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한 도매사업자 대형화해야 물가안정"

[김지연기자] 종업원이 5명도 안되는 영세 도매기업이 17만개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매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7일 발표한 '국내 도매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유통시장이 개방된 이후 소매업은 빠르게 성장한 반면, 도매업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물가안정의 걸림돌로 자리잡아 왔다"며 "다단계적이고 비효율적인 도매업을 조직화하고 대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1만7천507개의 도매사업자 중 80.3%에 이르는 17만4천658개 기업이 종업원 5명을 넘지 않았다. 20인을 넘는 기업은 2.2%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 5명 미만 영세 사업자가 44.2%, 20인 이상 사업자가 32.1%인 것에 비해 영세 사업자 비율이 두 배다.

이를 반영하듯 도매업의 노동생산성지수(2005년을 100으로 함)는 2006년 102.6에서 2009년 93.5까지 후퇴했다. 이는 제조업(124.4)의 75% 수준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배추파동은 이상기후가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수급조절과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도매기능의 취약성도 한 몫 했다"며 "영세하고 다단계적인 도매기능을 방치할 경우 영세소매유통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물가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다단계로 얽혀있는 영세도매업자들이 조직화, 대형화해 대형 도매업체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화되면 유통비용을 감소시켜 영세소매상들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줄 수 있다는 것. 특히 공동도매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만으로도 도매업자의 구매, 물류, 재고비용을 쉽게 줄여나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상의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영세 도매업체의 조직화, 대형 도매기업 육성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영세 소매상들이 값싸게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물가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정책적 관심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