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가 공식 발표되면서 이를 유통할 통신업체들의 눈치작전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29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일제히 갤럭시S2를 공식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일한 스마트폰을 3사가 동시에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순차공격'이 이뤄졌던 스마트폰 시장에 '동시다발적'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도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대기고객 많은 LGU+-KT 유리
지난 1년동안 스마트폰이 국내에 급속도로 확산되는 와중에도 통신 3사가 '정면대결'을 한 적은 거의 없다.
KT의 아이폰과 SK텔레콤의 갤럭시S로 대립 진영이 나뉘어 있었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선호 제품을 따라 서로 다른 통신사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같은 갤럭시S라 하더라도 LG유플러스에서는 갤럭시U라는 이름으로, KT에서는 갤럭시K라는 이름으로 각각 사양과 디자인, 시기까지 달리해 출시됐다.
지난 해 스마트폰 '대전(大戰)'을 치뤘다고는 하나 실상은 어느정도 경쟁이 제한됐던 상황인 셈이다.
갤럭시S2가 동시에 출시되면서 1위 사업자보다는 KT와 LG유플러스가 다소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스마트폰 라인업이 가장 빈약한 LG유플러스가 갤럭시S2 동시출시의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해 KT의 아이폰과 SK텔레콤의 갤럭시S 격돌에 밀려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스마트폰 확산에 힘입어 가입자가 5.5% 증가했으며 이중 SK텔레콤이 5.5%, KT가 6.3%씩 가입자가 늘어났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4% 성장에 그쳤다.
이는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대기수요'가 많다는 증빙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제대로된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을 갖추지 못해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LG유플러스의 저렴한 요금제 등을 선호해 신제품을 기다리는 대기고객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갤럭시S2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게 되면 스마트폰 가입자는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부터 실시한 예약가입을 통해 5일만에 가입자 1만여명을 끌어모은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현황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단말기 자체에 대한 보조금과 요금할인은 물론, 예약가입자들에게 갤럭시S 전용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는 10만원권 상품권을 지급하고 각종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경품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KT는 80만 T옴니아 고객 마음 잡으면 '승산'
KT 역시 LG유플러스 만큼이나 대기고객이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아이폰 마케팅을 필두로 많은 가입자를 스마트폰 진영에 끌어들여 별다른 대기 고객이 없을 것으로 판단됐으나 지난 3월 발표한 2G망 철거를 통해 100만여명의 2G 가입자를 3G로 전환시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2G 가입자들이 그대로 KT에 순조롭게 남아있는다고 가정할 때 무려 100만명의 대기 가입자가 생겨나는 셈이다. KT는 이 가입자들에게 적극적인 스마트폰 마케팅을 펼쳐 제대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KT나 LG유플러스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 적다. 화제의 스마트폰을 제품발표와 동시에 출시하는 것이 적어도 SK텔레콤에게만큼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갤럭시S를 단독출시해 단숨해 300여만명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끌어모은 것도 SK텔레콤의 스마트폰 대기고객들을 순조롭게 흡수한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 SK텔레콤 역시 '기회'는 있다. 바로 지난 27일 전격 발표한 '옴니아 보상책'이 그것. 일부 옴니아 이용자들은 20만원을 기기변경 비용으로 지원하겠다는 보상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그래도 '약정해지위약금'이 부담스러워 최신 스마트폰으로 변경하지 못하고 있던 80만 옴니아 이용자들은 이번 보상금 지원을 계기로 기기변경에 대한 부담감을 덜게 됐다.
SK텔레콤이 이 가입자들을 지혜롭게 흡수할 수만 있다면 20만원 지원책은 오히려 SK텔레콤의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에 '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과 조건이 모두 다른 3사의 갤럭시S2 동시출시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보다 가시적인 점유율 변화를 끌고 올 수 있을지 관심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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