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솔루션 업체가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해외로 나가면 유독 자주 만나게 된다는 국내 통신 솔루션 업체가 있다. 현지 이동통신사와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하고 있는 것이 목격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뿐 아니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마주친다.
주인공은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지능망 시스템 등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공급하는 유엔젤(대표 최충열 www.uangel.com)이다. 1999년 회사 설립 후 미국, 브라질, 중국, 이탈리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유엔젤이 현재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액(2008년 매출 535억원)의 65%에 달한다. 이같은 수익구조는 국내 모바일 솔루션 개발 업체들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영업 구조에서 탈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솔루션 시장 규모의 한계가 해외 진출의 계기이지만 국내 솔루션 업체들이 처한 열악한 개발 환경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요한 이유다. 특정 이동통신사와만 거래해야 하는 폐쇄성과 인건비 수준의 대가를 받는 용역개발 관행이 국내 모바일 솔루션 업계 성장을 제한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많이 개선된 편이지만 특정 이동통신사와 특정 솔루션 업체의 '짝짓기' 거래와 이통사의 비합리적 개발대가 지급 등 문제는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고 국내에서도 ASP(애플리케이션 임대 서비스로, 이용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모델로 수익을 내고 있는 유엔젤과 같은 회사는 손에 꼽힌다.
◆"국내의 다양한 서비스 변화 요구 충족시킨 경험이 경쟁력으로"
단번에 이뤄진 성과는 아니다. 회사 설립 후 국내 IT붐이 한창이던 2000년 초부터 해외 사업을 타진해 무수한 실패를 딛고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5년 인도네시아 이동통신사 텔콤플렉시에 선불카드서비스(PPS) 시스템을 공급해 60만 명에 불과하던 당시 가입자가 2009년 현재 1천800만 명으로 급성장했다는 사례는 의미있는 성과라고 유엔젤은 강조한다.
적합한 솔루션 공급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던 텔콤플렉시의 갈증을 해소해 준 유엔젤은 지금까지 해당 시스템 유지보수 업무를 맡는 등 신뢰를 얻었다. 이같이 해외비중을 높여 온 기술·운영 경쟁력이 국내 이동통신사와의 협상에서도 인정 받고 있는 셈이다.
현지 시장에서 화웨이 등 해외 유수 솔루션 업체들과 겨뤄 현지 통신사의 파트너로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아닌 혹독했던 '국내 비즈니스 경험' 때문이었다.
유엔젤 최용욱 플랫폼사업 본부장은 "솔루션 자체는 해외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유엔젤은 개발의 유연성 측면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고객들의 빠른 변화 요구 주기에 맞춰 시스템을 변용해 운영하는 훈련이 됐던 까닭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엔젤은 '줄기차고 악착같이'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 온 유엔젤은 지금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차세대 주력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다. '될 만한' 통신 솔루션 사업은 이미 시도됐지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실험 중이다.
지난 2월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 아이드러머 등 악기연주 솔루션을 내놓은 것도 실험 중 하나다. 현재 앱스토어 콘텐츠가 회사 수익에 차지하는 부분은 극히 미미하지만 성장성을 보고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 앱스토어에 선보였던 솔루션 등을 국내 앱스토어에도 올릴 예정이다.
최 본부장은 "이동통신사업이 과거에는 상당히 부가가치가 큰 사업이었으나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유엔젤 이름으로 내세울 글로벌 넘버 원 품목이 없는데 이를 뛰어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확정된 것은 없지만 향후 신규사업은 유엔젤이 해오던 것과는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 될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강수연기자 redato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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