨보지는 않아, 듣긴 하지만 귀 기울여 듣지는 않아. 알긴 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해."
한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미래를 예지할 수 있는. 그러나 그녀가 말하는 미래를 다른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과연 이 소녀의 특별한 능력은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이 전자책으로 나왔다. 베르베르는 익히 한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프랑스 작가. <나무>를 비롯해 그 유명한 <개미>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상상력과 긴장감 있는 스토리 전개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작가 중 한명이다. 상상력까지 보태지면서 읽는 내내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한다.
저명한 학자인 엄마, 장관을 지낸 아빠!
카산드라 카첸버그는 이집트의 오페라 극장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면서 엄마와 아빠를 잃고 만다. 고아 학교에 보내진다. 카산드라는 그러나 폭발 이전의 기억이 전혀 없다. 차츰차츰 그녀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 네 명의 노숙자를 만난다. 이들은 정부가 만든, 지금은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쓰레기 소각장에 산다. 네 명의 독특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외인부대, 에로배우, 아프리카 주술사, 컴퓨터 천재 등. 그들은 냄새 지독한 쓰레기 더미에서 그들만의 규칙을 가지고 살아가고, 이곳에 카산드라가 나타난다.
카산드라는 각종 테러에 대한 예고를 하고 이들 네 명은 테러가 일어나기 전 해결을 모색하는 영웅으로 거듭난다. 베르나르의 한국 사랑이 얼마 만큼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노숙자 중 한 명인 컴퓨터 천재는 탈북자인 '김예빈'으로 나온다. 한국인을 소설 속 캐릭터로 삼을 만큼 그의 한국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미래를 예견하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로또 번호를 미리 안다면 그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야. 하지만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아. 로또 번호는 대환영이지만 테러는 아니지."
미래는 언젠가는 찾아오는 시간임을 누구나 안다. 사람들은 장밋빛 미래를 좋아하지만 우울한, 불행한 미래는 거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카산드라의 거울>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미래를 예견하는 것은 행운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미래는 현실을 보되 눈여겨보고, 귀로 듣되 귀 기울여 듣고, 현실을 알되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신나는 시간이지 않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에 사는 우리들은 현실을 눈여겨보지 않고, 귀 기울이지 않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동일선 상에 놓여있는 시간적 문제이다. 그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소중한 시간일 것이다.
장르: 소설저자:베르나르 베르베르(임호경 역)출판사: 열린책들가격:5천600원
◆이주의 추천 전자책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 운명을 바꾸는 책읽기 프로젝트>장르: 자기계발저자: 이지성, 정회일 출판사: 다산북스가격: 9천100원
독서를 통해 내면의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씨름하던 사람에서 그 반대의 사람으로, 꿈의 성취를 믿고 싶어서 발버둥 치던 사람이 꿈의 성취를 확신하는 사람으로, 소위 성공자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으로 완벽하게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산 증인인 셈이다. <독서 천재 홍 대리>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독서 미션들은 이러한 저자의 경험에서 탄생했다. 자기계발서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독서법을 통해 인생의 변화를 느낀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독서와 인생변화 이야기를 부록에 간략히 담고 있다.
<한 권으로 보는 꼴>장르: 만화저자: 허영만, 신기원출판사: 위즈덤하우스가격: 9천660원
허영만 화백이 관상학의 대가 신기원 선생 밑에서 5년여의 공부를 마친 끝에 관상에 관한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발췌해 엮은 책. 병치레 없이 오래 사는 사람의 비밀, 돈을 버는 사람과 지키는 사람, 남편 월급봉투 두둑하길 바란다면, 잘되는 회사 사장의 조건,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 사람의 비결, 나는 어떤 업무에 어울릴까?,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 자주 듣고 싶거든, 마음 착하고 지혜로운 배우자를 얻는 방법 등 관상 이론과 허영만 화백 특유의 재치 있는 스토리와 그림이 재미를 더한다.
<매그레 시리즈 10 - 게물랭의 댄서>장르: 소설저자: 조르주 심농출판사: 열린책들가격: 6천원
여느 추리 소설의 주인공과 다르게 단순히 범인을 밝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사건 이면에 숨은 진실과 그에 얽힌 인물들의 심리와 욕망을 파헤치며, 때로는 준엄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범인을 대하는 매그레 반장의 인간적인 모습은 전 세계 독자들을 열광케 해왔다.
<화이트 타이거>장르: 소설저자: 아라빈드 아디가출판사: 베가북스가격: 6천원
모든 인간이 본질적으로 갈구하는 꿈에 관한 소설. 영혼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며, 아름다움에 눈을 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관한, 강렬하고 거칠고 블랙 유머로 가득한 내러티브다.
<길에서 행복해져라>장르: 시/에세이/기행저자: 신정일출판사: 상상출판사가격: 7천800원
여러 갈래로 뻗은 길 위에서 저자는 무수히 길을 잃었고, 그로 인해 크나큰 절망에 빠졌다가 새로운 길을 찾기도 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나에게 길은 학교이자 도서관이었고 스승이었다. 이 책은 그 길 위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 모든 사물 그리고 시간 속에서 기억되었다가 소멸되어가는, 말하자면 '길에 대한 이야기'이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장르: 소설저자: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출판사: 이덴슬리벨가격: 6천500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점령하에서 5년의 세월을 견뎌야 했던 채널제도의 건지 섬 사람들의 이야기를 편지글 형식으로 생생하게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면서 인기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줄리엣이 출판사 발행인 시드니, 절친한 친구 소피, 독특하고 유쾌한 건지 섬 사람들 10여 명과 주고받는 168여 통의 편지는 문학과 사랑, 우정, 인간성의 힘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구경꾼들>장르: 소설저자: 윤성희출판사: 문학동네가격: 6천원
차미령 문학평론가는 <구경꾼들>을 두고 "한 장의 가족사진. 여덟 명의 사진 속에 그 몇 곱의 사람들이 지나온 자취가 포개져 있는 사진. 한 자리, 한자리, 비워진 자리가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간직되는 사진. 수십 통의 편지 수백 통의 엽서 이편과 저편의 삶이 이어져 더 이상 우연이 아닌 이야기"라고 평했다.
<파타고니아>장르: 시/에세이/기행저자: 브루스 채트윈출판사: 달과소가격: 5천120원
이야기는 저자가 소년 시절 보았던 가죽 한 조각에서 시작된다. 파타고니아에서 왔다는 그 동물의 가죽 조각은 곧 없어지지만, 소년 채트윈의 마음은 이미 파타고니아의 묘한 마력에 사로잡혀 있었다. 30대 중반, 마치 운명처럼 채트윈은 파타고니아로 떠난다.
<책쾌 송신용 - 평생을 책과 함께한 마지막 서적 중개상>장르: 인문저자: 이민희출판사: 위즈덤하우스가격: 6천300원
마지막 서적 중개상이라 할 수 있는 송신용의 삶과 함께 구한말 이후 서적 유통 현장의 모습을 함께 이야기한다. 구한말 이후 우후죽순처럼 세워진 민간서점 등의 영향으로 과거와 같은 서적 중개상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도 한국전쟁 이후까지 소수의 특정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며 흥정하고 매매하던 서적 중개상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종오 엠톡 편집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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