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2011년은 중국 게임 시장에 국산 총싸움게임(FPS)의 총성이 울려퍼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를 통해 수출한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시장에서 중국 온라인게임 사상 최고 동시접속자수 270만명을 돌파하며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게임하이의 ‘서든어택’은 2007년에 이어 중국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7월 공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현지 배급업체인 샨다의 든든한 지원으로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웹젠의 ‘배터리 온라인’은 초반만큼의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 더 큰 시장에서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시가총액 50조원이 넘는 중국 1위 게임업체 텐센트는 ‘크로스파이어’ 외에도 ‘배터리 온라인’까지 확보하며 FPS 라인업을 강화했다.

'크로스파이어' 동시 접속 270만명!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윤상규)는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총싸움게임 ‘크로스파이어’의 현지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270만명(3월 기준)을 돌파했다고 지난 4월 15일 발표했다.
이는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사상 최고 기록이다. 지난 1월 발표한 ‘크로스파이어’의 최고 성적 230만명을 3개월 만에 경신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공식 발표된 온라인게임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몽환서유’가 기록한 260만명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크로스파이어’의 이 같은 성과는 중국 이용자 성향을 고려한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와 현지 서비스사인 텐센트의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무엇보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한국보다 취약한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이용자를 대상으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게임이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네오위즈게임즈 김정훈 퍼블리싱사업본부장은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며 “한류게임의 대표주자로서 더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게임하이 ‘서든어택으로 중국에 총성 울릴 것!”
게임하이(대표 김정준)는 지난 4월 6일 중국 상해 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총싸움게임(FPS) 시장에서 72%의 점유율을 보여 준 ‘서든어택’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신임대표로 선임된 김정준 게임하이 사장은 “‘서든어택’은 높은 잠재력을 가진 게임”이라고 평가하며 “그 잠재력을 폭발시키고자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는 것이 2011년 게임하이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 매출 1천억원을 내는 서든어택은 더욱 성장할 수 있고 해외에서도 2천억원, 3천억원의 매출을 거둘만한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2005년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서든어택’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 346억원 중 270억원을 차지하며 게임하이 매출의 약 77%를 책임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7월 게임하이를 인수한 후 개발과 게임 서비스 부문의 재정비를 끝마쳤다. 특히 지난해 12월 5종의 신규 게임모드를 추가한 대반전 업데이트 이후에는 주말 평균 동시접속자수가 17만명을 넘어서며 ‘아이온’·‘테라’와 함께 국내 3대 게임의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게임하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 ‘서든어택’은 지난 2006년 CCP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게임하이는 지난 실패에서 좋은 퍼블리셔와 현지화의 중요성을 배웠다. 게임하이 김대훤 개발총괄이사는 “배급사인 샨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며 “한국 버전에는 없는 중국인 대상 신규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서든어택’을 한국 버전과 중국 버전으로 차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하이는 중국 현지에서 ‘서든어택’의 비공개 테스트를 4월부터 오는 6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진행한 후 7월 공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웹젠, 中 텐센트와 '배터리 온라인' 퍼블리싱 계약
‘크로스파이어’·‘서든어택’에 이어 웹젠의 ‘배터리 온라인’도 중국 총싸움게임(FPS) 시장에 뛰어들었다. 웹젠(대표 김창근·김병관)은 공시를 통해 중국 최대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배터리 온라인’의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양사의 영업비밀 보호 협약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시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국내 FPS게임은 물론 MMORPG 계약 기록에 비추어도 상당한 금액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온라인’은 웹젠이 2007년부터 개발한 현대 밀리터리 FPS 온라인 게임으로, 북극해의 자원을 두고 세계 대전이 일어난다는 설정 하에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사운드를 선보인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공개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서비스 첫 날 다운로드 10만건을 기록한 바 있다.
김창근 웹젠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텐센트를 중국에 ‘배터리 온라인’을 선보일 수 있게 돼서 기대가 크다”며 “웹젠의 해외 매출 중 18%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추가계약을 성사한만큼 전체 해외 매출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독 FPS 장르 게임 中 진출 활발한 이유는?
더 이상 국내 동시접속자수 10만명으로 ‘대박’ 게임을 판가름하던 시절은 지났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같은 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지금의 진출 붐은 중국 쪽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중국 게임시장은 2005년까지는 인구보너스로 2007년까지는 상업모드로 성장을 이끌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점차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물론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6.3% 성장하며 이미 규모면에서 한국 시장을 앞지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장이 성숙기에 이르면서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게임 퍼블리싱에 있어서도 비용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중국 내 선두업체인 텐센트와 샨다가 한국 시장에서 게임성을 검증받은 게임들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2000년 이후 10여년간 약 200여개의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 이용자들 사이에 한국 게임은 출시 이전부터 모니터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시나닷컴에서 지난 12월 진행한 중국 이용자 대상 한국 게임 인기투표에서 중국시장에 당시 출시 되지 않은 ‘아키에이지’나 ‘테라’가 각각 1위와 8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서든어택' 중국 진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샨다게임즈의 리처드 부사장은 “‘서든어택’을 선택한 이유는 게임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이용자에 맞춘 현지화를 진행하면서도 손맛, 총기설정 등 ‘서든어택’만의 게임성은 반드시 유지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중국 게임업계가 안정자산으로 투자에 나선 것이 한국시장에서 게임성 검증을 끝낸 ‘서든어택’과 ‘배터리 온라인’이었던 셈이다.
/박계현 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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