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시간. 오늘도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침대 속에서 버틴 직장인 최 모 주임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에 돌입한다.
시간이 없어서 와이셔츠부터 걸치고 욕실 세면대 앞에 선 최 주임. 대충 고양이 세수를 끝내고 수건을 더듬거리는데 '퐁당'하는 소리가 난다.
이럴수가! 얼마 전에 마련한 금쪽같은 스마트폰이 그만 세면대 받아놓은 물 속으로 빠져버렸다. 셔츠 가슴쪽 주머니에 넣어뒀던 폰이 얼굴을 씻느라 고개를 숙인 틈에 스르륵 세면대 속으로 떨어져버린 것이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물속에서 건져내 허둥지둥 물기를 닦아내고 드라이어로 말린다, 건조시킨다 법석을 피우다가 조심스레 전원 버튼을 눌려봤다.
역시나, 물먹은 최 주임의 스마트폰은 캄캄한 화면만 비출 뿐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수리 비용이 몇십만원이라던데... 어쩌나...' 우울한 마음으로 최 주임은 집을 나선다.
최 주임의 사례에서 보듯 언제나 손을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의 특성 때문에 생활 속의 작은 실수가 제품에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스마트폰도 시계처럼 '방수'가 된다면 어떨까. 사용자들은 훨씬 편리하게 느껴질 것이다.
최근 모토로라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디파이'는 이같은 사용자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바로 '방수'가 되는 스마트폰이다.

◆사용자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전략적 접근
이제 무르익기 시작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 간 스펙 위주의 경쟁이 주를 이뤘던 것은 사실. 하지만, 모토로라는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여 그 전환점이 될 제품으로 모토로라 디파이를 선보였다.
현대인의 하루는 크게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 수면을 취하는 시간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업무와의 연계에 중점을 둔 반면, 모토로라는 ‘쉼의 시간’을 새로운 기회로 보았고, 이 시간에 맞춘 스마트폰을 기획했다.
모토로라는 특히 사용자들의 여가 문화를 심도 있게 연구했다. 실제로 야외활동을 하면서 휴대폰을 물에 빠뜨리거나 운동 중 습기가 차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 생활방수 기능을 강화했다.
또 휴대폰의 폭이 너무 넓으면 그립이 불안정하여 한 손으로 사용하다 보면 떨어뜨리기 쉽기 때문에 가능한 가장 쥐기 편안한 사이즈를 구현하는 동시에 흠집 방지 기능을 강화했다.
생활방수, 먼지유입차단, 스크래치 방지 등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고도 컴팩트한 디자인을 구현해냈다는 것이 모토로라 디파이의 강점.
모토로라는 통상적으로 1-2년 후의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모토로라 디파이 또한 출시 2년 전부터 구상한 제품이다.
아웃도어 활동은 비단 외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도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여가 생활이 급격히 늘어났으며, 이를 반영하듯 지난 5년간 아웃도어 시장이 3배로 증가하며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고속성장을 이루었다.
이처럼 한국 소비자들의 아웃도어 활동이 많은 편이라는 점에 착안, 글로벌 런칭과 거의 동시에 모토로라 디파이를 한국에 출시했다.
◆방수도 되고, 스타일도 살리고
모토로라 디파이의 디자인은 전 세계적인 히트작 레이저(RAZR)의 개발에 참여했던 모토로라 디자인 센터 본사 소속 디자인팀이 주축이 됐다.
여기에 모토로라 제품의 디자인을 총 책임지는 한국을 비롯,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7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머리를 맞대었다.
처음 개발을 주도했던 개발자는 스스로 매일 자전거로 2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출퇴근하면서 실제 액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우러난 니즈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품을 기획했다.
제품의 개발 과정 중에도 개발자들이 직접 수영을 하거나 수상 스포츠를 즐길 때 모토로라 디파이를 지니고 다니며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 품질에 대한 시험을 강화했다.
모토로라 디파이는 컴팩트한 크기로 기존의 생활방수 제품에 대한 편견을 깬다.
먼저, 3.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음에도 제품의 크기가 작아 보인다. 이는 사용자의 시각적 인지, 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

우선 디스플레이 주변의 여백을 최소화하고, 측면에서 전면으로 올수록 안으로 모아지는 형태로 제작되어 컴팩트함을 극대화했다.
디스플레이와 맞닿은 부분에는 급격한 경사를 줘 명암차로 인해 제품이 더 작아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구현했다.
작은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방수처리를 한 만큼 내부 설계 공간이 매우 제한적이라 개발 과정이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외부의 틈새 및 배터리 도어 주변의 방수 마감(seal) 외에도 세 개의 버튼과 두 개의 마이크, 두 개의 스피커에 각각 별도의 방수 실이 더해졌다.
그럼에도 생활방수 기능이 없는 제품과 비교했을 때 손색없는 컴팩트함을 구현한 점은 모토로라의 디자인 저력을 보여준다.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을 위한 모험
모든 디자인에는 딜레마가 따른다.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할 것인가, 최적의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과거에 시도한 적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것인가, 안전한 디자인을 선택할 것인가.
이 모든 고민의 한가운데서 모토로라가 가장 우선시했던 것은 바로 ‘사용자의 경험’이었다고 한다.
모토로라 디파이의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측면의 나사다. 나사를 강조한 휴대폰은 그간 시도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한 손으로 터치할 때 휴대폰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폭이 60mm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철칙을 세웠고, 제품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나사를 측면으로 넣었다.
또한 1~2mm라도 폭을 줄이기 위해 나사의 노출을 감행했다. 나사를 가리기 위해 한 겹을 덧대면 자연스레 너비가 늘어나기 때문.
모토로라 디파이는 설계와 디자인의 완벽한 합작품인 셈이다. 또한,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만큼 RV나 방수 시계처럼 나사를 강조한 것이 오히려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그립감을 최적화하기 위한 측면의 경사 또한 디자인팀의 중요한 과제였다.
제품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부품이 직육면체 형태를 띄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경사를 주게 되면 제품을 더 작게 만들 수 있음에도 크기를 키워야 한다.
경사 부위에는 부품을 넣을 수 없어 공간을 비워두어야 하기 때문. 뿐만 아니라, 경사를 주기 위해 더 작아진 공간 안에 부품을 집적시키기 위한 노력 또한 뒤따라야 했다.
하지만 사용자가 최상의 그립감을 느끼려면 손 모양에 최적화된 외형을 갖추어야 한다는 인체공학적 디자인 신념에 따라 제품 크기를 줄이는 데 타협하지 않고 측면에 경사가 있는 형태로 개발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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