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에 통신 방송도 '마비'

'물폭탄'을 맞은 서울은 교통뿐만 아니라 통신과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그 피해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선 폭우가 쏟아진 서울 강남역 일대를 중심으로 27일 오전 일부 이동통신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경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정전과 이로 인해 이 부근 SK텔레콤 기지국의 전원이 차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SK텔레콤 기지국의 비상전원(배터리)가 즉각 가동됐지만 배터리만으로는 1시간여 밖에 버티지 못해 오전 9시 이후에는 기지국 전원이 완전히 방전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이 일해 SK텔레콤 가입자들은 통화불통에 따른 불편을 겪어야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한전 측의 정전 복구가 늦어지고 있어 자체 전력을 동원하기 위해 발전차가 정전된 기지국으로 접근했으나 침수 피해로 인해 이마저도 전원 연결이 쉽지 않았다"면서 "현재 발전차와 기지국을 케이블로 잇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 연결이 완료되면 곧 불통 상태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침수로 인해 일부 중계기가 피해를 입어 강남과 분당 등 폭우가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입자들의 통화품질이 크게 저하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소형 배터리마저 없는 중계기가 정전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한전 측에서 조속히 정전 사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지국의 디지털 신호 처리 부분(DU)을 별도의 중앙 집중국에 분리해 관리하는 기술을 도입한 KT는 강남 물폭탄 세례에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폭우로 인해 EBS의 방송까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되는 EBS 라디오 '모닝 스페셜'이 이날 오전 방송 시작 50여분 만에 중단됐다. 서울 우면산 일대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인근에 있던 EBS 우면산 방송센터에 토사가 흘러내려 전력 공급실이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대피했으며, 12시 현재 예비 전력으로 음악방송이 대체 송출되고 있다.

EBS에 따르면 현재 라디오뿐 아니라 TV 방송도 예비 전력으로 송출하고 있어 방송 전체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EBS 관계자는 "방송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KBS와 협력해 방송 회선을 다른 곳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방송이 끊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소셜네트워크(SNS)에서는 침수 피해 상황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강남역, 양재역, 신대방 등 침수피해가 큰 지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현장 파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날 오전 폭우로 인해 운행중지 됐던 경인선 오류동 침수 구간에 대한 소식과 구로역 천안신창 방면 선로아래 자갈이 무너졌다는 트윗은 빠른 속도로 리트윗되며 출근길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한 트위터는 서울 폭우 현장 사진을 모아 올리며 "현장 파악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서울과 경기 중남부, 강원 중북부, 충청내륙, 부산, 경남 남해안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40mm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엔 호우특보가 발효됐으며 일부 지역에선 6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오전 11시 현재 춘궁(하남) 지역에 454.5mm의 가장 많은 비가 내렸으며 서울은 410.5mm가 내렸다.

/통신미디어팀 i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