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7세트 접전, 양팀의 대장카드가 총 동원된 위너스리그 플레이오프전의 승리팀은 SKT였다.
2일 오후 1시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시즌 위너스리그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SKT T1이 화승 오즈를 상대로 짜릿한 4-3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마무리 성공률 62.5%를 자랑하는 이제동이 3-1 승부상황에 나와 이승석·정명훈을 제압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김택용이라는 마지막 벽을 넘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20승3패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택용은 4라운드에서 8승7패로 상승세가 한 풀 꺾였지만 이번 7세트 승리로 팀의 가장 확실한 카드라는 것을 입증했다. 팀의 중심인 김택용이 살아나면서 9일 열릴 예정인 KT와의 결승 전망도 밝아졌다.

1세트는 예상을 뒤엎고 최호선(SKT·테란)이 박준오(화승·저그)를 상대로 예상 외의 승리를 거뒀다. 최호선은 능선마다 병력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며 테란의 방어라인을 확실하게 구축했고 박준오는 대 테란전인 걸 감안하며 초반 공격에 나서기까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끌었다.
특히 3시 지역 멀티를 공격할 때 디파일러 등 가지고 있는 병력을 효과적으로 구성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최호선의 벌처 견제로 두 멀티 지역의 드론이 모두 자원 채취를 중단하면서 장기전을 기약할 수도 없었다.
2세트 화승의 두번째 주자인 백동준(화승 오즈·프로토스)은 최호선을 상대로 멀티 확장보다 로보틱스를 먼저 건설하며 최단시간에 리버를 준비했다. 백동준은 리버 드랍을 노리고 셔틀을 상대 진영에 띄웠으나 정작 리버는 필요한 순간에 없었다. 레이스가 프로토스 진영으로 날아들자 'GG'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3세트 프로토스에게 유리한 맵, 아즈텍에서 김태균(화승 오즈·프로토스)은 최호선을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질롯 2기와 드라군 1기로 상대 진영 공격에 나선 김태균은 질롯 1기만을 잃으며 상대가 채 병력들을 리페어할 기회도 주지 않고 단숨에 승기를 잡아 2패로 몰린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1로 SKT가 앞선 상황에서 김태균은 화승의 세번째 카드, 이승석(SKT·저그)은 팀의 두번째 카드로 맞붙은 4세트.
김태균은 커세어·드라군 ·하이템플러 등 프로토스 특유의 다양한 유닛조합으로 멀티킬 달성에 나섰으나 하이템플러의 사이오닉 스톰 개발을 미처 누르지 않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하이템플러의 스톰이 없는 상태에서 이승석은 히드라 부대를 앞세운 물량 공세로 비교적 쉽게 승리했다.
5세트 3-1로 매치포인트에 몰린 상태에서 화승의 대장카드로 등장한 이제동(저그)은 이승석을 상대로 침착한 저글링 콘트롤을 선보였다.
인구수가 하나 더 많은 상태에서 제동과 이승석의 저글링은 길게 늘어서서 교전을 벌였다. 왼쪽 공간을 좀 더 넓게 사용한 이제동의 저글링이 마지막까지 남았고 기세를 몰아 이승석의 드론을 잡아냈다. 가스 확보에서 이제동에 우위를 내준 이승석은 이후 뮤탈리스크 싸움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
양팀의 세트 스코어는 3-2로 KeSPA 랭킹 1위 정명훈과 3위 이제동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6세트 이카루스에선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벌처 콘트롤을 선보이는 선수와 가장 빠른 뮤탈리스크 콘트롤을 선보이는 선수의 대결이 전개됐다. 이제동은 정명훈(SKT·테란)의 벌처가 본진을 헤집는 상태에서도 가지고 있는 뮤탈로 상대를 견제했다.
초반 엎치락 뒤치락 승부는 이제동의 뮤탈이 1기 남은 상황에서 정명훈의 골리앗이 나오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정명훈은 5시 방향에 몰래 멀티를 건설했으나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정명훈은 골리앗으로 이제동의 뮤탈 공세를 대비했으나 물량에서 밀렸다.
이제동이 2킬로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린 상황에서 SKT엔 김택용 카드만 남았다.

7세트에서 만난 이제동과 김택용(SKT·프로토스)의 상대전적은 10승 10패로 팽팽한 상황. 콘트롤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김택용은 질롯과 커세어로 이제동의 스콜지를 따돌렸고 이제동은 상대의 아칸에 약한 뮤탈리스크를 공중에서 몰려다니지 않게 신경을 썼다.
그러나 아칸이 이제동의 뮤탈을 반 수 이상 줄이는데 성공하면서 승기는 김택용 쪽으로 기울었다. 드라군·하이템플러·아칸의 균형잡힌 조합에 이제동의 뮤탈과 히드라 병력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승부는 그대로 끝났다.
경기 후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김택용은 "앞쪽에 나갈 계획이었는데 상황이 유리하게 풀리면서 뒤쪽에 배치됐다"며 "7경기에 자신있었기 때문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김택용은 "위너스리그나 KT에 약했던 것 같은데 이번 결승전에서 꼭 KT를 꺾고 1등팀으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SKT와 위너스리그 정규시즌 1위인 KT의 결승전은 오는 9일 오후 7시 문래동 룩스 히어로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플레이오프 맵
SKT vs 화승 4-3
1세트 라만차 SKT 최호선(테란·5시) 승 vs 화승 박준오(저그·11시) 패
2세트 피의 능선 SKT 최호선(테란·1시) 승 vs 화승 백동준(프로토스·7시) 패
3세트 아즈텍 SKT 최호선(테란·4시) 패 vs 화승 김태균(프로토스·12시) 승
4세트 서킷브레이커 SKT 이승석(저그·5시) 승 vs 화승 김태균(프로토스·7시) 패
5세트 태양의 제국 SKT 이승석(저그·1시) 패 vs 화승 이제동(저그·11시) 승
6세트 이카루스 SKT 정명훈(테란·12시) 패 vs 화승 이제동(저그·9시) 승
7세트 포트리스SE SKT 김택용(프로토스·9시) 승 vs 화승 이제동(저그·3시) 패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