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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민주당의 '유쾌하지 못한'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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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정치인에게 희생과 헌신을 요구할 수 없다. 그들의 제일 목표는 권력 장악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철학과 공약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으려 하는 존재들이다. 정치인은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불철주야 공약과 정책으로 애쓰는 존재들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이며 정치이다. 그런 마당에 특정 직업 정치인에게 '목적'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주문한다면 그것은 정치를 포기하라는 소리와 같다.

간혹 정치인을 만나면 기자에게 '잊히는 것보다 욕먹는 게 더 낫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비판적 기사를 통해서라도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것이 아예 기사화되지 않는 것 보다 낫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나서기 좋아하고 권력 장악을 목표로 삼는 직업군이다.

최근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이계안 후보에게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이다. '한명숙'이라는 빅 카드가 있지만 경선 과정이 상식에 어긋나 보인다.

경선은 민주적 절차의 한 방법이다. 같은 정당에서 많은 사람들이 앞 다퉈 출마했을 때 정당한 룰(Rule)을 통해 한 명을 뽑는 것은 상식적이고 자연스럽다. TV 토론을 하고 여론조사 등 갖은 제도를 통해 특정 정당의 후보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번 서울시장 경선을 보면 특정 예비후보자에게 '포기하라'는 암묵적 강요가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경선이라면 으레 정책과 공약 대결인 TV토론을 하고, 당원과 일반 유권자가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은 안타깝게도 이런 절차가 무시됐다.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의 표적 수사를 받았고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것은 사실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 현실에 분노했고 '한명숙'은 전국구 인물로 급부상했다. 또 한명숙 총리의 정치적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것도 누구나 인정한다.

그렇다 해도 경선 과정이 무시되고, 상식과 절차가 생략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당한 룰을 건너뛰며 편법으로 경선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 정치는 그동안 이합집산, 합종연횡 등으로 점철돼 왔다. 상식과 정정당당한 룰 없이 특정 정당의 이익에 따라 뭉쳤다 흩어졌다 했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민주주의에서 정치권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 권력이 상식과 자연스러운 절차에 따라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과 필요에 따라 절차를 무시하고 얻은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며 민주적이지 않다.

현 이명박 정권의 잘잘못을 연일 질타하며 이번 지방선거를 '현 정권 심판'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민주당이'목적'을 위해 '과정'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자세로 인해 국민들에게 "여당이나 야당이나 그 자(者)가 그 자(者)"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정종오 경제시사부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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