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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도 없는데 아픈 '미병', 해법은 '체온'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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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열' 진단으로 당뇨, 이명 등 치료방향 도움

[정기수기자] 여름철만 되면 유독 더위를 많이 타거나 반대로 민소매를 못 입고 양말을 신을 정도로 손발 냉증과 통증까지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더 당황스러운 경우는 병원을 찾아 MRI나 CT를 찍어도 별다른 이상이 없을 때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미병(未病)'이라고 본다. 미병은 겉으로 보기에 특별한 질환이 없는 것 같아도 건강하지 않는 상태로 '건강'과 '질병'의 중간 단계다.

서양의학적 관점에서는 질병의 개념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한열·호흡·순환·대사·활력 기능과 상태를 진단하는 한방에서는 '건강→질병'으로 가는 '미병'도 질병에 속한다. '병은 없는데, 건강하지 않은' 미병일 때는 몸의 면역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아주 건강한 사람은 5%,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20%이며 나머지 75%가 '미병 상태'다.

이같은 '미병'을 진단하고 풀어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의계 전문가들은 '체열' 조절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은다.

사실 체열을 질병 검사에 최초로 활용한 사람은 의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히포크라테스'다. 그는 환자의 몸에 진흙을 얇게 도포한 후 빨리 건조되는 곳이 체표면의 온도가 높은 곳이며 그 곳에 질환이 있다고 추측했다.

현대에 와서는 컴퓨터 및 전자공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체열을 시각화하는 적외선 체열진단기가 개발됐고, 이를 다양한 질병의 진단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적외선 체열진단기는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미량의 적외선(8~12um의 파장대)을 감지해 신체의 이상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통증 및 질병 부위의 미세한 체온변화를 컴퓨터의 가시광선 스펙트럼 형태로 나타내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기기로 촬영을 하면 건강한 사람은 체열분포가 좌우대칭을 이루지만 통증부분에서는 체열이 높아지거나 낮아져 균형이 깨지게 된다. 노랗고 붉은색 계통일수록 열이 몰려 뜨겁고, 파랗고 어두울수록 차갑다.

실례로 당뇨병환자의 경우 말초순환장애로 손가락 끝이 저온증상으로 인해 파란색이나 검은색이 나타난다. 족부에는 궤양으로 인해 가운데 부분이 검붉은 빛을 띠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체열진단은 ▲류마티스 ▲신경 질환 ▲알레르기 ▲만성통증증후군 ▲탈모 ▲이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진단기구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소리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매미, 기차소리 등 잡음이 들리는 '이명(귀울림)' 질환의 진단에도 유용하다.

변 원장은 "이명환자를 체열 진단하면 상당수가 상체부위 특히 머리와 얼굴 부위가 집중적으로 붉게 나타난다"면서 "체열이 안면부 가까이에 많이 몰릴수록 '이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명 치료 과정에서 체열진단은 치료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변 원장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운동량이 부족한 사무직 직장인들의 공통된 유형인 '상열허한형'의 경우 기운을 북돋는 것보다 우선 열을 식혀주는 처방이 우선"이라며 "만일 기운을 강화시키는 보약부터 먹는다면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체온 조절만 잘해도 우리 몸은 건강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긴 장마와 무더위로 인해 신체 리듬이 깨져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지나친 냉방기 사용을 줄이고 여성의 경우 장시간의 노출 패션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충분한 수면과 더불어 규칙적인 하루 세끼 식사와 굵은 소금을 이용한 족탕이나, 반신욕을 통해 몸 전체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노력을 생활화하는 것도 체열조절에 도움이 된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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