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방극장은 여배우들의 변신이 한창이다. 청순함의 상징이었던 긴 생머리를 싹둑 자르는 이미지 변신은 기본. 예쁜 얼굴 속에 감춰뒀던 독기를 뿜어내고, 강도높은 체력 훈련을 병행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여배우들의 화끈한 연기 변신을 살펴봤다.
최근 드라마에서 여성 캐릭터가 부각 되고 있다. 드라마 성패가 여주인공의 변신에 달렸다고 해도 될만큼 여주인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전형적인 캔디와 신데렐라 캐릭터는 매력을 잃은 지 오래다. 남주인공들의 구원을 기다리는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안방극장 여우들은 색이 뚜렷한 캐릭터 혹은 기존 본인들의 이미지를 깨는 파격 연기 변신으로 성공전략을 틀었다.
시청자들도 이들의 연기 변신에 환영하고 있다. 설사 때문에 배를 움켜잡는 김태희에 웃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김아중에 열광한다. 여배우들의 연기 변신,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한민국 대표 미인’ 김태희의 연기 변신이 안방극장을 뒤흔들고 있다. 절대 미모에 서울대 출신 학력을 자랑하는 자타공인 ‘엄친딸’ 김태희. 남 부러울 것 없어보이는 그에게도 부족한 것이 있었다. 매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것. 그래서 네티즌들은 ‘신은 공평하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런 김태희가 MBC <마이 프린세스>로 부족한 2%를 채웠다. 로맨스코미디에 첫 도전한 김태희는 코믹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다. 극중에서 적절한 대사처리와 코믹한 표정 등 발랄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재미를 살리고 있는 것.
김태희가 맡은 이설 역은 짠돌이 여대생에서 하루아침에 공주가 되는 캐릭터로,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할 만큼 생활력이 강하면서도 밝고 자기 감정표현에 솔직한 인물이다. 시내 한복판에서 소녀시대의 ‘훗’ 화살춤을 추고, 갑작스런 복통에 엉덩이를 부여잡은 채 찡그린 얼굴로 화장실로 달려가는 김태희의 모습은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그런가 하면 마스카라가 다 번지도록 눈물 범벅이 돼 오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김태희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친근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는 것.
제작사 측은 “김태희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덕분에 드라마의 몰입도는 아주 높은 편”이라며 “김태희의 연기 열정이 안방극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망가질, 혹은 더 예뻐질 다양한 김태희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얼굴만 예쁜 배우’라는 틀을 깨고 캐릭터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하고 있는 김태희가 또 어떤 망가짐으로 웃음을 줄지 기대감이 높다.
김아중, 카리스마 캐릭터도 섭렵
‘김아중에게 이런 카리스마가?’SBS 수목드라마 <싸인> 으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김아중이 섬세한 카리스마가 살아있는 연기로, 김태희와 팽팽한 수목극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성숙한 여성미와 세련된 이미지로 대표되던 김아중은 털털한 매력이 인상적인 신참 법의학자 고다경 역으로 완벽 빙의했다. 김아중은 사명감 넘치는 신참 과학검시관의 모습을 심도 있게 펼쳐내는 동시에, 엉뚱발랄 하면서 털털한 매력이 인상적인 꾸밈 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아중은 ‘박신양의 기’에도 눌리지 않는 팽팽함으로 맞서며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철저하게 망가지는 굴욕 연기도 서슴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김아중이 극 초반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는 만취 연기는 네티즌들 사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리얼한 만취 연기가 김아중의 애드리브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김아중은 애드리브로 세밀한 부분까지 살려내며 현실감을 더했다. 이밖에도 화장실에 널부러지는 굴욕, 책장에 깔리는 수모도 당하며 기존의 이미지에서 180도 연기 변신했다.
당차고 털털한 매력녀로 브라운관에 성공적인 컴백을 알린 김아중이 극 전개와 함께 어떻게 변신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연기파 여배우들이 액션에 흠뻑 빠졌다. 현재 방영중인 <아테나: 전쟁의 여신>의 수애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도망자>의 이나영과 <시크릿가든>의 하지원 등이 그 주인공. 이미 브라운관과 스크린 등을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이들은 대담한 액션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연기 종결자’라는 말을 듣고 있다.
청순함과 단아의 대명사였던 수애는 늘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았다. 그런 수애가 특수요원 윤혜인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파격 변신을 했다. 안내요원의 밝은 미소, 그리고 특수요원이 되어 보여주는 냉철한 분석과 차가운 시선 등 이중적인 모습의 수애는 섬뜩할 정도다. 무엇보다 수애의 액션 연기는 ‘미친 존재감’ 그 자체다. 첫방송부터 몸을 사리지 않고 와이어 없이 강렬한 니킥 액션을 선보여 ‘니킥수애’라는 별명을 얻었고, 도끼를 던져 남자들을 제압하는 모습에 ‘도끼 수애’라는 애칭을 추가했다. 우아한 드레스 차림의 수애는 미니 스커트 제복 패션으로 숨겨왔던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며 ‘제복수애’ ‘미친몸매’ 등의 애칭도 선물받았다.
<도망자 플랜비>의 이나영의 연기 변신도 드라마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큰 화제를 모았다. 6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이나영은 강도 높은 액션연기와 섹시미 그리고 여성스러움까지 팔색조 매력으로 11년차 배우의 농밀함을 과시했다.
이나영이 맡은 진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족 모두를 잃고,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장한 여인. 이를 위해 첫 회부터 격한 몸싸움과 고공 낙하를 선보이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 마지막회까지 고난이도의 우산 액션과 여배우로서는 하기 힘든 박치기 액션까지 불사한 화끈한 변신을 선보이며 동료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이와 함께 거침없이 주먹을 날리는 강한 면모 뒤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숨겨둔 진이의 양면성이 이나영 만의 섬세한 표정연기를 통해 진솔하게 살아났다.
여배우들의 연기 변신에서 <시크릿가든>의 하지원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다모>에서 수준급 액션 연기를 보여줬던 하지원은 이번에도 몸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왜 그가 왜 최정상급 배우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평소 건강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하지원은 스턴트우먼 길라임 역에 맞게 격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고공 낙하 장면과 화려한 검술 장면,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연기는 시청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하지원의 감성 멜로 연기가 더해지며 완벽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애절한 눈물 연기에 닭살 애교, 체인지된 김주원 캐릭터까지 ‘어메이징한’ 연기력으로 그녀는 안방 흥행 불패를 썼다.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조이뉴스24 포토DB, 각 드라마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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