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심야 및 공휴일에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키 위해 정부가 추진해 온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가 사실상 무산됐다.
다만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을 늘려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구입 불편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을 위해 이달 중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현행 의약품 분류에 대해 재검토한다고 3일 밝혔다.
현행 의약품 분류 체계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약사만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다.
복지부는 의사와 약사,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중앙약사심의원회를 통해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을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의약품 재분류 뿐 아니라 약국 외 판매 의약품 도입 가능성과 필요성, 그에 따른 대상 의약품 품목, 판매장소와 방법 등을 종합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복지부는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심야나 공휴일에 겪을 수 있는 의약품 구입 불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현행 약사법은 약을 약국에서 약사에게만 구입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규정돼 있다.
복지부는 약사법의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특수장소 지정 확대 방안을 중심으로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검토했다.
이 방안은 심야나 공휴일 시간대에 24시간 의약품 판매가 가능한 곳을 특수장소로 지정하고 인근 약국의 약사가 특수장소내 대리인을 지정, 의약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약사회가 이 안을 수용하지 않아 실효성 있는 방안이 될 수 없다고 판단, 사실상 약국외 일반약 판매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키로 한 것이다.
앞서 약사회는 주 1회 밤 12시까지 약국을 운영하고 모든 약국은 의무적으로 월 1회 일요일에 문을 열겠다는 방안을 복지부에 제시했다.
평일에 자정까지 운영하는 당번 약국을 전국 4000개, 휴일 운영 당번 약국을 5000개로 확대하고,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상비약 보관함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해당 방안으로 심야, 공휴일 시간대 의약품 구입 불편사항이 상당 부분 해소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당번 약국 이행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당번 약국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약사회의 계획이 취약시간대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에 실효성이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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