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삼성전자의 노트북 사업전략이 판매량 중심에서 제품 혁신 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당장의 성과보다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트북 사업이 마케팅 경쟁에서 탈피, 다양한 기술 혁신을 꾀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크롬 OS를 탑재한 노트북을 공개하는 등 시장 주류가 아닌 제품을 시도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이 아닌 시장을 선도할 '제품력'에 승부수, 기술 혁신에 보다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케팅-AS만 뛰어나다" 평가 바뀔까
그동안 삼성전자의 노트북 판매량은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켜왔지만 제품의 '혁신'면에서는 뒤쳐진다는 평이 우세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경쟁사들은 3D 노트북, 입체음향 노트북, 초슬림 노트북 등을 선보이며 앞다퉈 새로운 시도를 보여왔지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기존 수요에만 충실한 모습이었다.
'바비 에디션', '월드컵 에디션'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했지만 같은 제품의 겉포장만 바꾸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도 새로운 소재 및 디자인, 플랫폼 등을 제품에 적용하며 혁신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 곡선 디자인 '슬릭스타일'을 적용한 넷북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지난 분기엔 맥북에어 대항마로 불리는 항공기 소재의 초슬림 노트북 '시리즈9'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셔터 안경식(액티브) 3D노트북과 구글 크롬 OS를 탑재한 노트북을 공개했다.
판매 대수에 당장 큰 보탬이 되지않을 노트북 제품들을 쏟아내는 것은 삼성으로선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크롬 노트북의 경우 웹서핑 및 웹 기반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아직 웹기반 업무 환경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점유율 증대 효과보다 새로운 도전의 의미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젠 제품력으로 승부"
이는 삼성전자가 기존 방식으로는 시장 입지를 사수하는 데 한계를 느낀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50%에 육박했으나 점점 감소해 4분기엔 40%를 갓넘겼다. PC 전체로는 1년만에 40%대 점유율이 붕괴돼 3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노트북 사업은 제품 혁신 대신 마케팅과 AS 역량,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승부해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엔 삼성전자가 가격까지 낮춰 일시적으로 점유율이 급상승했으나 혁신적 신제품들이 봇물을 이루는 상황에서 한계에 부딪쳐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PC 사업을 해나가야 하는데 같은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해서는 이제 제품력으로 승부해야된다는 판단으로 새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발 자극' 분석도…"부품보유로 혁신 부담 적어"
일각에서는 애플발 혁신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뿐 아니라 노트북 사업에도 자극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이폰 출시이후 애플의 맥북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11월 맥북에어 신제품 출시 이후 판매량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
이후 출시된 삼성전자의 '시리즈9'은 초슬림-초경량이라는 맥북에어와 유사한 콘셉트며 SSD 탑재 등으로 속도를 크게 높인점도 닮았다는 평이다.
삼성이 이같은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메모리, SSD 등 노트북 관련 부품들을 대다수 자체 보유 하고 있어 새 시도에 대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업계 전문가는 "노트북은 마진이 낮은 제품이고 가격경쟁으로 인해 더 낮아지고 있어 시장 주류가 아닌 제품을 시도하기엔 위험 요소가 큰편"이라며 "삼성의 경우 부품들을 보유하고 있어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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