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26개월 동안 정상의 자리에서 군림해오던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하고 NHN이 서비스하는 ‘테라’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2008년 11월 11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온’은 그로부터 2주 후인 25일 정액제방식의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아이온’은 ‘리니지’ 시리즈를 잇는 엔씨소프트의 대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픈 첫주부터 PC방 인기순위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5월 2.0버전인 ‘용계진격’을 업데이트하며 승승장구한 ‘아이온’은 ‘테라’의 등장 전까진 대항마가 없었다.
지난 11일 공개 서비스에 시동을 건 ‘테라’는 ‘아이온’과 같이 2주 후인 25일 정액제를 기본으로 하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여의 시간 동안 유일하게 ‘아이온’의 아성에 흠집을 낸 ‘테라’는 그 행보가 ‘아이온’과 비슷하다. ‘아이온’과 ‘테라’가 과연 어떤 작품성을 갖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 그래픽부문선 한 수 위
우선 눈에 가장 빨리 들어오는 그래픽 부문을 살펴보면 ‘테라’가 돋보인다. 전문가와 유저들 사이에서도 ‘테라’가 보여주는 비주얼은 현존 최고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화사한 색감과 세밀한 오브젝트를 바라보고 있으면 입이 절로 벌어진다.
하지만 ‘아이온2.5’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번 2.5버전에서 그래픽 엔진 업데이트를 통해 한층 세련된 그래픽을 선보인다. 특히 높은 사양의 PC를 위한 고급 그래픽 엔진 옵션뿐 아니라 낮은 사양의 PC에서도 향상된 퍼포먼스를 위한 그래픽 옵션이 추가돼 다양한 그래픽 옵션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 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캐릭터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종족과 클래스 측면에서는 ‘테라’가 앞서 있으며,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선 ‘아이온2.5’의 압승이다.
6종족 8클래스가 존재하는 ‘테라’는 각 종족별로 뚜렷한 외형의 차이가 있으면서도 작품 속에 서로 이질감 없이 조화롭게 녹아있다. 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는 이 부분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8개 클래스가 등장해 다양한 재미를 주고 있다.
‘아이온’에선 천족과 마족이라는 2개 종족을 바탕으로 4개의 1차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이후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각각의 직업은 2가지로 특화돼 결국엔 8개 클래스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아이온’ 역시 ‘테라’처럼 종족의 외형이 극명하게 다르고 클래스별 특징도 뚜렷하다. 다만 ‘아이온’보다 종족 선택의 폭이 넓고 처음부터 선택할 수 있는 클래스도 8가지에 달하는 ‘테라’가 다다익선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아이온2.5’에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으로 극복한다. 물론 ‘아이온’은 이번 업데이트가 진행되기 이전에도 극강의 커스마이징을 제공하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2.5버전을 통해 무한대에 가까운 커스터마이징으로 천차만별의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작품으로 거듭났다.
# 전투 방식 ‘용쟁호투’감
유저의 분신인 캐릭터와 함께 MMORPG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투다. 프리타깃팅이라는 신선한 전투 방식을 채택한 ‘테라’와 기존의 일반적인 전투 방식인 타깃팅을 고수한 ‘아이온’은 호불호가 갈린다.
‘테라’는 기존 타깃팅 방식에서 탈피해 대상을 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전투를 진행해 신선한 재미가 있다는 반응과 함께 공격 모션이 길어 박진감 넘치고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타격감은 덜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아이온’은 기존의 타깃팅 방식을 고수해 참신한 맛을 떨어지지만 단칼에 적을 베는 화끈한 손맛이 살아있다는 것이 유저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한편, 전투를 진행함에 있어 ‘아이온’은 연계 기술을 사용할 때 단축키 알림 기능을 통해 손쉽게 스킬을 구사할 수 있으며 ‘테라’ 역시 스킬 사용 시 단축키 상단에 연계 기술이 가능한 것을 표시해줘 키보드의 스페이스바를 눌러 편하게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유저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면 두 작품은 큰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테라’의 경우 키보드의 알트키를 누른 후에 메뉴를 제어할 수 있어 약간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두 작품 모두 깔끔하게 인터페이스가 구현돼 있어 몰입감은 높다.
# 다양한 즐길 거리 확보 ‘관건’
이와 함께 힐러 계열의 부족으로 파티가 잘 꾸려지지 않아 던전 앞에서 멍하니 손가락만 빨고 있는 시간은 과연 누가 보상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크다.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테라’에서도 이러한 기운이 보이고 있어 아쉬운 점은 감출 수 없다.
물론 게임에서 완벽한 밸런스는 존재하기 힘들다. 가장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도 클래스 밸런스 패치는 꾸준히 이뤄졌으며, 던전 앞에서 비주류 캐릭터를 구하는데 유저들은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저들이 이해할만한 수정이 지속되야 하며, 끊임없이 개선 의지를 보여줘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온’과 ‘테라’뿐 아니라 온라인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인 최고 레벨 달성 후 즐길 거리가 PK나 아이템 획득을 위한 무한 던전 플레이가 전부인 것도 문제가 크다.
핵심적인 사안은 그대로 둔 채 인스턴트 던전이나 사냥터를 추가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런 측면에서 25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공개되는 ‘테라’의 정치 콘텐츠가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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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임스 김준완기자 junwan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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