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첫 시작이 좋다. 말레이시아 주요 이동통신사들의 솔루션 교체 수주를 연이어 따내 안정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일 말레이시아 법인을 설립해 동아시아 모바일 솔루션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루온의 이승구(54) 사장을 22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루온은 이동통신 핵심망, 메시징·영상 솔루션 등 유무선 통신 솔루션 개발과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로 1998년 설립돼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통화연결음(링백톤) 솔루션 개발 및 운영 등 부가서비스 사업도 하고 있다.

최근 10kg을 뺐다는 이 사장은 이어지는 질문에 어깨를 낮추고 책상 앞으로 바짝 몸을 당겨 앉았다. '들을 준비가 됐다'는 표시를 몸으로 보여주는 태도에서 특유의 적극성이 느껴졌다.
◆"해외법인 현지화 성공해 이루온 이름 알리겠다"
그는 '감'이 좋다는 말로 운을 뗐다. 현지 이동통신사들이 제안해 판매활로가 구체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법인이 설립된 터라 자신감은 있었지만, 설립 후 두달이 못되는 시간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루온은 말레이시아 법인을 통해 현지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억원으로 잡았다. 목표 달성을 위한 첫 출발은 현지 이통사들의 '러브콜'로 순조롭다고 했다.
이 사장은 "현재는 솔루션 교체 주문으로 시작하지만 앞으로 현지 이통사들의 핵심망을 비롯해 다양한 신규 솔루션들을 공급하는 회사로 키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의 계열사 '이지로드'가 모바일 선불통화카드 사업 등으로 지난해 1천억원 수준의 매출을 냈지만 솔루션에 집중하지는 못했다"며 "말레이시아 법인을 통해 이루온 자사 브랜드를 알리고, 동남아시아 솔루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 후 매출 실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해외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이루온의 이름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과정이다.
그는 "해외법인이 단순히 국내 사업장 매출에 기여하는 곳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지 법인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루온은 최근 이밖에도 '조용히'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모바일 솔루션 개발 업체에서 서비스 사업자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방식은 통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사업으로 전략적 진출을 통해서다. 이루온엘비에스(LBS)를 계열사로 둬 대리운전·콜택시·물류택배 등에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난해에는 금융 스마트카드 칩 발행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루온 아이앤에스(옛 아이앤에스시스템즈)를 통해 스마트카드 발급 시스템 및 디지털 방송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다.
◆"서비스 사업자로 영역 넓혀갈 것"
이승구 사장은 "현재 서비스 사업이 회사 전체의 20~30%를 차지하지만 이를 향후 50%이상으로 끌어 올릴 생각"이라면서 "그 방법은 금융과 모바일이 결합하는 등 다양한 컨버전스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이 현재 진행형이지만 결국 서비스 사업을 통해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모바일 솔루션 업체' 이루온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변화의 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벤처계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로 분류되는 이 사장은 여느 젊은 CEO 보다 열정적이었다. 연구원 출신으로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한 터라 출발이 늦었지만 경영에 대한 철학은 남달라 보였다.
그는 "크게 '한 건' 해서 빨리 은퇴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업가도 있지만 내 철학이 그 쪽은 아니다"며 "직원들의 고용이 가장 중요하고, 경영을 하면서 우선순위에 두는 것도 '직원'이다"고 말했다.
단기 실적 때문에 중장기 전략을 놓칠 수 없고, 그 사업을 추진하는 직원들의 존재와 함께 안정적인 고용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루온은 '근태 실적'이 인사고과의 10%를 차지하고, '관리 시스템'을 강조한다. 여느 IT벤처와는 차이가 있어 보였다. 또 2년 전 성과기반의 연봉제를 호봉제로 전환해 놀라게 한데다 위기가 닥쳐도 인원 감축 구조조정은 대안으로 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 회사의 대표, 이승구 사장의 답변은 에둘러 가는 법이 없었다. 미래에 대한 거창한 포부보다 현재에 이른 과정을 구체적인 기억을 통해 말하는 식이었다. 소탈한데다 실무 현황을 꼼꼼히 꿰고 있는 그에게서 '거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밀한 성장을 도모하는 이루온의 '차기작'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강수연기자 redatom@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