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개봉되는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전 장면을 영국에서 촬영했다. 작가인 조앤 롤링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 제작사와 감독은 미국 쪽이 맡았다. 워너 브러더스는 AOL 타임워너 계열사이며 감독을 맡은 크리스 콜럼버스는 ‘나홀로 집에’로 유명한 인물. 그러다 보니 특수 효과 작업은 미국에서 이뤄질 수 밖에 없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실사 촬영과 특수효과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멀리 떨어진 작업자가 동시에 특수효과 작업을 할 경우엔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쪽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팀들이 같은 페이지를 보고 있도록 서로 잘 조정해야 한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제작진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IBM-넷튠 실시간 전송기술 사용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된 것이 바로 위성 전송 기술이다. 워너 브러더스는 특수 효과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IBM과 넷튠(NeTune)이 공동 개발한 디지털 동영상 실시간 전송기술을 사용했다고 CNET이 보도했다.
이 기술의 골자는 간단하다. 제작진이 촬영한 필름을 고속 위성 네트워크를 통해 바로 전송하는 것. 물론 아날로그 필름을 바로 디지털화하게 된다. 영화 촬영 클립은 256 비트 암호로 둘러싼 다음, 위성을 통해 쏘아올리게 된다. IBM의 이번 기술은 이런 관행을 획기적으로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넷튠은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 역할을 담당했다. 하드웨어를 만들고, 위성전송 장비를 구축하는 작업 등을 수행한 것.
IBM과 넷튠 측은 해리포터 영화 작업 참여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고 CNET은 전했다. 하지만 영화 제작에 깊숙이 관여한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포터’ 특수효과에 IBM과 넷튠이 핵심적인 역학을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업할 경우엔 비행기로 필름을 실어 날라야 했다. 물론 원본을 복사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선 또 각종 운송 수단을 이용해 스튜디오까지 공수해야 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영화 제작시간이 지연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디지털 실시간 전송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이 같은 걸림돌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적용했던 대표적인 영화로는 ‘글레디에이터’와 ‘퍼펙트스톰’이 대표적이라고 CNET이 전했다.
◆ 시각효과 디자인 작업도 한결 수월
IBM의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시각효과 디자이너들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확하게 그 날 어떤 장면이 촬영되고 있는 지를 바로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작업 방향을 잡기가 수월하다는 얘기다.
특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처럼 현란한 특수효과 장면이 많은 영화일 경우엔 실시간으로 촬영 내용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힘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여름을 뒤흔든 영화 ‘슈렉’의 숨은 공로자가 리눅스업체 레드햇이었다면 올 크리스마스 시즌을 달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는 IBM의 손길이 거친 셈.
IT 기술이 영화 특수효과에 본격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1년 개봉한 ‘터미네이터2’였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액화 금속 살인기계는 컴퓨터가 만들어낸 영상과 디지털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을 통해 창조된 것. 특히 터미네이터가 액체처럼 모양을 바꾸는 소위 ‘모핑 기법’은 당시 첨단 기술의 결정체로 각광을 받은 바 있다.
‘타이타닉’ ‘슈렉’ ‘토이스토리’ 등에선 특수효과를 위해 리눅스가 동원되기도 했다. 리눅스 대표주자로 꼽히는 레드햇이 ‘슈렉’의 특수효과를 위해 시스템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IT업계에선 유명한 일화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역시 IBM의 손길이 덧칠해 짐으로써 ‘특수효과=거대 컴퓨팅 기업’이란 등식을 다시 한번 증명하게 됐다.
조앤 롤링의 상상력과 IBM이 첨단 기술력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영상이 어우러진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어떤 마법을 부릴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나홀로 집에’를 통해 어린이들을 즐겁게 만들었던 크리스 콜럼버스의 솜씨 또한 영화 마니아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인간과 기술의 화려한 만남이 만들어 낼 멋진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오는 16일 미국과 영국 전역에서 동시 개봉된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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