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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류세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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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물가안정 대책에 유류세 인하 빠져, MB ’08년 취임초와 다른 모습

[정수남기자] 최근 일본 지진 영향으로 국제 유가는 다소 하락했지만 국내 석유제품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유류세 인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윤증현 장관은 최근 한 행사에 참석, 유가가 오르는 수준과 단계별로 어떻게 대응할지 (유류세)감면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식경제부 '석유 TF(태스크포스)'는 지난달 말 국내 석유제품 가격 결정구조의 합리성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막바지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석유제품 가격 인하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는 모두 8억4천188만배럴(64조5천639억원)의 원유를 수입, 이에 따른 관세청의 관세(3%) 수입은 모두 1조4천472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국세청은 원유 수입액과 관세를 합친 금액에 부가가치세 10%를 부과, 같은해 모두 6조6천11억원의 부가세를 징수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석유제품에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적용, ℓ당 기본세율로 휘발유에 475원, 경유에 340원을 각각 받고 있다. 또 기본세율에는 ±30% 내에서 탄력세율이 붙는다. 현재 탄력세율은 휘발유 11.4%, 경유 10.3%다.

정부가 2009년 교통에너지환경세로 거둬들인 세금은 휘발유 5조3천845억원, 경유 6조9천458억원 등 모두 12조3천860억원이다.

여기에 정부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에 해당하는 교육세(’09년 1조7천979억원)와 26%(’09년 3조4천537억원)의 주행세를 각각 징수한다. 아울러 휘발유와 경유가 시중에 판매될 때는 10%의 부가가치세가 다시 붙어, 같은해 정부는 1조9천600억원 가량의 부가세 수입을 올렸다.

같은해 원유 수입에서 시중 판매까지 붙는 모든 세금을 합하면 27조6천460억원에 달한다. ’09년 세수가 209조7천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수의 무려 13.2%가 석유 관련 세금인 셈.

◆국세 수입의 13.2%, 석유 관련 세금

아직 구체적인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정부의 총수입은 261조2천억원, 국세 수입은 177조7천184억원으로 각각 확인됐다. ’09년 상황을 적용하면 지난해 석유관련, 34조5천억원 세금을 거둬들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는 또 지난해 국가채무를 당초 예상안 400조원대 보다 낮은 390조원대 초반에 선방했다. 지난해 발생한 세계잉여금이 7조8천억인 점을 감안하면, 국가 채무는 더 감소할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는 국가채무액의 10%에 육박하는 조세 수입을 포기한다는 점에서도 정부에는 부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쉽게 결정할수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지난 ’08년 3월 두바이유가 배럴당 140달러를 상회했을 당시, 정부는 유류세 탄력세률을 10%, 관세율도 1%로 인하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한지 열흘도 안된 3월3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서민생활 안정과 영세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심의, 의결했다.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3%의 상승률을 보이자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물가 안정책을 서둘러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1월 4.1%, 2월 4.5%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ℓ당 휘발유 가격도 ’08년 3월 첫째주 1천688원, 현재는 2천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유류세 인하 카드를 좀처럼 꺼낼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08년 3월 '서민생활 안정 대책'에는 5대 서민생활비 부담 경감의 하나로 유류세 인하가 포함됐지만, 올해 1월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물가대책'에는 유류세 인하가 빠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국제 유가 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유류세 인하 등 유가 대책안이 나올 경우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TF 한 관계자는 "늦어도 이번 말까지는 석유 가격 최종 조정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유사들과 주유업계는 최근 고유가에 대한 책임 공방을 놓고 상호 공방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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