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김광일의 릴레이인터뷰 코너입니다.버추얼엠디 김석화 사장의 의학콘텐츠 사업 이야기는 어떻게 보셨는지요.
김석화 사장이 추천한 58번째 주인공은 사이버카이스트 한태숙 사장입니다. 김 사장은 “정말 의미있는 교육사업을 하는 CEO”라고 추천했습니다.둘은 경기고 동기동창이라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둘다 현직교수이자,벤처기업 CEO입니다.대학강단에서 벤처로 활동무대를 옮겨 외도를 하고 있는 탓에 둘은 초보 벤처CEO로서 서로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합니다.
사이버카이스트 한태숙 사장의 벤처창업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이버카이스트 한태숙(49) 사장은 전형적인 교수스타일이다.넉넉해보이는 인상과 맘씨좋을 것 같은 어법은 대학강단이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다.실제 그는 학생 가르치는 일을 천직처럼 여기는 현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다.
사이버카이스트는 KAIST의 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온라인교육 전문회사.온라인교육쪽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연유로 전담 벤처기업 CEO를 겸직하게 된 케이스다.
교수,벤처기업 CEO ‘1인 2역’으로 늘 정신없다.서울 강남 삼성동인근 서울캠퍼스 사무실에서 만났다.한 사장은 매우 정직해보이는 이미지다.오로지 공부밖에 모를 것같고,학생 가르치는 일외엔 도무지 잘하는 게 없을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온라인교육에 관한한 그는 사업가적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한다.한 해동안의 경험을 토대로한 상품개발전략과 수익구조 개선방안 등 청사진들을 의욕적으로 쏟아놓는다.
지난해 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올해는 26억원규모로 끌어올려 흑자기조를 달성한다는 게 그의 올 청사진이다.특히 맞춤형 교육콘텐츠와 해외 대학과의 제휴를 통한 글로벌 온라인교육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란다.
◆ 수석합격,수석졸업
한태숙 사장은 매우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그는 학창시절 늘 ‘1등’과 ‘수석’을 놓치지 않은 이른 바 ‘수석’제조기였다.공부에 관한한 단 한번도 1등자리를 빼앗겨 본적이 없는 수재다.
그의 ‘1등’퍼레이드는 화려하기 그지없다.한 사장은 전국의 수재들이 다모인다는 그 유명한 경기고를 72년 수석졸업,이미 범상치않은 학창시절을 보낸다.그리고 곧바로 ‘수석’학생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예비고사 시험에서 전체수석을 차지하며,‘전국 1등’을 거머쥔 것.물론 주요 일간지에 “전국수석,이렇게 공부했다”는 내용의 인터뷰기사가 일제히 소개되는 등 그는 고교졸업과 동시에 전국 1등 유명세를 치른 장본인이다.
예비고사 전국 1등이니 서울대 전체 수석입학은 당연한 일.4년뒤인 76년,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수석 졸업하며 여전히 ‘수석’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연이어 KAIST 전산학과 수석입학,78년 KAIST 전산학과 수석 졸업 등 석사과정 역시 늘 1등으로 입학, 1등으로 졸업하는 ‘1등 인생’을 이어갔다.
‘천재인 가,수재인가’ 1등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천재는 무슨 천재요? 다만 공부하는 데 남과 다른 재미를 느낀 것같습니다.1등을 한다는 것은 분명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함은 확실합니다.하지만 천재와 수재는 별개죠”
그는 한사코 천재가 아니라며 겸손해한다.책이 좋아 공부에만 푹빠져있던,너무나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술회한다.실제 한 사장은 학창시절 오로지 ‘공부’밖에 몰랐던 ‘공부벌레’였다.
경기고를 졸업할때까지도 경기고 바로 코앞에 있는 경복궁이 어디있는 지를 모를 정도로 그는 늘 집과 학교만을 오가는 모범생이었다.공부 스트레스는 별로 없단다.
“공부가 너무 좋았습니다.스트레스받은 기억은 없고,그저 공부하는 게 특기였던 것같습니다” 본인도 주위에서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가 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
군대문제 때문에 병역특례혜택이 주어지는 KAIST에 입학했다.그 연장선에서 78년부터 85년까지 7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기술연구원으로 근무를 했다.
그리고 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프로그래밍언어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곧바로 귀국,91년부터 KAIST 전산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30대 후반의 일이었다.
한태숙은 학자로서의 천부적인 소질과 소양을 갖춘 젊은이였고,역시 예정대로 단기간내 국내 이공계 최고대학원인 KAIST 교수직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대학교수로서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쌓았지만,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사이버세상을 누구보다 먼저 접했던 그는 벤처창업에 늘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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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도전,대변신
“원장님,앞으로 온라인교육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겁니다.사이버 카이스트를 만들어야 합니다.돈은 졸업생들이 댈 테니,운영을 KAIST에서 맡으세요”

2000년 2월,이민화 전메디슨회장은 한 시간 넘게 KAIST 원장을 설득하고 있었다.자본금 50억원규모의 사이버카이스트는 2000년 4월,이렇게 탄생했다.
자본금은 KAIST 졸업생들이 댔다.이민화 회장과 김광태 퓨쳐시스템 사장,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장흥순 터보테크 사장 등이 5억~15억원씩 투자했다.
창투사인 무한기술투자도 투자에 참여했다.대신 KAIST의 지적소유권을 인정,KAIST가 지분 50%를 갖도록 했다.“한 교수,온라인 교육사업이라 한 교수가 맡는게 좋을 것같아요.평소 온라인교육쪽에 관심이 많았으니,한번 도전해보세요”
사이버카이스트 CEO 제안을 받은 한 사장은 큰 고민없이 수락했다.2000년초의 일이었다.이미 그는 98년부터 온라인교육 사업제안서를 수없이 만들고 있던 터였다.제안서를 만들어 과기부에 수차례 제안한 바있었다.
하지만 번번히 채택되지 않았다.결국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늘 기획단계 수준에 머물렀다.그러던 차에 민간기업들이 투자자금을 대준다고 하니,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2000년 4월,법인부터 설립했다.하지만 개념만 있을 뿐,사람도 조직도,콘텐츠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였다.당장 사업계획서부터 만들어야 했다.
사람도 뽑기 시작했다.모 출판사에서 CD롬타이틀 개발팀을 몽땅 인수하는 등 6개월간 온라인교육 전문인력 확보에 매달렸다.결국 2000년 10월부터 일을 할수 있었다.
인프라구축과 콘텐츠제작을 거쳐 2001년 3월,첫 온라인교육을 시작했다.회사를 설립하고,조직을 세팅하는 일은 '차려진 밥상'에 익숙한 교수출신의 그에겐 낯설고 힘든 작업이었다.
특히 직원 관리와 외부 기업체와의 협의 등 사람을 다루는 일은 무지 힘든 일이었다.시행착오끝에 내린 결론은 정직하게 대하자는 것.
“그저 정직하자고 다짐했습니다.달리 방도가 없더라구요.정직하게 하면 직원도 외부 사람도 인정해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당시는 온라인교육이 이슈였다.대학들은 앞다퉈 사이버대학 설립에 나서는 등 너도나도 온라인교육에 뛰어 들었다.한 사장의 영업전략은 고품질,고가격의 정책.
“최고 품질의 KAIST 콘텐츠를 비싼 가격에 제공해야만 차별화에 성공할수 있겠더라구요” 커리큘럼도 석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콘텐츠일색이다.
실제 사이버카이스트에서 개설중인 커리큘럼은 KAIST에서 정식 학점으로 인정되는 과목들이다.수강료는 과목당 80만원.3과목 기준 한학기 등록금이 240만원인 KAIST 오프라인 석사과정과 엇비슷할 만큼 비싸다.
“초반에 온라인교육이 왜이리 비싸냐고 항의도 많이 받았습니다.비싼 수업료에 대한 저항감이 꽤 컸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비싼 정책을 고집했다.
“고급인력양성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고품질의 고가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KAIST에서 정식으로 학점을 인정하는 만큼 학사관리 역시 철저합니다”
채점과 성적을 매기는 방식은 KAIST 오프라인 대학원 과정과 동일하다.만약 수강생이 1주일만 강의를 듣지 않으면 곧바로 연락해 채근한다.강의를 듣는지,그리고 매주 나가는 숙제를 제대로 하는 지를 항상 체크한다.
“강의실만 없다뿐이지 KAIST 오프라인 강의와 똑같습니다.물론 질문만 전자메일로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뿐 강의내용과 진행방식은 KIAST 과정과 동일합니다”
사이버카이스트는 지난해 두 학기를 운영했다.강의를 수강한 학생은 총 250명에 이르렀다.
◆ 왜 온라인교육인 가
사이버카이스트의 주타깃은 기업고객.개설과목은 기업체고객가운데 KAIST 석·박사과정 공부를 하고자하는 고급인력에 철저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KAIST프로그램과 전문가과정,e벤처경영자과정 등은 모두 좀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자하는 기업체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커리큘럼들이다.
“오프라인과 똑 같은 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데,굳이 공간,시간적 제약을 받으며 오프라인을 고집할 필요가 없죠.앞으로 교육시장이 개방되면 온라인교육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겁니다”
하지만 온라인교육이 오프라인보다 싸야한다는 인식에 대해 한 사장은 강한 톤으로 반대한다. “온라인은 오히려 더 비싸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콘텐츠를 제작하고,그것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의 인프라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란다.
“오프라인은 교수와 분필만 있으면 되지만 온라인은 강의내용을 동영상으로 제공해야 하고,강의자료를 올려야 합니다.또 수강생들이 24시간 들을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해야 하죠.온라인이 비싼 이유는 원가가 오프라인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온라인교육과정이 동일한 오프라인 커리큘럼에 비해 1.5배 비싼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한 사장은 요즘 맞춤교육에 잔뜩 신경을 쓰고있다.기업체에서 원하는 형태의 교육을 모두 제공할 계획이란다.
“은행등 기업체에서 과장,부장급을 대상으로 실무자 교육을 많이 합니다.이러한 기업체 연수원기능을 앞으로 온라인으로 대체해나갈 생각입니다”
이를위해 기능에 맞는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기획중이다.현재 대학원과정에 필요한 30개 과목을 소화하고 있지만,앞으로 전기전자공학,전산학,MBA 등 3개 석사과정의 과목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3년안에 매학기마다 30개 과목씩 개설,석사학위취득에 필요한 모든 과목을 개설하는 게 목표입니다.올해 가을학기에는 40개 과목을 선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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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태숙의 온라인교육론
한 사장은 온라인교육이 무지 편리한 교육툴임에도 불구하고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두가지 이유때문이라고 진단한다.첫번째 이유는 네티즌들의 의식이란다.
“지식정보사회라고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아직도 ‘지식이 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인터넷 콘텐츠는 무조건 공짜여야 한다고 생각하죠”
이런 상황에 교육이란 따분한 화두와 또 비싼 가격까지 요구하니,활성화하는 게 참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온라인교육은 스스로 확실한 동기부여를 하지않고는 지속적으로 하기 힘듭니다.결국 돈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정말 좋아야 합니다”
사이버교육에 대한 그의 애찬론은 끝이 없다. “스스로의 커리어개발을 위해 온라인교육만큼 편한 툴이 없습니다.교육특성은 오프라인과 똑같기 때문에 인재양성에 힘을 쏟아야하는 기업쪽에서는 아주 편리합니다”
하지만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단지 온라인교육이 오프라인 교육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한 사장의 전망이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서 커버할수 없는 분야를 소화할수 있습니다.이를테면 보충교육은 딱 제격이죠.분명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입니다”.
◆ 한태숙의 성공론
한 사장은 올해는 강단에 서지않을 생각이다.이유는 사업에 주력,승부를 내기 위해서다.어쨌든 올해 무조건 흑자를 달성할 생각이란다.사이버교육 사업의 성공론에 대해 그는 확고한 논리를 갖고있다.
“사이버교육은 기본적으로 협력해야 성공합니다.이를테면 대학간에도 협력,콘텐츠를 많이 확보해야 시너지효과를 거둘수 있습니다.각 대학별로 가장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내놓고,서로 공유하는 방식만이 성공할수 있습니다.혼자서는 절대 안됩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교육이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게 키포인트란다.올해부터 학부 대학들과 제휴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세계적 대학과 연계,온라인콘텐츠를 전세계 동포들에게 동시에 제공하는 글로벌 사업에도 나서기로 했다.
마케팅과 조직관리,재무 등 벤처기업들이 애로를 겪는 분야를 좀더 심층적으로 기획한 e벤처경영자 심화과정을 3월부터 선보인다.IT분야와 테크노경영에 이어 나노테크놀로지 등 새로운 분야의 온라인교육에도 나설 계획이다.
KAIST교수의 신분으로 벤처기업CEO로 나선 사이버카이스트 한태숙사장.국내 온라인교육시장의 중심축을 어떻게 변모시켜 나갈지,벌써부터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한 사장은 사이버카이스트의 흑자달성을 위해 올해는 강의를 하지않고,사업에만 전념할 생각이라고 합니다.두가지 일을 병행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흑자로 돌아서면 교수로 컴백하고,흑자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속 사업을 하고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김광일기자 goldpa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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