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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북미 전자책 시장, 출판계 주류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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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소통, 전자책

최근 전자책을 하나 구매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문단은 엉망이었고 목차 또한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 책을 전자문서로 변환해 놓은 것에 불과했다. 이런 콘텐츠를 독자들로 하여금 읽게 하는 그 ‘무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심지어 작가의 e메일 조차 없었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따위’ 전자책을 내놓았는지 화가 치밀었다. 디지털 시대의 읽기는 달라야 한다.

디지털 시대 읽기의 가장 첫 목표는 ‘소통’이어야 한다. 그동안 작가와 독자는 서로 떨어져 있었다. 작가는 쓰고, 독자는 읽고?.오롯이 한 군데 앉아 작가와 독자의 소통은 치밀하지 못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읽기는 달라야 한다. 작가와 독자의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디지털 읽기’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나올 전자책의 큰 목표 중 하나가 돼야 한다.

두 번째는 멀티미디어적 기능이다.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여러 가지 멀티미디어적 기능-예컨대 작가의 동영상 인사말, 트위터로 연동하기, 작가에 곧바로 질문하기, 커뮤니티 형성 등-이 추가돼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읽기는 멀티미디어적 기능의 강화에 다름 아니다.

이번 엠톡 6월호에는 전자책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미국과 일본은 지금, 전자책 시장으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북미의 경우 전자책 판매량이 오프라인 책 판매를 앞섰다. 일본은 조 단위의 시장규모를 보여준다. 주변 디지털 기기의 향상도 전자책으로의 초대를 서두르고 있다. 대블릿PC는 물론,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진일보한 시스템 앞에서 독자들은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북미와 일본과 달리 국내 전자책 시장은 초기 걸음마 상태. ‘콘텐츠 코리아’를 외치기에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전자책의 지금과 미래를 통해 앞으로 우리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김상현(북미통신원)] 북미시장에서 전자책의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다. 아마존닷컴의 킨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다. 아마존닷컴의 베조스 사장은 “당초 예상한 2분기보다 더 빨리 전자책이 종이 책 판매량을 넘어섰다”라면서 “전자책이 마침내 출판 시장의 주류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기대하세요.”

북미 시장의 종이책과 전자책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사장이 컨수머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킨들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만한 자체 태블릿 컴퓨터를 내놓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짧은 대답이었다. 베조스 사장은 태블릿을 통한 전자책 독서의 인기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곧 킨들의 종말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독서에만 온전히 초점을 맞춘 기기의 중요성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시장에서 한 기기가 다른 기기를 죽여버린다는 뜻의 무슨무슨 ‘킬러’라는 표현을 나는 아주 싫어한다.”

베조스 사장은 e-잉크 디스플레이 기술을 쓴 흑백 킨들을 ‘독서가 핵심 목적인 전자책 기기’로 규정하며 ‘다용도’인 애플 아이패드나 경쟁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의 누크 컬러와의 차별성을 고집해 왔다.

한편 아마존 킨들은 지난 4월, 올해 말부터 1만1천개 이상의 미국 도서관들에서 킨들용 전자책을 빌려 볼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스앤노블의 누크와 소니 리더는 진작부터 이 기능을 갖고 있었지만 시장 점유율이 워낙 열세여서 그 파장은 별로 크지 않았다.

북미 지역, 킨들이 미국 전자책 67% 점유

북미 지역의 전자책 시장에서 아마존닷컴의 위세는 가히 절대적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10년 6월 현재 킨들이 미국 전자책 리더 시장의 67%를 점유하고 있다. 반스앤노블의 누크가 한참 뒤처진 22%로 2위다. 또 전자책의 전체 매출액 중 58%가 아마존닷컴의 몫이다. 그 뒤를 반스앤노블과 애플, 그리고 보더스가 각각 27%, 9%, 7%을 기록하며 아마존닷컴을 뒤쫓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의 투자은행이자 시장 분석 기관인 카리스 & 컴퍼니(Caris & Co.)는 지난 5월10일 아마존 킨들이 전자책 리더 부문의 최강자로 확고하게 자리잡았으며 킨들을 통한 매출액이 2011년 54억달러(약 6.5조원), 2012년 8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아마존이 지금까지 킨들 리더의 정확한 판매 규모에 대해 함구해 왔기 때문에 카리스 & 컴퍼니의 분석과 전망은 다른 주변 자료들로부터 유추한 것이다.

이 회사의 분석가인 산디프 아가르왈(Sandeep Aggarwal)은 아마존 킨들을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인 전자책 기기’라면서, 2011년 전망치를 그처럼 높게 잡은 것은 킨들 하드웨어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전자책 시장의 확장세가 워낙 거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전자책은 5월 현재 94만여 권 규모로 세계 최대이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4만7천권의 신규 전자책을 온라인 서점에 추가했을 정도이다. 올해 1월27일 공개된 아마존닷컴의 2010년 4분기 매출 보고서에 따르면 킨들 3은 ‘수백만 대가’(millions) 팔려 아마존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아가르왈 분석가는 킨들의 생태계가 확장됨에 따라 킨들 이용자들은 단순히 전자책만 더 사는 게 아니라 신문, 잡지 등에 대한 정기구독, 액세서리 구입, 하드웨어 보증 패키지까지 구매하고, 종래에는 다른 데이터와 그림, 음악, 비디오, 이메일 같은 콘텐트 소비도 킨들을 통해 즐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다른 경쟁사들이 팔짱만 끼고 있을 리 만무하다. 전자책 시장의 ‘넘버 투’인 반스앤노블은 누크에 이어 컬러 누크를 내놓으며 아마존의 아성을 허물려 분투하고 있다. 전자책 매출액이 40억달러(약 4.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2013년, 그 중 25%에 이르는 10억달러를 반스앤노블이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대형 출판사와 시장 분석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독서 전용 리더보다는 아이폰, 아이패드, 그리고 다른 스마트폰의 앱(app)을 통해 전자책을 볼 공산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독서 전용 리더, 태블릿 등 하드웨어, 군웅할거

미국의 현재 출판 시장 규모가 240억달러(약 29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미국의 전자책 시장이 2013년에 40억달러 수준까지 높아지리라는 전망은 전혀 근거 없게 들리지 않는다. 전자책 시장의 증가율이 연 50% 대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반스앤노블이 그 중 25%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앱’ 변수뿐 아니라, 검색엔진 시장의 최강자인 구글이 ‘구글 에디션스(Google Editions)’로 전자책 시장에 본격 진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이 전자책 시장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자책 시장의 급속한 진화와 치열한 경쟁을 고려하면 반스앤노블뿐 아니라 아마존닷컴의 독점적 지위도 안심할 만한 상황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전자책 시장의 성장이다. 아마존닷컴의 독점적 지위가 계속될지, 반스앤노블이나 애플, 혹은 구글이 그 자리를 빼앗을지는 미지수지만 전자책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져 종이 책 시장을 넘어서리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전문 조사 기관인 IMS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 전자책 리더와 태블릿이다. 2011년의 경우 전자책 리더용 디스플레이는 전년도보다 120% 늘어난 2천620만대, 태블릿용 디스플레이는 261% 늘어난 6천8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전자책이 출판 시장 자체에 득보다 실을 안겨주리라는 전망도 주목할 만하다. 조사 기관인 IHS 아이서플라이(iSuppli)는 출판 시장이 “전자책 리더의 부상과 함께 장기적인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라면서, 출판 산업의 전체 매출액이 2014년까지 연간 3%의 비율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판산업은 음악과 영화 비즈니스가 겪은 것과 같은 기술 격변을 겪는 중”이라고 이 회사의 수석 분석가인 스티브 매더(Steve Mather) 씨는 말했다.

IHS 아이서플라이는 종이 책의 판매량이 연 5%씩 떨어지는 대신 전자책의 판매량이 늘겠지만 매출액 감소분을 채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2014년에 이르러 전자책은 미국 출판 매출액의 13%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준의 두 배 정도 되는 수준이다.

아마존닷컴에만 국한해 본다면 전자책 판매량은 이미 종이 책을 넘어섰다. 하드커버보다 더 많이 팔리기 시작한 것은 이미 지난해 7월부터이고, 올해 1월에는 115 대 100의 비율로 페이퍼백조차 넘어섰다. 페이퍼백 100권당 전자책은 115권이 팔려나간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공짜 전자책은 제외했다. 물론 아직 미국 시장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전세계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아마존닷컴의 베조스 사장은 그에 대해 “당초 예상한 2분기보다 더 빨리 전자책이 종이 책 판매량을 넘어섰다”라면서 “전자책이 마침내 출판 시장의 주류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M

북미 시장의 주요 전자책 리더 비교

킨들(Kindle) 3 : $139 (와이파이), $189 (와이파이, 3G)사양 6인치 E-잉크 스크린, 4GB 메모리, 무게 약 247g(커버 제외). 장점 아마존닷컴과 완벽 연계. 계정 하나를다섯 명까지 공유할 수 있고, 읽기 기능을 갖춘 전자책은 자동 읽기가 가능. 단점 아마존닷컴이 아닌 다른 출처로부터 전자책을 옮기기가 쉽지 않음. 전자책 표준인 이펍(Epub) 형식을 지원하지 않음. 웹사이트 http://amazon.com

소니 리더 포켓판(Sony Reader Pocket Edition) : $179사양 5인치 E-잉크 스크린. 2GB 메모리, 무게 약 156g. 장점 경쟁 제품들보다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간편. 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빌려볼 수 있음. 단점 무선 기능이 없어 USB 포트를 써야 함. 구입 가능한 전자책의 규모와 다양성에서 아마존닷컴보다 열악. 웹사이트 http://ebookstore.sony.com/reader

반스앤노블 누크(Barnes & Noble Nook) : $149 (와이파이), $199 (와이파이, 3G)사양 6인치 E-잉크 스크린, 4GB 메모리. 무게 약 326g. 장점 하단에 내비게이션 패널이 있음. 아마존 킨들보다 더 다양한 전자책 형식을 지원. 단점 킨들보다 다소 크고 무거움. 구입 가능한 전자책의 규모와 다양성에서 아마존닷컴보다 열악하다. 웹사이트 http://www.barnesandnoble.com

소니 데일리에디션(Sony Daily Edition) : $250 (3G)사양 7인치 E-잉크 스크린. 메모리 카드 별도 구입. 무게 약 350g. 장점 전자책, 신문, 잡지를 읽기 편리하도록 세로로 더 긴 모양. 단점 구독 가능한 신문과 잡지 가짓수가 킨들과 견주어 얼마 되지 않음. 웹사이트 http://ebookstore.sony.com/reader

킨들 DX (Kindle DX) : $379 (와이파이, 3G)사양 9.7인치 E-잉크 스크린. 4GB 메모리, 약 540g. 장점 신문과 잡지, 특히 PDF 파일을 보기에 좋음. 단점 다용도 아이패드 태블릿만큼 크고 무겁지만 기능은 독서에 한정. 게다가 흑백. 웹사이트 http://amazon.com

코보 (Kobo) : $149 (와이파이)사양 6인치 E-잉크 스크린, 1GB 메모리, 약 227g. 장점 구입할 때 100권의 고전 전자책이 들어 있음. 코보 온라인 서점을 통해 베스트셀러를 쉽게 구입. 단점 컴퓨터와 연결돼야만 전자책을 내려받을 수 있음. 웹사이트 http://kobobooks.com

팬디지털노블(Pandigital Novel) : $179 (와이파이)사양 7인치 컬러 스크린. 2GB 메모리, 무게 약 450g. 장점 컬러 스크린. 이메일과 웹 브라우징이 가능. 반스앤노블의 전자책 서점과 연결. 단점 무겁다. 단 두 가지 형식의 전자책밖에 지원하지 않음. 웹사이트 http://www.pandigital.net

반스앤노블 컬러 누크(Barnes & Noble Color Nook) : $249 (와이파이)사양 7인치 컬러 LCD, 8GB 메모리, 무게 약 450g. 장점 컬러 스크린. 다른 회사의 앱 설치도 가능. 단점 무겁고 배터리 수명이 짧음. 웹사이트 http://www.barnesandnoble.com

[출처: 쿠리어-저널, 2010년 12월 현재. 신문 기사의 내용에 필자의 의견을 더했다.]

/김상현 북미전문에디터 kevin.sh.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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