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보건복지부가 올해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정산 관련 발표를 연기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복지부가 급격하게 늘어난 건보료 충격이 4.27 재보선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청와대와 협의해 인상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
이에 26일 복지부는 뒤늦게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내고, '2010년 직장가입자 보험료 정산결과'를 발표하는 등 뒤늦게 수습에 나서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22일 2010년도분 직장가입자 건보료 정산 관련 보도자료를 언론에 발표하고, 올해 크게 오른 정산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었지만, 이 일정을 27~28일로 돌연 연기했다.
통상 매년 건강보험 정산 결과 발표는 국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직장인들의 월급날이 많은 25일 이전에 발표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급등한 건보료 정산액 부과가 4.27 재보선 선거의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윗선의 지시'로 발표 일정이 연기됐다는 의혹이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던 것.
복지부 대변인실은 이날 긴급 해명자료를 내고 "정산 금액이 크게 늘어난다는 내용을 미리 설명할 경우 4·27 재보선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윗선'의 지시 때문에 연기하게 된 것이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박민수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이날 오후 긴급 설명회를 통해 "올해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4대 사회보험이 통합징수되면서 데이터 규모가 방대해져 업무처리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자료가 25% 정도만 모여도 보험료 정산을 제 때 발표해 오던 것을 볼 때, 올해는 자료가 100% 모이지 않아 발표를 미루게 됐다는 복지부의 해명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오후 건보료 인상과 관련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 건강보험료를 정산한 결과 1조4533억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거둬들인다"고 밝혔다. 이번 정산 보험료는 2004년 이후 사상 최대 금액이다.
복지부는 이어 "임금인상·성과급 등으로 2010년도에 소득이 오른 경우 추가 보험료를 납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등으로 소득이 증가한 경우 추가로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고, 임금 등이 인하된 경우 보험료가 환급된다는 것이다.
이번 정산에서 소득이 늘어나 건보료가 오른 사람은 모두 678만명이다. 이들에게 1조6477억원을 추가 징수하고, 소득이 줄어든 195만명에게 1944억원을 반환하게 된다. 나머지 임금변동이 없는 199만명은 정산보험료가 없다.
이번 정산으로 1인당 평균 정산해야하는 금액은 13만5550원으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게 된다.
복지부는 "추가로 정산보험료를 납부해야야 할 대상은 주로 고소득층"이라고 밝혔다.
보험료 정산대상 직장가입자 중 상위 30%에 속하는 고소득자가 추가 납부해야 할 정산보험료는 1인당 평균 30만1000원으로 모두 9692억원에 달한다.
소득 하위 30%에 속하는 저소득층의 추가납부 보험료는 456억원으로 1인당 평균 1만4000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지부는 가입자의 추가 보험료가 당월 보험료보다 많은 경우 분할납부 제도를 활용해 보험료 정산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분할 회수는 추가 정산보험료가 당월 보험료 2배 미만인 경우 3회, 2배 이상 3배 미만인 경우 5회, 3배 이상인 경우 10회까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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