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및 위성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자(PP), 셋톱박스 업계,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바빠졌다. 오는 3월부터 디지털 위성 방송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다채널과 함께 위성방송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데이터 방송 서비스’다. 단순하게 ‘보는 것’에 그쳤던 TV가 이제는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즐기면서 물건을 구매하는 T커머스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드라마 속 인물을 보면서, 여주인공의 옷을 보고 마음에 들면 정보를 검색해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길이 2년 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유럽식의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Interactive Service)가 가능해져야 할 뿐 아니라 사용자를 인증하고 이에 근거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
정보보호 업체들은 위성방송의 사용자 인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셋톱박스에 PKI(공개키 기반구조) 모듈을 장착해 TV수상기에 내장하거나 외장하는 방식이 바로 그 것. 이를 통해 TV를 이용한 비대면 전자상거래 'T커머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위성방송에 사용자 인증 기술이 필요한 이유
무궁화위성을 이용하는 위성방송에서 사용자 인증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굳이 데이터 방송 서비스와 T커머스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방송사들이 시청료를 합리적으로 받아내는 데도 반드시 요구된다.
홍기융 케이사인 사장은 “위성방송의 특성상 적합한 사양의 단말기만 가지면 모두 수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을 인증하는 기술은 반드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성방송 시청을 위해 셋톱박스를 단 가정이라도 각방의 TV 대수를 방송사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KBS도 TV대수별 시청료 징수에 어려움을 느끼는 등 시청자를 인증하는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사인, PKI에 기반한 CAS(수신제한시스템) 기술개발
PKI(공개키기반구조) 솔루션 업체 케이사인(대표 홍기융 www.ksign.com)은 PKI기반 CAS(수신제한시스템, Conditional Access System)를 개발하고 있다. 정통부 정보통신진흥연구원의 국책개발과제로 채택돼 지난 해부터 시작한 것. 정부와 업계가 매칭펀드 2억원을 구성하고, 여기에 정부가 2억원을 지원한다.
케이사인이 개발하는 것은 셋톱박스에 PKI 모듈을 집어 넣어 가입자가 위성방송(데이터방송 포함)에 접근할 때 이를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셋톱박스 모듈과 가입자관리 모듈 등으로 구성되며, 위성방송 가입시 하드웨어 토큰이나 인증서를 주는 것도 연구되고 있다.
홍기융 사장은 “앞으로 1년 여 동안 개발이 진행되며, CAS 보안 및 인증기술이 완료되면 국내 뿐 아니라 위성방송을 이용한 데이터방송서비스가 활발한 유럽 지역 수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위성방송 시대는 곧 TV를 통해 각종 데이터를 보고, 대화형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대를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디지털위성방송 등 위성방송 업계는 표준형 셋톱박스와 데이터 서비스 공급업체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일이 성사되면 TV로 각종 물건을 사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T커머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핵심 부문인 CAS(수신자 제한 시스템)와 미들웨어의 연동 가능성은 검증하지 못한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커머스의 핵심을 쥐기 위해 대화형TV 솔루션 업체와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SK텔레콤 등 통신업체, 그리고 신용카드 업체들이 모두 눈독 들이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로 나서기는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이는 표준과 사용자 인증, 결제라는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기술이 아직까지 개발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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