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디지털 얼리어답터 ‘최필식’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초이의 IT휴게실' 운영 블로거 칫솔의 24시

인기 블로그 ‘칫솔닷컴’(www.chitsol.com)을 운영하는 최필식 씨는 블로거 1세대로 열혈 얼리어답터이자, IT 전문 블로거이다. 지난 2년 동안 반블로거, 반직장인 생활을 하던 중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또 다른 변신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는 중이다. 파워블로그 답게 그의 하루 일상은 PC와 노트북, 주변 장치와 여러 디지털 기기와 늘 함께 한다.

AM 5:00‘정신 못 차리는 주인님 괴롭히기’라는 명제로‘따르르릉’ 밖에 모르는 자명종의 유일한 로망을 빼앗은 디지털TV 덕에 꼭두새벽 눈을 뜬다. 그런데 아직 어둑어둑한 이른 새벽의 거실을 지나 PC가 있는 작은 방 조명 스위치에 손을 대는 그 짧은 순간 지금 이 상황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백수가 새벽 5시에 일어나다니!’

AM 5:15PC 앞에 앉는다. 쇼옴니아와 아이폰, 준HD를 케이블로 연결한다. 아웃룩, 아이튠즈, 준 플레이어를 띄우고 동기화를 한다. 나는 그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할 뿐이다. 오늘 일정을 보니 할 일이 많아 보이긴 한다. 두 개의 커다란 모니터에 인터넷 브라우저와 트위터 프로그램을 띄운다. 이 시각 트위터에 있는 지인들을 확인하고 밤새 블로거들이 쓴 글을 RSS 리더에서 읽는다. 눈에 띄는 외국 뉴스 정보는 트위터로 퍼 나른다. 하지만 요즘은 관심 있는 대형 IT 행사가 대부분 끝난 터라 재미있는 소식이 별로 없다. 그리고 내 블로그에 들어간다.

AM 6:11글만 읽는 데도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워낙 좋은 글을 쓰는 블로거가 많아진 건 기쁜 일이지만, 점점 내 시간이 줄어들어 고민이다. 그래도 그들의 좋은 글을 읽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인 동시에 나 역시 분발해야 할 이유가 된다. 블로거들의 글을 읽고 내 글을 쓸 준비를 하는 동안 슬슬 신호가 온다. 위로부터 밥 달라는 신호다. 냉장고는 비어 있다. 아침에 대한 고민은 오래 가지 않는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김밥, 패스트푸드, 편의점 중 한 곳만 고르면 된다.

AM 9:30 오늘 일정을 보니 백수 블로거 답지 않다. 아이폰을 AS 맡겨야 하고 새 여권을 찾고, 개인 인증을 맡긴 구글 넥서스원을 회수해야 한다. 저녁에는 모 업체의 블로거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이래저래 바쁜 하루를 보낼 것 같다. 이럴 때 정말 백수 맞는지 스스로를 의심한다. 아무튼 만만치 않은 하루를 잘 대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은 변함없다. AS를 맡길 아이폰과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쇼옴니아부터 챙긴다. 그리고 이동 중 심심할 것에 대비해 준HD를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마지막으로 고를 것은 노트북. 남들이 세심하게 옷을 고를 시간에 나는 노트북을 고른다. 오늘은 밖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5가지 노트북 가운데 작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빌립 S7으로 정했다.

AM 10:10KT 플라자에 도착해 번호표를 뽑고 잠시 기다린다. 내 차례가 온다. 창구 직원에게 아이폰을 슬며시 내민다. 그러고는 LCD 안에 쌓인 먼지를 가리키면서 AS를 요청한다. 일단 접수는 받겠단다. 그런데 3주 뒤에 교환 여부와 수리비를 말해준단다. 아이폰 AS가 악명 높다지만, 3주나 기다리라니. 트위터를 통해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겪어보니 충격이 더 크다. 이 곳이 아니면 사설 센터에 맡겨야 하는데 그러다 잘못되는 수도 있다고 하니 참는 수밖에.

AM 11:30경기도 제2청 민원실에 들른다. 여권을 찾기 위해서다. 여권을 신청하러 왔던 날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는데, 정말 한산하다. 곧바로 새 여권을 받아 들고 전철역으로 가는 도중 쇼옴니아로 새 여권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다. 오늘을 이렇게 기록한다.

PM 2:00용산에 있는 전파연구소에 들른다. 국내에서 유통하지 않는 단말기를 쓰고 있는 용자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한 달 전쯤 구글 넥서스원을 이곳에 개인 인증을 맡긴 터다. 그런데 정말 한 달 만에 인증을 내준다. 돈도 돈이지만, 기다린 시간이 정말 아깝다. 이들도 나름 업무로 바빴을 테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싶다. 덕분에 블로그 이야깃거리 하나 얻은 것으로 위안 삼으며 마음을 다스린다. 아이폰 AS도 그렇고 개인 인증도 그렇고 외산 제품을 쓰려면 돈뿐만 아니라 시간도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PM 7:00모 기업의 블로거 모임에 일찌감치 도착해 가장 좋은(?) 터를 잡는다. 다른 블로거들이 오기 전 노트북을 꺼내놓고 인터넷 연결을 시도한다. 어라? 무선 랜도 없고, 와이브로도 안잡힌다. 이럴 때는 정말 스마트폰이 최고다 싶다. 가방에서 케이블을 꺼내 쇼옴니아와 노트북을 연결한 뒤 ‘인터넷 연결’ 아이콘을 누르자마자 지체없이 인터넷과 연결된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도중 모임의 주인공들이 속속 입장하신다.

블로그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블로거들을 만나는 건 블로거인 나조차도 신기하다. 블로그 세계의 익숙한 닉네임에 비하면 아직 얼굴은 낯설지만, 그래도 이들을 만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얼굴들이라 더 반가운 것인가? 오늘따라 시간을 잊고 수다가 많다. 엄숙한 발표회가 아니라 그냥 이것저것 화제를 바꿔가며 왁자지껄 떠들면서 즐기고 있을 뿐이다. 블로거들이 중심이 되는 모임은 늘 이렇다. 이렇게 노닥거리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편을 놓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멀리 안드로메다로 떠나 버린 모양이다. M

/글 | 최필식(블로그 chitsol.com 운영) chois4u@gmail.com, 사진 | 김일권 객원기자 ilkwnk@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디지털 얼리어답터 ‘최필식’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