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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Issue_Canada] 페이스북은 21세기판 '빅 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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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억5천만여 명의 이용자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이 불과 한 달 새 ‘웹의 신데렐라’에서 ‘웹의 야수’로 전락했다. 지난 12월 개편한 프라이버시 환경 설정 방식이 그야말로 맹비난의 역풍을 맞은 탓이다. 아직까지 페이스북이 프라이버시 개편안을 다시 개편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어찌 됐든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정책은 다른 수많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작동할 것이 분명하다.

영어에서 흔히 쓰이는 말 중에 ‘victim of its own success’라는 표현이 있다. 성공이 도리어 화근을 불렀다는 뜻인데, 요즘 페이스북(Facebook)을 둘러싼 논쟁의 흐름을 보면 그보다 더 적확한 표현과 사례도 드물 것 같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참여와 교류로 구성되고 진화하고 발전하는 이른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Social Networking Site)’, 혹은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가장 돋보이는 성공 사례로 꼽혀 온 페이스북은 무려 3억5천만여 명의 이용자를 갖고 있다. 미국 이용자만 1억 명이 넘는다. 출범한 지 불과 5년여 만에 이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둔 웹사이트는 일찍이 없었다. 게다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그곳에 머문다. ‘글로벌 정보 산업 센터(Global Information Industry Center)’의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매일 평균 28분 정도 사이트를 이용한다(2008년 현재). 사이트에 대한 충성도 또한 유달리 높다는 증거다.

웹의 ‘신데렐라’에서 ‘야수’로 전락

이런 페이스북이 불과 한 달 새 ‘웹의 신데렐라’에서 ‘웹의 야수’로 전락했다. 지난 12월 ‘더 간편하면서도 개별 이용자의 자율권을 한껏 보장’한다는 의도로 개편한 프라이버시 환경 설정 방식이 그야말로 맹비난의 역풍을 맞은 탓이다.

페이스북의 설립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프라이버시 설정 방식을 단순화해, 이용자가 글이든 그림이든 새로운 정보를 올릴 때, 이를 오직 친구들에게만 공개할지, 친구의 친구들에게도 공개할지, 아니면 모든 이에게 공개할지 일일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라면서 새로운 개편안이 개별 이용자의 권리와 권한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네티즌들의 생각은 달랐다. 부정적인 시각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과연 페이스북이 신뢰할 만한 브랜드인가?’라는 의심의 눈빛을 보냈고, 여러 웹페이지나 블로그는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를 21세기의 새로운 ‘빅브라더’로 비유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 중 하나인 ‘전자적 프라이버시 정보 센터’(Electronic Privacy Information Center, EPIC)는 12월18일 미 연방통상위원회(FTC)에 공식 불만을 제기하고, FTC가 개편된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설정 방식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안을 확대시켰다. 페이스북의 개편이 “이용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위축시킨다”라고 주장한 EPIC의 이 불만 제기서에는 ‘디지털 민주주의 센터(Center for Digital Democracy)’와 ‘프라이버시권(權) 정보센터(Privacy Rights Clearinghouse)’를 비롯한 9개 관련 단체들이 서명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이 프라이버시 설정 방식을 개편하면서 프라이버시임에 분명한 이용자의 이름, 성별, 거주 도시, 프로필 사진 등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공 정보’로 취급하는 바람에 페이스북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는 외부의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일반 검색엔진에 이들 개인정보가 부당하게 노출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EPIC의 마크 로텐버그 대표는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라며 “그런 회사가 그렇게 많은 미국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도외시하도록 허락해서는 결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FTC를 비롯한 다른 규제 기관들과 프라이버시 개편안을 이미 논의했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의 공공정책 커뮤니케이션 담당 매니저인 앤드루 노이스는 “최근의 프라이버시 설정 개편안을 놓고 전세계 10여 개의 관련 기관들과 건설적인 토론을 거쳤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각각의 사진, 인터넷 링크, 근황(status) 업데이트 등 이용자들이 프라이버시 설정을 바꿀 수 있는 항목을 더욱 세분화함으로써 도리어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 권리를 강화했다고 반박한다. “EPIC이 그들의 우려를 우리에게 먼저 표명하는 대신 FTC로 곧장 가져간 데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들은 엇갈린 반응

한편 다른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들은 EPIC의 불만 제기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이라고 PC월드가 보도했다. 예컨대 ‘진보와 자유 재단(Progress and Freedom Foundation)’의 베린 소카(Berin Szoka) 연구원은 정부 기관을 개입시키는 것이 온당한 문제 해결법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페이스북이 뭔가 새로운 정책이나 방향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의 압력이 그 온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결국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가입자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번 프라이버시 개편을 통해 페이스북은 몇몇 대목에서는 이용자들의 권한을 강화한 반면, 다른 대목에서는 그에 대한 통제권을 아예 박탈해 버리는 우(愚)를 범했다”라고 그는 지적했다페이스북이 문제의 프라이버시 개편안을 다시 개편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설령 다시 바꾼다고 해도 이미 공개돼 버린 이름과 성별, 프로필 사진은 프라이버시 정보로 되돌리기 어렵다.

프라이버시 문제에 유독 민감한 이용자들이 모여 페이스북에 대해 ‘집단 소송’을 제기할 공산도 적지 않다. 물론 그 다른 극단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프라이버시 운운하는 것은 모순어법에 가깝다”라며 일정 수준의 프라이버시 희생을 당연시하는 의견도 있다. 그게 어느 쪽이 됐든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정책은 다른 수많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작동할 것이 분명하다. M

/글|김상현(북미 전문 에디터) 401fore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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