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대표 김영익, 이하 한컴) 인수전이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10여개 업체가 입찰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농심NDS과 SGA, 소프트포럼 등이 인수의향서를 접수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M&A 전문 기업 등도 인수에 참여해 각축 중이다.
애초 인수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던 안철수연구소와 누리텔레콤, 인프라웨어 등은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강관희 인프라웨어 대표는 "한컴 인수에 관심이 있었고 신중하게 검토한 것은 사실이나 입찰에는 응하지 안았다"고 밝혔으며 누리텔레콤과 안철수연구소 역시 막판 입찰에서 인수를 포기했다.
이중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것은 자금력 면에서 우위를 확보한 농심NDS. 한컴 매각주관사 교보증권과 파로스가 입찰 제한 가격을 600억원으로 정하면서 인수 자금력을 확보한 농심이 한컴을 가져갈 공산이 크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농심의 계열사인 농심NDS는 한컴과 인수합병 후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이 가진 오피스 경쟁력과 영업력, 공기관 독점력, 현금유동성 등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농심NDS와 함께 한컴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은 SGA로, 한컴이 매물로 등장하기 직전 공시를 통해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SGA는 한컴의 오피스와 보안 솔루션을 연계한 모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피스와 보안을 결합한 상품과 한컴의 영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보안 업계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컴 인수에 가장 의욕적인 것과 달리 인수 자금 면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3월 말 기준 SGA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1억원으로 현금 동원력은 약 30억원에 불과해, 한컴 인수에 투입되는 자금 대부분을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조달받아야하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컴의 주인이 여럿 바뀌고 셀런에 인수된지 1년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는 등 부침이 많았던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인수 양상 때문이라고 본다"며 SGA가 인수할 경우 과거 행태를 답습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프트포럼 역시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프트포럼은 지난해 프라임그룹에서 한컴을 매물로 내놓았을 당시 입찰에 참여했으나 셀런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며 재도전한 소프트포럼은 금융과 IT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한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2개의 업체를 인수합병하며 한컴 인수 자금을 추가 동원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 모두 한컴 인수 이후 자사와의 시너지 효과와 한컴이 보유한 콘텐츠와 영업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이자 단독 오피스 기술력을 확보한 한컴은 현금 동원력과 영업 인프라, 공공기관 장악력 등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여기에 씽크프리와 모바일 오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만큼 어떤 새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기도 하다.
때문에 불과 1년 전 인수전보다 더 많은 업체와 높은 인수가격이 형성되면서 한컴 인수전은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매각주관사에서 비밀리에 인수과정을 진행 중이어서 현재 알려진 응찰 기업 외에서 막판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며 "주가 역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면이 없지 않은만큼 이번 인수 과정에 따라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귀뜸했다.
한컴 인수 건은 애초 빠르면 오는 20일이나 이달 말 최종입찰제안서를 받고 인수기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자회사 셀런에스엔 매각이 진행되면서 들어가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컴 측은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한컴이 지난해 매입한 셀런에스엔 지분 43.7%가 해결돼야 인수작업 수월하게 마무리되기 때문에 매각 과정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명화기자 som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